수천 권의 책보다, 니체의 문장 한 줄이 귀하다!
위대한 철학자가 전하고자 했던 단 한 가지, “자기 자신으로 살아라”
“니체라는 산맥을 넘어서지 않고는 현대를 만날 수 없다”라는 미셸 푸코의 말처럼, 니체는 현대 인문학 전반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철학자로 꼽힌다. 특유의 급진적인 사상과 날카로운 표현으로 인해 때로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그는 위대한 철학자인 동시에 위대한 예술가였다.
‘신은 죽었다, 운명애(아모르 파티), 초인, 영원회귀’ 등 니체가 제시한 개념들은 철학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 들어보았을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러한 개념들을 통해 그가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무엇일까? 바로 “자기 자신으로 살아라”이다. 그는 개인이 집단에 매몰되지 않고,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기를 바랐다.
“자신을 하나의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더 이상 다른 것을 기다리지 않는다.” 니체의 이 말에서 누군가 나타나 내 삶을 바꿔주기를 기대하지 않고,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겠다는 운명애(아모르 파티)에서 자신답게 살겠다는 그의 다짐이 드러난다. 개인을 강조하는 니체의 메시지는 자신을 잃어버리고 사는 현대인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대 사회만큼 우리의 주의를 빼앗는 소음이 가득한 시대는 없었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라는 수많은 노이즈 속에서 많은 사람이 자신을 잊어버린다. 니체의 말처럼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혼자서 나아가야 한다.
니체는 평생 열네 권의 책을 썼고, 바그너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과 편지를 주고받았다. 편두통과 위통,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중에도 10년간 이 나라 저 나라를 떠돌며 매일 글을 썼다. 『혼자일 수 없다면 나아갈 수 없다』는 그가 남긴 책들과 사후 발견된 편지, 일기, 메모, 미완성 유고 등에서 통찰과 조언을 담은 힘 있고 아름다운 문장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남들의 시선과 말에 신경 쓰기를 멈추고, 자기 자신으로 살아갈 준비가 되었는가? 그렇다면 이 책을 펼쳐보자. 책을 펴는 순간, 당신은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으로 살아갈 채비를 마친 것이다.
혼자일 수 없다면 나아갈 수 없다.
이 세상 모든 것을 다 준다 해도
한 걸음, 단 한 걸음도 타협하지 말라!
“나의 날은 내일 이후. 어떤 사람은 죽은 뒤에 태어난다”고 예언하듯 말했던 것처럼, 니체는 살아 있을 때보다 사후에 더 큰 인정과 지지를 받았다. 니체가 세상을 떠난 지 100년이 넘었지만, 우리가 오늘날까지 그를 기억하고 그의 문장들에서 인생의 해답을 찾으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대인들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 원래의 나를 잃어가기 때문이다. 속죄와 참회라는 기독교적 강압으로 개인들을 옭아매던 과거와 달리, 현대 사회는 넘쳐나는 메시지로 개인들의 정체성을 위협한다. 메시지의 홍수에 휘둘려 가장 중요한 ‘나 자신’을 잊고 사는 우리가 지금 이 순간 니체를 읽어야 하는 이유다.
그는 “자신의 힘으로 고통을 이겨내라”고 말한다. 쇼펜하우어가 “사는 것 자체가 원래 고통이다”라고 했던 것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고통이 인간을 성장시킨다는 뜻이다. 그는 병이 준 고통 덕분에 자신의 철학을 완성했다며, 병에 무엇보다 감사하다고 이야기한다. “질병은 나를 죽이지 못했고, 그때마다 나는 이전보다 더욱 강력해졌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들은 나를 강하게 만들 뿐이다.” 자신을 포기하거나 다른 이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고통을 이겨냄으로써 그는 한 발자국 더 나아간 것이다.
니체는 자신을 ‘망치를 든 철학자’라고 부르며 기존 규범과 사상을 부정했다. 하지만 그의 부정은 단순히 ‘세상은 잘못되었다’는 식의 비관론이 아니다. 사회가 쌓은 모든 것을 하나씩 깨트리면서 내려가서, 맨 아래에 숨어 있던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길이다. 진짜 자기 자신을 만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본인이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여 온 모든 것을 부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정 끝에 새로운 가치관이 성립되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진짜 자기 자신을 찾는 길이 열린다.
하이데거, 사르트르, 알베르 카뮈, 미셸 푸코
“프리드리히 니체가 나의 세상을 무너뜨렸다”
“유치한 고백이지만 나는 어려서부터 염세주의자였다. 나는 일찌감치 우리가 믿는 세상은 존재하지 않으며, 우리가 꿈꾸는 인생 또한 불가능하다는 진실을 확인하고 절망했다. 길이 보이지 않았다. 아니, 길은 내 앞에서 끊어져 있었다. 그래서 나는 결심한 것이다. 이 끊어진 길의 끝까지 가보기로.”
니체의 철학은 인생을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규정했다. 다섯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평생을 독신으로 지내며, 안질과 편두통, 정신분열에 시달렸던 니체로서는 살아야 한다는 사실에 절망했을지도 모른다. 니체에게 삶이란 한마디로 고통과 상처였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고통과 상처를 통해 오히려 진실을 확인했고, 그로 인해 상처받은 영혼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었다. 위태로운 삶이야말로 니체를 이해하는 최적의 지름길이다. 위기에 빠진 인생일수록 니체를 더 깊게 받아들일 수 있다. 세상이 위태롭고, 삶이 무력해질수록 니체의 글이 더 크고 더 넓게, 보다 반갑게 발견되는 진짜 이유일 것이다.
니체의 책은 그 영향력에 비해 접근하기가 쉽지는 않다. 예술, 종교, 정치, 문화,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그의 방대한 편력과 암호처럼 나열되는 난해한 문장구조 때문에 니체의 책 중 한 권을 끝까지 읽는다는 것은 상당한 노력 없이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이 책은 니체를 좀 더 친숙하게 받아들이고, 나아가 그로부터 위로받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하나의 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 책의 어느 곳을 펼쳐서 읽기 시작하더라도 불행한 삶의 연속을 이겨내고자 방황했던, 우리와 어느 것 하나 다를 바 없는 인간 니체의 몸부림이 생생하게 느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