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김혼비 작가, 이경미 감독의 강력 추천!!!
맛있고 쌉싸름한 맥주와 영화 이야기
맥주를 좋아합니다
1994년 제물포역에서 저자는 술 뭐 좋아하느냐는 군대 선임의 물음에 “망설임 없이 군더더기 없는 한 문장으로” 맥주를 좋아한다고 답한다. 그에게는 잘 없었던 확신의 순간이었다.
책에는 여러 맥주와 영화가 등장한다. 〈유전〉을 본 날 비 내리는 신촌에서 뉴잉글랜드 스타일의 더블 IPA를 마셨던 것처럼 영화마다 어울리는 맥주를 찾는다. 책 속에 등장하는 영화를 보고 난 후 냉장고 문을 열어 미리 준비해둔 맥주를 꺼내는 상상을 해본다.
“책을 읽는 내내 맥주가 마시고 싶어서 아주 혼이 났다”고 하는 이경미 감독의 말처럼 책을 읽고 나면 간절히 맥주가 마시고 싶어지고, 영화 한 편 본듯한 느낌이 든다.
6월의 완벽한 맥주
맥주와 영화를 넘나드는 글 사이에 계절이 스며든다. 차가운 맥주를 일회용 잔에 담아 차에 올라 고성에서 속초로 가는 길을 그린 ‘6월의 완벽한 맥주’는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 음악과 바람과 풍경을 상상하게 한다. 저자가 가장 좋아한다는 6월을 좋아하게 될 거 같은 예감이 들고, 당장 고성으로 떠나고 싶어진다.
고성에서 속초로 가는 길, 마법의 시간은 여전했고, 하늘과 구름은 더할 나위 없는 풍경을 만들고 있었다. 습기가 점령하는 여름이 오기 전, 6월은 기온이 아무리 높다 해도 불쾌하지 않다. 이제 막 시작된 더위는 활기 넘치는 청년 같다. 유쾌하고 힘이 있다. 내가 사랑하는 계절이다. 고성에서 속초까지, 그런 길을 달렸다.
숙소에 도착해서 마시는 맥주가 정말 시원할지, 탄산이 얼마나 남아있을지 알 수 없다. 다만 그것을 지키기 위해 내가 좋아하는 계절, 마법의 시간에 바다를 옆에 끼고 달리는 순간은 이미 그로서 완벽하다. 신카이 마코토가 그린 것 같은 환상적인 여름의 비주얼에는 굳이 긴박한 음악이 필요 없다. 여름은 내 주위에 가득 찼고, 옆에서 찰랑이는 삼포에일은 이미 6월의 완벽한 맥주가 되어 있었다. 나는 계속 달렸다. _「6월의 완벽한 맥주」
아핏차퐁 위라세타꾼의 <메모리아>가 가성비의 세상을 구원하지는 못할지라도 우리는 여전히 여운이 길게 남을 영화를 찾고, 그런 영화에 어울릴 맥주를 마시며 즐거워지고 싶다. 이 책은 릴스와 쇼츠의 세상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을 독자에게 선사할 것이다.
‘쿠키’라는 제목의 에필로그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