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세종의 시대는 조용하게 흐르는 커다란 강이었다. 무엇 하나 특별하게 드러내거나 시끄럽게 날뛰지 않았다. 그저 하나씩 하나씩, 작은 벽돌을 쌓아 만드는 것처럼 많은 준비와 단계를 거치고 먼 길을 돌아가되 그보다도 단단하게 쌓아올린 것이다. 하루 하루 지내다 보면 아무 변함없이 보이지만, 어느 순간에 돌아보니 커다란 건물이 완성되어 있는 것이다. 이것이 세종 시대의 본질이었다. 그리하여 태종의 섭정으로 시작된 치세는 어느 틈엔가 세종의 시대로 완전히 바뀌었다. 뛰어난 왕자들, 빼어난 인체들, 그리고 수십 년 단위의 프로젝트들이 맹렬하게 돌아가던 세종의 시대, 이 모든 것이 존재하고 굴러갈 수 있었던 것은 위대한 왕 세종이 있었기 때문이다. 왕자들은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강한 끈으로, 신하들에게는 유능하고 열성적인 상사로, 이 시대 사람들의 너무나도 강렬한 개성은 세종의 조용한 카리스마와 힘을 통해 하나로 묶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