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장 제본서 전기
너를 닮은 사람
폐쇄되는 도시
실수하는 인간
돌아오다
지나간 미래
이곳에서 얼마나 먼
빛나는 상처
해설|실수하는 사회, 실수하지 않는 인간 - 김형중
작가의 말
너를 닮은 사람
정소현 · 소설
30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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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순을 정확하고 기민하게 추적하는 작가 정소현의 첫 소설집『실수하는 인간』이 『너를 닮은 사람』으로 재출간되었다. JTBC 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의 원작 소설을 포함해 총 8편의 소설이 수록돼 있다. 소설집 두 권과 중편소설 한 권을 출간하는 동안 정소현은 현실을 “괴로울 정도로 정확하게”(정세랑) 대면하게 만드는 진중한 태도를 내내 유지해왔다. 상처를 인식하지 못한 채 고통을 감내해내다 정상과 비정상을 혼동하고 일상과 비일상을 가로지르는 상처 입은 사람들의 이야기. “한 인간 속에 숨어 있는 죄의식을 끈질기게 파고드는” “우리 문학에서 흔치 않은” “집중력”(남진우)을 보여주는 작가 정소현의 첫 발걸음을 다시 마주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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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 소개
네가 부러웠다. 네가 가진 모든 것들, 네가 가지지 못한 것들,
어느 하나 부럽지 않은 것이 없었다.
JTBC 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 원작 소설 수록!
★제1회, 제3회 젊은작가상 수상작 수록★
★‘2012년 가장 뛰어난 첫 창작집’ 김준성문학상 수상작★
*
어느 날, 과거가 나를 찾아왔다
젊은작가상, 김준성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수상 작가 정소현의 첫 소설집
“소설이 끝나고도 계속 곱씹게 되는 강력한 서사의 힘을, 나는 보았다.”
유보라(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 작가)
세상의 모순을 정확하고 기민하게 추적하는 작가 정소현의 첫 소설집 『실수하는 인간』(2012)이 『너를 닮은 사람』(2021)으로 재출간되었다. JTBC 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의 원작 소설을 포함해 일부 표현을 다듬고 새로운 호흡으로 읽힐 수 있도록 배치를 바꾼 소설 8편이 수록되어 있다. 2008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작품 활동을 시작해 소설집 두 권과 장편소설 한 권을 출간하는 동안 정소현은 현실을 “괴로울 정도로 정확하게”(정세랑) 대면하게 만드는 진중한 태도를 내내 유지해왔다.
자신의 상처를 인식하지 못한 채 고통을 감내하고 욕망을 억누르다 터져버린 사람들. 타인에게 그 상처를 기어이 전염시키고야 마는 이들을 세상은 악인이라 부른다. 악인은 어떻게 탄생되는가. “한 인간 속에 숨어 있는 죄의식을 끈질기게 파고드는” “우리 문학에서 흔치 않은” “집중력”(남진우)을 보여주는 작가 정소현의 첫 발걸음을 다시 마주해보길 권한다.
「너를 닮은 사람」을 처음 읽었을 때의 그 선뜩한 기운이 다시금 떠오른다. 용서를 구하는 행위가 폭력으로 느껴질 즈음, 피해자와 가해자가 전복되는 매력적인 구성. 이 짧은 소설 안에 이토록 긴 이야기가 담겨 있다니.
소설이 끝나고도 계속 곱씹게 되는 강력한 서사의 힘을, 나는 보았다.
유보라(드라마 <비밀><그냥 사랑하는 사이><너를 닮은 사람> 작가)
미묘하고도 불운한 근원을 찾아서
「너를 닮은 사람」의 ‘나’는 가난에 허덕이던 유년기를 거쳐 자신이 절실히 바라던 안정적인 삶을 살게 된다. 남편 집안의 든든한 재력을 기반으로 한 교외의 고즈넉한 전원주택, 물심양면 자신을 지원해주는 무던한 남편, 바르고 건강하게 자라준 두 아이, 인정받는 유학파 화가라는 직업까지. 그러나 어느 날 잊고 있던 기억이 ‘나’를 찾아온다.
정소현 소설 속 인물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과거에 붙들려 있다. 끊임없이 자신의 근원을 찾아 헤매거나, 지우고 싶은 과거를 무의식중에 외면해버린다. 작가는 그들이 돌이키거나 숨기려 드는 과거를 보여주면서 비틀린 인물들의 심리를 파헤친다. 그들의 성장 과정에서 아버지는 주로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지나간 미래」 「돌아오다」). 살아 있더라도 가볍게 자식을 방임(양장 제본서 전기」)하는 무책임한 존재다. 부모 역할을 홀로 감당해야 하는 어머니는 생존을 위해 ‘나무라고 징벌하는’ 초자아 역할만 강화되어버린다. 아이는 직간접적으로 방임되고 학대되며 유기된다. 이야기는 여기에서 시작한다. 내상을 입은 아이는 자라서 ‘실수하는 인간’이 된다. 의욕을 잃고 무기력하게 살거나 말을 더듬는 건 예삿일이다. 상처는 영영 남는다. 아이는 현실을 살아가는 게 아니라 “갈기갈기 찢겨 과거들 속에 흩뿌려져”(「너를 닮은 사람」) 있을 뿐이다.
“나는 무능한 것, 칠칠치 못한 것, 나잇값 못하는 것 등 여러 가지로 표현되었다.”
「돌아오다」
“키도 커졌고, 힘도 세졌는데, 그냥 어렸을 때 산에 묶여 있던 아이 그대로인 것 같았어요.
무력감은 내 몸보다 더 커져서, 복수고 뭐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빛나는 상처」
어떤 아이는 질서를 파괴하는 악마적 인물이 된다. 학대에 익숙해진 아이는 억압하는 대상이 사라진 후에도 자기부정을 내면화한다. 무력감에서 무감각으로 도피한다. 그들은 윤리적으로 백지 상태다. ‘실수’로 화분을 망가뜨리고 아버지를 죽이고 취객을 위협하다 결국 자신을 의심하게 된 조력자를 살해하는 과정을 겪으며 「실수하는 인간」의 ‘석원’은 덜떨어진 사람에서 용의주도한 연쇄 살인마가 되어간다. 흔히 사이코패스라 불릴 만한, 수월하게 자신의 악행을 합리화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석원은 「너를 닮은 사람」의 ‘나’와 가장 닮은 인물이다. 소설을 읽다 보면 그들이 저지르는 극악무도한 짓들이 별일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이는 담담하고 건조한 정소현 문체의 특색이기도 하지만 주인공들의 행동 궤적을 따르다가 “무엇이 실수였고 무엇이 고의였는지 알 수 없어”지는 탓이기도 하다. 사람의 감정을 소홀히 대하는 것을 냉혹하다고 평한다면 그들은 자기 자신에게 가장 냉혹하다. 작가는 인물들을 긍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은 채, 다만 그들의 추악함을 소설 안에 놓아둔다.
“과거의 것들과 결별할수록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
「너를 닮은 사람」
“석원은 자신이 얼마나 많은 실수를 하며 살았는지 기억해보려 했지만 무엇이 실수였고 무엇이 고의였는지 알 수가 없었다. 정확한 것은 태어난 것이 실수라는 것이다.”
「실수하는 인간」
무수한 돌아봄 끝에 다음 걸음으로 나아가기에 성공하는 인물들도 있다. 「폐쇄되는 도시」 「돌아오다」 「빛나는 상처」의 인물들은 과거를 찾아 돌아간 시공간에서 내내 붙들어왔던 희망이 기대와 어긋난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그러나 그들은 자기를 부정하고 도피하기보다 그 공간에서 마주친 함께 버려진 이들과 연대한다. 「폐쇄되는 도시」의 ‘삼’이 폐쇄 직전의 도시에서 마지막으로 구출한 “남자인지 여자인지, 어린아이인지 노인인지 좀처럼 분간이 되지 않”고 “눈을 깜빡일 때마다” 계속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할머니는 버려진 존재들을 상징한다. ‘삼’은 무섭고 두려워하면서도 그 존재(들)과 함께 앞으로 걸어간다.
그렇기에 『너를 닮은 사람』은 서스펜스와 따스함을 모두 맛볼 수 있는 책이다. “이름조차 안 남기고 완전히 사라지는 사람들도 허다한”(「양장 제본서 전기」) 버려지고 잊혀가는 것들의 세계에서, 정소현은 또다시 “기록을 시작한다. 어차피 모든 것은 사라지고 잊혀질 테지만 기억할 것이다. 아무것도 아닌 하찮은 지금 이 시간을 기록한다(「빛나는 상처」). 2012년, ‘첫 책을 만들던 그 시절로부터 멀리 온 줄 알았지만 여전한 마음’을 간직한 채로(「작가의 말」).
“울지 마. 모두 지나간 일이잖아.
나는 내가 아니지만 타인도 아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무도 쓰다듬어준 적 없는 내 머리를 생각하며 아주 오랫동안 그렇게 매만져주었다.”
「돌아오다」



은순
5.0
드라마 때문에 원작까지 찾아보게 됐다. <너를 닮은 사람>은 드라마와 많은 부분이 달랐지만 나름의 매력이 있었고 다른 단편들 모두 훌륭했다. 그로테스크한 이야기들에 속수무책으로 끌릴 때가 있는데 정소현 작가의 글이 그랬던 것 같다. 큰일이 일어날 걸 알면서도 문을 열고 마는 스릴러 영화의 인물처럼 나는 게걸스럽게 다른 단편들까지 읽어치웠다. 다 읽고 나서는 왜 이제야 알게 됐나 싶으면서도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의 전작들을 모두 장바구니에 담아놓았다.
샤프
4.0
문예지에 발표된 단편들을 모아 한 권의 소설집을 만들 때, 무수한 순서와 조합이 가능할 테고, 작가와 편집자의 지난한 선택의 과정을 통해 내게 한 권의 책이 도달한다. 그렇다면 나는 이런 소설집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각 단편을 따로 읽어도 좋고, 어떤 단편을 품은 채로 다른 단편을 이어 읽어도 좋은 책.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단편을 읽은 후 이 책이 어떤 '하나의 어렴풋한 이미지'로 내게 다가올 때! 그런 순간은 정말이지 좋다. 정소현의 소설집은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그런 소설집이다. 첫 소설집과 두 번째 소설집 모두 그랬다. 실린 단편들은 끈끈하게 서로를 지탱하고, 작가의 말도 진짜 못 참겠고, 해설도 최고였다. 첫 소설집에 실린 단편은 주로 부정적인 유년기가 배경이 된다. 중심인물들은 태아기, 신생아기, 영유아기, 아동기, 청소년기와 같은 인간발달의 과정에서 (조)부모에게 지속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 명시적인 폭력뿐만 아니라 명시적이지 않은 폭력까지 전부 아울러서. 그렇기에 그의 소설의 인물들은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지나간 세월을 자꾸 생각해서 뭐 해. 오래전 일에 머물러 봐야 너만 손해야. 얼른 잊어." "시간은 지나가지 않아요. 나는 여기 있는 게 아니라 갈기 갈기 찢겨 과거들 속에 흩뿌려져 있어요." (「너를 닮은 사람」, 69쪽) 과거를 생각하는 것이 덧없다 하지만, 누군가는 '지금-여기'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거기'의 순간들에 편편이 존재한다. 그 순간들, 그러니까 삶의 틈에서 새어 나오는 것이 미처 꿰매지 못한 상처이기에. 살아오면서 곪아버린 상처들은 자꾸만 현재에 발을 들인다. 인물들은, 이미 다 살아버린 것만 같다. 과거 이후의 삶이 과거에 저당되고 구속된 형국이기에. 정소현은 이를 정말 맛깔나게(이런 표현이 옳은지는 모르겠지만 적확하긴 하다) 서사화한다. 생각해보면 어떤 방식으로든 사람은 사람에게 폭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러지 않으려고 매번 나를 타이르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겠고. 이 소설집에서는 주로 가족들이 서로 주고받는 폭력을 서사화하고 있으니 새어 나오는 아픔은 배가 된다. 우리는 서로에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상처 준 적이 있으니까. 혹은 친하다는 이유로, 단지 그 이유만으로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 하지도 못할 일을 해버린 적 있으니까. 정소현의 소설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 게 좋았다. 해결책 따위는 없다. 우리는 그저 조각난 삶을 이리저리 기워가며 하루하루 살아갈 뿐이다. 어째서인지 지금 나는 그런 비관이 좋다. (문학평론가 김형중의 해설은 정말 기가 막혔다. 그의 방식으로 이 책을 독해하는 것은 무척 합당해 보인다. 소설집 해설을 읽을 때 내가 기대하는 것은, 이 작품을 범주화해서 작가의 작품 세계를 일부 구축하는 일. 좋은 해설은 독해를 아름답게 마무리하게 하고 본격적으로 사유를 시작하게 하는 것 같다. 감탄만 나왔다.) * 정소현 소설의 좋음에 관해서는 다음 게시물에서 계속됩니···다.
붕어처럼뻐끔
4.5
내가 생각하기에 이 책은, 책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는 작가 글 2013 초판에서 “난 그것들이 한때 거기 있었노라라고 기록하느라 너무 오래 머물러 있었다”라는 문장과 정확히 일맥상통한다고 느낀다. 실수하는 인간 단편은 조금 결이 다를 수 있으나, 본 책은 “한때 거기 있었노라라고 기록하느라 너무 오래 머물러 있었”던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지윤
4.0
너를 닮은 사람이란 드라마를 자기 전에 보다가…영상이 아름다운 데도 계속 잠이 오길래…몇 번의 재시도 끝에 하 이거 원작소설이 있다던데 그냥 책으로 보자 하고 산 거였는데 생각보다 더 좋았다…. 그리고 중장편의 소설이라 생각한 것과 달리 단편집이라는 게 제일 큰 반전으로 다가왔다… 이 분 소설 더 읽고 싶은데 더 집필 안 하시나….
개시리
4.0
흡입력이 미쳤다 한장 한장이 소중함 ㅠ
김신영
4.0
처음부터 끝까지 맵다. 매워…
유태
3.5
유기된 인간 그리고 그 인간의 고통이자 추억이 담겨 벗어나지 못하는 어떠한 공간의 이야기
유영화많이
3.0
사회적 삶이 소거된 여자가 생의 존재감을 느끼기 위해 택한 두가지 :결혼과 불륜. + 솔직히 이 소설에도 미소지니의 흔적은 꽤나 많다고 생각한다. 그건 작중을 염두에 둔 의식적 고발일까, 작가 내면의 무의식적 발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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