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의 일

양지윤 · 인문학/에세이
328p
구매 가능한 곳
별점 그래프
평균3.7(42명)
평가하기
3.7
평균 별점
(42명)
겁 많고 까탈스럽지만 다정하고 열정적인 10년 차 계약직 사서의 나 홀로 도서관 운영기. 늘 비슷비슷해 보이는 도서관의 미로 같은 서가 사이에는 광막한 우주의 별만큼 무수한 책과 사람과 그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이곳에서 작은도서관이기에 가능한 것들을 찾아 도전하고, 흔들리고 주저하는 일상에서도 언제나 ‘도서관의 진짜 의미’를 되물으며 조금씩 성장해가는 한 사서의 소심하고도 치열한 성장 일기가 펼쳐진다.

[9주년] 해피 젝시 데이!

젝시믹스 9주년 기념 ~80% 빅 세일

젝시믹스 · AD

별점 그래프
평균3.7(42명)

[9주년] 해피 젝시 데이!

젝시믹스 9주년 기념 ~80% 빅 세일

젝시믹스 · AD

저자/역자

코멘트

8

목차

프롤로그 PART 1 근심하는 나날 거짓말 같은 채용 통보 설렘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새 옷과 남의 옷 무늬만 사서 그해 겨울 작은 책도둑 PART 2 새로운 시작 아득한 우주로 사랑하는 나의 앤 책과 아이와 고양이 마음이 쉬는 공간 도서관 텃밭의 방울토마토 한여름 밤의 그림자극 PART 3 작은 것들의 의미 새로운 봄 얼굴 빨개지는 사서 작은도서관의 가능성 사서들의 점심 식사 솔개그늘만큼의 행복 애착의 크기 작은 토끼의 위로 자그마한 존재들 PART 4 일상의 여행 마법의 다이얼은 없지만 오해와 의심 사이 책도장을 파는 장인 우연과 필연 도서관 여행하는 법 쓸데없는 강박 종이책 읽기의 즐거움 소박한 글쓰기 PART 5 사서의 일 관내 분실에 대처하는 법 도서관의 기억 개인의 취향 소심한 운영 계획 희크라테스 책의 발견 일본어 수업 쑥쑥 일본어 클럽 PART 6 오지 않은 날들 도서관 운영 평가 장서 점검 꾸준한 취미 상실 후에 얻는 것들 어떤 낮과 어떤 밤 지금은 기다리는 시간 KF94 마스크 빗나가는 예상 동백꽃과 함께 추천사|나만 알고 싶었던 앤의 다락방 에필로그

출판사 제공 책 소개

당신이 몰랐던 작은도서관의 광활한 우주! 오늘도 그곳에서 책과 이야기를 찾아 유영하는 겁 많고 다정한 사서의 소심하고도 치열한 모험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내륙도시 동두천에는 특이하게도 등대가 있다. 캄캄한 망망대해에서 뱃길을 밝히는 일이 바닷가 등대의 역할이라면, 동두천의 등대는 사람들을 지혜의 길로 안내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래서 이 등대에는 등명기 대신 작은도서관이 짝꿍처럼 붙어 있다. 사동초등학교 운동장 한쪽에 있는 ‘지혜의 집’은 바로 이 지혜의 등대 도서관 가운데 하나다. 장서가 채 만 권이 되지 않는 작은도서관이지만 이곳에는 다른 도서관에는 없는 것들이 있다. 텃밭에 자라나는 방울토마토를 한 움큼 따서 잔뜩 신이 난 얼굴로 달려와 자랑하는 아이의 목소리가 열람실의 정적을 깨우고, 기꺼이 휴일을 반납해가며 열정적인 강의를 해주는 자원봉사자들의 미소가 싱그러운 향기를 내뿜는다. 단골 이용자가 시장에서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간식거리를 사서 데스크 위에 슬그머니 올려놓는가 하면, 수시로 얼굴이 빨개지는 소심한 사서가 이동식 북트럭을 교탁 삼아 수강생들에게 일본어를 가르친다. 작고 사소한 일상이 책과 도서관을 매개로 어우러지며 서로의 세계를 좀 더 튼튼하게 만들어가는 곳. 이곳은 바로 작은도서관 지혜의 집이다. 《사서의 일》은 어두운 밤 뱃길을 밝히는 등대지기처럼, 벌써 10년째 광활한 책들의 바다에서 지혜의 집 도서관 이용자들을 안내해온 등대지기 사서의 개인적 기록이자 성장기이다. 시작은 녹록지 않았다. 밤마다 아무도 없는 불 꺼진 운동장 쪽을 노려보며 두려움에 마음을 졸였고, 사서 본연의 업무 권한이 주어지지 않아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무기력에 고개를 떨구었다. 그때는 과연 2년의 계약 기간을 버텨낼 수 있을지 확신조차 하지 못했다. 무기계약으로 전환된 뒤에도 일이 수월해지는 것은 아니었다. 이용자들이 신청한 희망 도서와 스테디셀러를 조사해 조촐한 목록을 꾸리고 나면 콩알만 한 예산은 늘 금세 바닥이 났다. 얼마 되지 않는 도서 구입 예산 안에서 신중하게 서가에 들일 책을 고르고, 돈 안 드는 교양 프로그램을 열심히 기획해 진행해야 했다. 대출과 반납 업무를 처리하며 점심시간 교대 근무자 한 명 없이 오롯이 혼자서 도서관을 관리한다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다. 때로는 도서관을 내 집처럼 사용하는 이용자와의 보이지 않는 실랑이가 힘에 겨웠고, 자료 구입비와 장서 수, 운영 인원 면에서 뒤지는 터라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도서관 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기 일쑤였다. 그럴 땐 서가를 짓누르는 책의 무게가 유독 힘겹다고 느껴졌다. 그러나 ‘작은도서관이니 어쩔 수 없지’ 하며 가만히 있을 순 없는 노릇! 힘이 들 때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내면의 소심함을 한껏 끌어올려 치밀한 도서관 운영 계획을 세우고, 초롱초롱한 눈빛을 발사하며 주변의 재능기부자들을 섭외해 다양한 교양 프로그램을 만들어냈다. 무엇이 진짜 도서관의 존재 이유일지 고민하며, 오히려 작은도서관이라서 가능한 것을 찾아 헤맸다. 그렇게 어느덧 10년 차. 지혜의 집 등대지기는 작은도서관의 매력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한다. 작은도서관이기에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취향을 보다 가까이에서 세심히 살필 수 있고, 자그마한 공간이기에 단순한 사서와 이용자의 관계를 넘어 허물없는 친구로서 끈끈한 유대를 맺을 수 있다. 사람들에게 거대한 느티나무 그늘을 제공해주는 곳이 대형도서관이라면, 지혜의 집은 겨우 솔개의 그림자만큼 될까. 그러나 아무리 작은 그늘일지언정, 이곳을 찾는 이용자에게는 지혜의 집이 거기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큰 힘이 되어주기에 충분하다. 답답함이 느껴질 때마다 생각나는 책의 위로가, 새로운 배움에 대한 열정을 불태울 공간이 여기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비뚤어진 색띠 라벨과 올록볼록 방울진 키퍼 하나조차 적당히 넘어가지 못하는 까탈스러운 성격이지만, 이곳을 찾아와 이야기를 털어놓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다정한 마음으로 가만히 귀 기울여줄 줄 아는 사서가 있으니까. 지혜의 집 등대지기는 오늘도 이런 상상을 해본다. 책과는 인연이 없던 한 사람이, 우연히 구경 삼아 지혜의 집에 들어왔다가 앞으로의 운명을 뒤바꿀 책과 만나게 되는 모습을. 그래서일까. 지혜의 집에 들일 책을 고를 때면 바둑판 앞에 앉은 바둑기사처럼 한없이 신중해지곤 한다. 운명까진 어쩌지 못하더라도 사막처럼 메말라 있던 누군가의 마음에 작은 풀 한 포기 심어줄 수 있는 책들로 서가의 빈 곳을 채워가고 싶으니까. 작은도서관의 광활한 우주를 탐험하는 법을 당신에게 제대로 알려주고 싶으니까.

이 작품이 담긴 컬렉션

9
  • 데이터 출처
  • 서비스 이용약관
  • 개인정보 처리방침
  • 회사 안내
  • © 2024 by WATCHA,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