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언어

이상엽
28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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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저널리스트이자 우리 시대의 대표적 다큐멘터리 사진가 이상엽의 사진에세이. 100여 컷의 필름사진과 함께 담담한 어조로 쓰여진 에세이에는 가난한 사진가가 도시를 벗어나 변방의 삶을 살게 된 연유와 전국을 유랑하고 국경을 넘나들며 느낀 삶의 단상이 담겨 있다.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날카롭게 현실 너머를 직시하는 '노마드 에세이스트'로서의 사진가 이상엽을 여실히 보여 준다. 무엇보다 필름카메라로 찍은 풍광들과 거기서 잉태된 텍스트는, 부제 '나는 왜 찍는가'에서 짐작할 수 있듯 '사진가 이상엽'의 자기성찰과 자기고백에 기반한다. 현상을 기록하고 이에 의미를 부여하고 해석해야 하는, 시대와 무관할 수 없는 다큐 사진가, 저널리스트는 숙명적으로 시대와 불화할 수밖에 없다. 그는 야만의 시대, 인간의 욕망이 부메랑이 되어 인간을 모독하는 부조리를 파인더를 통해 정면으로 응시한다. 그리하여 역사와 정치, 문화, 예술 등을 전방위로 오가며 사진을 찍는 찰나의 순간과 끝없이 계속되는 사진가의 사유가 만나 이미지와 텍스트는 다시 새롭게 결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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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역자

목차

프롤로그-적멸, 뜨겁고 허망한 필름에 대한 옹호 1장 재빠른 이미지 또는 결정적 순간 - 소형 카메라 가난한 사진가의 고기리 황해 바닷길에서 평화를 꿈꾸다 은폐와 감시의 땅, 제주도 강정마을 카메라에는 좌우가 없다 철탑 위 노동자들이 벌이는 예술 독립의 중심에서 변경의 역사를 고민하다 고구려 가는 길-피와 땀과 눈물의 역사 소리 없이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해 실크로드로 보는 역사의 양심 시베리아적인 삶 유목민의 땅 랑무스에서 2장 깊고 느리게 - 중형 카메라 더비, 큐브릭 그리고 아버스 뜨거운 색의 열기 속으로 흐르는 강물처럼 그 사막에는 ‘바그다드 까페’가 없다 332.7킬로미터-진도 팽목항에서 안산 단원고까지 에필로그 존 버거와 비정규 노동자들의 초상 붙임-사진과 카메라의 작은 역사

출판사 제공 책 소개

“나에게 마지막 필름 한 롤이 남아 있다면 무엇을 찍을까?” 사진가 이상엽이 18대의 필름카메라에 담은 우리 시대, 뜨거운 삶의 단상들 포토저널리스트이자 우리 시대의 대표적 다큐멘터리 사진가인 이상엽의 신작 사진에세이가 출간되었다. 100여 컷의 필름사진과 함께 담담한 어조로 쓰여진 에세이에는 가난한 사진가가 도시를 벗어나 변방의 삶을 살게 된 연유와 전국을 유랑하고 국경을 넘나들며 느낀 삶의 단상이 담겨 있다. ‘나는 왜 찍는가’라는 부제를 달고 출간한 『최후의 언어』는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날카롭게 현실 너머를 직시하는 ‘노마드 에세이스트’로서의 사진가 이상엽을 여실히 보여 준다. 무엇보다 필름카메라로 찍은 풍광들과 거기서 잉태된 텍스트는, 부제에서 짐작할 수 있듯 ‘사진가 이상엽’의 자기성찰과 자기고백에 기반한다. 현상을 기록하고 이에 의미를 부여하고 해석해야 하는, 시대와 무관할 수 없는 다큐 사진가, 저널리스트는 숙명적으로 시대와 불화할 수밖에 없다. 그는 야만의 시대, 인간의 욕망이 부메랑이 되어 인간을 모독하는 부조리를 파인더를 통해 정면으로 응시한다. 그리하여 역사와 정치, 문화, 예술 등을 전방위로 오가며 사진을 찍는 찰나의 순간과 끝없이 계속되는 사진가의 사유가 만나 이미지와 텍스트는 다시 새롭게 결합된다. 티베트에서 진도 팽목항까지…… 사라진 혹은 잊혀질, 그러나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그곳에 언제나 그가 있다 “내가 지난 수년간 작업한 것은 이 땅의 파괴와 소외였다. 그 소재 중 하나가 가림막이다. 무언가를 은폐하고 음모하기 위해 쳐 놓은 것이 가림막이다. 재개발지구에서, 4대강에서 우리는 무수히 많은 가림막을 보았다.” 롤랑 바르트는 “한 장의 사진은 과거의 기억일 뿐만 아니라 기억의 보고(寶庫)이다. 우리는 사진을 통해 과거를 기록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되살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표제인 ‘최후의 언어’는 롤랑 바르트가 말한 ‘기록’과 ‘재생(부활)’의 도구로서의 ‘사진’을 은유한다. 그가 강정으로 밀양으로 진도로 때로 국경을 넘어 티베트와 시베리아, 중국의 변방을 떠도는 이유는 사진이 ‘최후의 언어’이기 때문일 것이다. 공공성이 무너지고 폭력화된 국가에서 이념이 정치를 지배하는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신제국주의의 그늘에 억눌린 변방의 삶을 그는 끊임없는 비판적 자기성찰 속에 포획해 왔다. 비가 오는 강정을 찾아 제주가 동북아 분쟁의 전초기지가 될지 평화의 섬으로 남을지는 결국 우리의 몫이라며 환경생태에 대한 인간의 무례와 오만을 비판하고 이제는 불모의 사막이 되어버린 새만금에서 자연의 죽음을 담보로 한 ‘친환경’ 신도시 건설의 모순을 읽는다. 또 폐에 삽관을 하여 1리터 이상 물을 빼내야 했던 심각한 지경의 폐렴으로 인한 40도를 넘나드는 고열 속에서, 원주민을 몰아내고 도시와 철도를 건설하는 동안 재생 불능으로 내몰리고 있는 시베리아의 타이가 숲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임사의 고통 속에서 시베리아를 떠올리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질문하는 모습에서 다큐 사진가 이상엽의 일면을 읽게 된다. 전 국민을 극심한 무기력과 슬픔, 분노로 몰아넣었던 세월호 참사의 현장에도 그는 어김없이 함께하고 있었다. 이 책을 준비하며 가장 마지막에 쓰여진 원고인 「332.7킬로미터」의 제목은 진도 팽목항에서 안산 단원고까지의 물리적 거리를 의미한다. 그러나 뚜벅이 사진가인 그가 진도와 안산을 오가며 찍은 것은 원경의 진도체육관과 기자들의 뒷모습이었다. 그는 피사체의 깊은 상실감과 슬픔에 동요되어 카메라를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공정성을 잃고 상업화되어버린 언론에 분노한다. 이것은 그에게 있어 카메라와 피사체의 관계가 무엇인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관계의 윤리에 기반한 인간과 삶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신뢰, 바로 그것이 아닐까. 그의 현실정치 참여 활동과도 무관하지 않은 지점이다. 카메라와 사진에 대한 깊고 고요한 묵사(默思) 이 책에 담긴 18꼭지의 단상은 18대의 필름카메라와 함께한 시간의 기록이기도 하다. 해서 따로 카메라와 사진의 역사에 대한 저자의 소논문이 딸려 있다. 묵자로 거슬러 올라가 어떻게 오늘날의 카메라로 진화되었는지를 고찰한 짧은 에세이 「사진과 카메라의 작은 역사」는 디지털카메라의 대중화로 인해 양산된 수많은 아마추어 사진가들을 위한 저자의 배려이기도 하다. 18대의 필름카메라에 대한 상세한 사양을 부기해 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이것은 본문의 매 꼭지마다 달리 쓰고 있는 카메라에 대한 언급에서도 도드라진다. “카메라는 사고하지 못한다. 사고는 사진을 찍는 사람이 한다. 하지만 어떤 카메라가 어떤 히스토리를 갖고 내 품에 들어와 사진을 찍어 주고 있는가 하는 것도 여전히 중요하다.” 그 자체로는 무생물인 카메라에 불과하지만 그것을 손에 든 사람이 어떤 생각과 시각으로 사물을 보고 카메라에 담느냐에 따라 카메라는 하나의 역사를 갖게 된다는 저자의 말에서 카메라의 존재는 새로운 가치를 갖게 된다.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레니 리펜슈탈은 히틀러의 요청으로 나치 전당대회와 11회 베를린 올림픽을 기록하여 세계적인 명성을 얻지만 전후 다시 영화계로 돌아가지 못한다. 그녀는 대신 ‘라이카’를 들고 아프리카로 가서 사진가로 명성을 얻게 된다. 그런데 대표적 좌파 사진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역시 ‘라이카’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명성으로 이어졌을지는 미지수라고 저자는 말한다. 좌파와 우파 모두에게 사랑받은 라이카를 생산한 라이카 사 또한 제2차세계대전 전범기업의 혐의가 있지만 전쟁 중 수많은 연합군도 라이카 사의 카메라와 렌즈를 공급받았다. ‘라이카’뿐 아니라, 이 책에 쓰여진 여러 카메라에 얽힌 에피소드를 통해 들려주는 저자의 카메라와 사진가가 만들어 내는 ‘역사성’에 대한 이야기에서 우리는 사진가가 쓴 보통의 ‘사진에세이’를 넘어 인문학적 깊이와 향기가 있는 특별한 교양에세이로서의 면모를 엿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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