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영수증을 통해, 오늘의 기억을 남긴다 그녀는 집으로 돌아오면 오늘 산 물건과 영수증을 꺼냅니다. 물건은 제 자리에 놓아두고, 영수증은 꺼내어 시간과 가격, 장소 위에 자신의 기록을 더해 갑니다. 그것을 살 때의 기쁨과 슬픔, 그날의 날씨, 그리고 그곳에서 함께 한 사람들과 들려오던 음악에 관하여. 그녀가 스물여덟 즈음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서른 살 쯤에 결혼을 준비한다면 그동안 가져왔던 것과는 또 다른 영수증을 가지게 되겠지요. 이러한 상상을 하면서 기록한 이야기들입니다. 【 출판사 리뷰 】 정신 그리고 영수증. 영수증을 통해 소소한 일상이, 특별한 기록으로 남는다. 『정신과 영수증』은 아주 독특한 형식을 갖고 있는 책이다. 영수증을 통해 일상을 들여다보는 습관을 가진 광고카피라이터의 스물다섯 살 시절 세상사는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정신’이라는 예명을 가진 저자는 영수증이라는 지극히 일상적인 소재를 통해 스물다섯 살 여자가 평범하게, 열심히, 또는 튀게 살아가는 모습을 담담히 그려내고 있다. ‘신경정신과 영수증’이 아니라 ‘정신의 영수증’이 제목을 읽는 바른 독해법이다. 소비를 미덕이라고 대중을 부추기는 광고쟁이인 저자는 소비생활의 산물인 ‘영수증’이라는 아주 일상적인 매개체를 통해 자신의 일상을 반추한다. 그러나 영수증을 소재로 한 책이 없는 것을 보면 감각적인 카피라이터답게 아주 특이한 소재를 잘 잡아챈 셈이다. 스물다섯 살 여자, 정신의 눈으로 바라본 2001년의 서울, 그리고 서울살이 이 책을 펼치는 독자는 먼저 삶의 모든 움직임이 소비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어두움을 밝히는 백열전구 650원짜리 영수증, 더위를 쫓기 위해 마시는 600원짜리 콜라 영수증, 파리행 비행기 791200원 영수증에 이르기까지 저자가 시시콜콜하게 드러내는 일상의 모습은 소비라는 거대한 거미줄에 엮인 현대인의 일상을 남김없이 보여준다. ‘정신’의 일상을 속살까지 파고 들어가 보면 독자들은 영수증과 일상 속 단상들 속에서 대중문화의 코드는 물론 25살 신세대 여성의 고민, 장소성에 따른 소비 트렌드, 브랜드 선호도 등까지도 관찰할 수 있게 된다. 영수증은 또한 ‘정신’이 세상의 사람들과 맺고 있는 관계를 보여준다. 친동생, 사촌여동생, 친구, 직장선배 등등과의 사적인 관계를 영수증이라는 매개를 통해 친밀감 있게 보여준다. 사촌여동생이 대학에 진학하면서 저자와 한집에 살게 되면서 지불한 ‘도시가스 연결비용’ 영수증, 남자친구가 생겼다며 손에 로션을 듬뿍 바르는 선배언니에게 선물한 ‘핸드크림’ 영수증 등은 ‘정신’이 맺고 있는 관계를 상징한다. ‘정신’은 영수증을 통해 자신이 가진 느낌을 카피라이터 특유의 흡인력 있는 글솜씨로 전함으로서 독자들과의 일체감을 추구한다. 목공소에 책상제작 선금으로 5만원을 주고받은 영수증을 펼쳐든 정신은 “소유욕은 중력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닐까? 지구가 우리를 붙잡아 두려하는 마음처럼 으헤헤 또 샀네 또 샀어 중력을 닮아가네”라고 독백을 읊조린다. 600원 코카콜라 영수증을 앞에 두고는 “이제부터 코카콜라를 마신 영수증을 다 모아서 다음 번에 미국 비자를 재신청하러 갈대에는 내가 이렇게 콜라를 많이 마셨으니 미국에 보내달라고 말해볼 것이다. 미국은 왜 그렇게 나의 신분을 의심했을까?”라고 비범한 질문을 미국에 던지기도 한다. 평범한 일상의 소재를 통해 자신의 사적인 행태와 감정까지 드러낸 25살 여자의 자기고백의 세계가 흥미진진하다. 2001년의 정신, 2016년의 독자를 다시 만나다 2001년에 정신이 지불해 태어난 영수증은 2004년의 본문을 그대로 살려 2016년 재출간이라는 이름으로 독자와 만나게 되었다. 12년 만에 재출간 되는 사연도 놀랍다. 재출간본 책에 추가된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출판사의 영업부로 정신과 영수증을 찾는 전화가 많이 왔다고 합니다. / 우리 출판사에 그런 책이 있었나 찾아 보니 12년 전의 일이었고 / 궁금하여 검색을 해보니 놀랍게도 / 인스타그램에 태그를 / #정신과영수증 / 많이도 했다네요. / 12년 전 책이 지금에도 사랑을 받는 것을 보고 / 재출간을 하고 싶다는 메일이었습니다.”라고 그 과정을 전한다. 실제 출판사로 향한 직접적인 재고 문의 전화 외에도 SNS나 블로그 등에서 #정신과영수증 해쉬태그를 단 이미지 포스팅이나 블로그의 도서 리뷰 등이 책이 나온 2004년 이후에도 꾸준히 올라오고 있었던 것. 빠름의 시대에 빠르지 않은 이야기, 자신의 연이 닿았던 것들을 쉽게 버리지 못했던 정신 작가의 영수증 이야기는 12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에도 유효했다. 강산이 변하고도 남았을 만큼 시간이 지났지만 정신 작가는 스물다섯 살 때 마냥 여전히 영수증을 모으고, 그때의 등장인물들과 부대끼며 즐겁게 지내고 있다. 작가의 바람처럼 더 많은 시간이 지나 나이를 먹고 2080년경에는 세상을 떠났을 지도 모르겠지만, 책을 읽는 독자에게는 여전히 말랑한 스물다섯 살의 정신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 역시 독자들에게 때로는 스물다섯 살 경에 공감하며 읽는 이야기로, 이미 지나간 청춘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그리고 자신의 영수증을 통한 일상 발견의 통로로 회자되지 않을까. 【 대상 독자층 】 - 수필, 에세이에 관심 있는 일반인 - 소소하지만 감동 있는 일상 이야기에 관심 있는 일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