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라는 낯선 세계에 들어선 이들을 위한 안내서
지적 균형감을 잃지 않으면서 성서를 풍요롭게 읽는 방법을 제시한다.
케임브리지 대학 물리학 교수를 지낸 존 폴킹혼의 성서 입문서.
영국 왕립학회 회원이자 템플턴 상 수상자이기도 한 저자는 물리학자라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고전 중의 고전'인 성서를 읽을 때 지적 정직성을 잃지 않으면서 풍요롭게 음미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성서의 특징, 성서를 읽을 때 염두에 둬야 할 점, 성서 안에서 이루어진 사상의 발전, 구약과 신약의 대표적인 책들이 핵심적으로 이야기하는 바를 다루었다. 마지막 장에서는 오늘날 현대 과학이 성서를 읽는 데 어떤 새로운 해석의 빛을 줄 수 있는지를 언급하고 있다.
물리학자이자 ‘종교와 과학’이라는 주제로 그 이름을 널리 알린 신학자기도 한 저자는 자신이 가진 앎의 틀을 섣불리 성서에 들이대지 않는다. 성서가 시공간을 초월한 텍스트라 생각하고 이를 맹목적으로 떠받들려 하는 태도 또한 비판한다. 성서는 오랜 기간 동안 많은 사람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 다양한 장르의 책들을 수록하고 있는 일종의 도서관과도 같은 책이며 그만큼 성서에 담긴 메시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서가 지닌 다양한 층위를 인지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책 말미의 ‘더 읽어 볼 책’에서는 현대 성서학의 결실을 반영한 도서들을 소개해 ‘연장된 독서’가 가능하도록 해놓았다. 성서라는 풍요롭지만 낯선 세계에 들어선 이들에게 이 책은 유용한 안내자가 될 것이다.
물리학자이자 사제인 존 폴킹혼의 오랜 사유의 흔적이 담긴 성서 입문서
성서라는 낯설지만 풍요로운 세계를 알고 싶어 하는 독자를 위한 안내서
흔히 성서는 ‘고전 중의 고전’, ‘세계 최대의 베스트셀러’라 불린다. 그러나 독실한 그리스도교 신자는 물론이고 서구 사상과 문명의 특징을 살피기 위해 성서를 읽고자 하는 이들, 고전으로써 성서를 읽고자 하는 이들도 막상 성서를 읽기 시작하면 여러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성서의 많은 부분이 우리 시대의 윤리, 상식과 어긋나 보이기 때문이다. 이 뿐만 아니라 과학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장면이 무수히 등장하고,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가닥조차 잡히지 않는 내용 또한 많다고 느낀다.
성서는 바라보는 입장이 극단적으로 갈리는 텍스트이다. 한쪽에는 현대라는 필터를 거쳐 구시대적인 내용은 걸러서 일종의 교훈집으로 읽자고 제안하거나, 아예 구시대의 유물로 더는 읽을 가치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다른 한쪽에서는 토씨 하나 건드리지 않고 따라야 할 불변의 말씀이라 여기고 그 자체로 성스러운 텍스트로 떠받드는 이들도 있다. 과연 오늘날 성서를 올바로 대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존 폴킹혼은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오랜 기간 물리학을 가르쳤고 그 공헌을 인정받아 과학자 최고의 영예인 영국 왕립학회 정회원이 되고, 늦은 나이에 사제가 되어 과학과 종교의 대화에 앞장선 신학자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오랜 숙고를 바탕으로 지적 정직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성서를 음미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그에게 성서는 구시대의 유물도 아니고 하늘에서 난데없이 등장한 경전도 아니다. 성서는 인류 정신이 신적 실재와 마주하여 고민해온 흔적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으며 동시에 이를 넘어선 새로운 무엇인가를 가리키고 증언하는 텍스트이기도 하다. 그는 현대 성서학의 논의들을 충분히 검토한 뒤 과학자의 덕목인 ‘지적 정직성’을 지니고 성서라는 복합적인 텍스트가 지닌 다양한 모습을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저자의 책은 몇 권 한국에 소개된 바 있지만 물리학이나 신학에 관한 사전지식이 없는 사람은 섣불리 그 저작에 접근하기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이 책은 현대 그리스도교 신자들, 교양인들을 위한 성서 입문서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존 폴킹혼이라는, '종교와 과학의 대화‘를 주도하는 사상가의 사상을 더듬어 볼 수 있는 참고서기도 하다. 성서라는 풍요롭지만 낯선 세계에 들어선 이들, ’아래로부터 사고하는 사람‘ 존 폴킹혼의 사유 세계에 들어선 이들에게 이 책은 유용한 안내자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