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고향 미국에 돌아온 빌 브라이슨, 미국을 낱낱이 해부하다!
미국에 적응하기 위해 애쓰는 어느 시니컬한 미국인의 고군분투기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글을 쓰는 작가이자 유쾌하고 발칙한 문체로 전 세계의 사랑을 받아온 빌 브라이슨. 그가 이번엔 20년 만에 돌아온 미국에서의 생활을 빌 브라이슨 특유의 문체로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풀어냈다.
<빌 브라이슨 발칙한 미국학>(박상은 옮김, 21세기북스)은 국내에 출간된 빌 브라이슨의 다섯 번째 작품으로, 빌 브라이슨 특유의 유머러스한 글과 함께 삶에 대한 그의 깊은 통찰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20년 만에 돌아온 고향 미국에 돌아온 빌 브라이슨에게 미국은 마치 오랜 혼수상태에서 막 깨어난 것처럼 당황스러운 경험들로 가득 차 있다. 그는 20년간 영국에 살면서 미국인이라는 ‘특권’을 톡톡히 누렸고, ‘미국은 자신이 진정으로 이해하는 곳’이라 생각했지만, 막상 미국에 도착하자 신기하고 낯선 일들뿐이다. 집수리를 위해 철물점에 가거나, 슈퍼마켓에 장을 보러 가도, 영국에서와는 다른 상황이 그저 당황스러울 뿐이다.
미국인이면서도 미국인 낯선 빌 브라이슨,
그 유쾌 황당한 작가가 전하는 미국에서 살아남는 법
이 책은 빌 브라이슨이 20년 만에 돌아온 미국에서 겪는 일상적이고 때론 너무나 사소한 미국생활에 대한 칼럼 모음집으로, 미국인이면서도 미국이 낯선 어느 이방인의 유쾌하고 황당한 체험들로 가득하다.
어릴 때 고향을 떠나 중년이 되어 돌아온 미국은 자신이 어린 시절에 경험했던 미국과는 너무나 달랐다. 어딜 가든 미국인이면서도 이방인 같은 느낌이었다. 미국의 우체국은 그에게 올 우편물을 다른 곳에 보내기는 하지만 1년에 한 번씩 그에게 오전 간식을 제공하는 곳이고, 레스토랑은 사람이 없더라도 종업원의 좌석 안내를 받을 때까지는 어떠한 서비스도 받을 수 없는 곳이지만, 슈퍼마켓은 수천 가지의 정크푸드와 성인용 기저귀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천국이기도 하다. 또한 그가 가상으로 작성한, 하지만 사심이 가득 들어 있는 세금신고서와 컴퓨터 사용설명서는 미국의 국가기관과 기업에 대한 그의 신랄한 속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다.
그에게 미국인들은 아무리 가까운 거리라도, 심지어 5미터도 안 되는 거리라도 실제로 거리를 걷는 사람은 없지만, 드넓은 공간을 실내로 만든 쇼핑센터를 돌아다니며 운동하는 신기한 사람들이기도 하며, 30여 초의 부팅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밤새 컴퓨터를 켜놓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자신이 집을 오래 비우면 조용히 찾아와 냉장고를 채워주는 사람이기도, 항상 거리감 없이 친근하게 대하고 낯선 사람에게 흔쾌히 행운을 빌어주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그의 타고난 조급증과 지성이 제대로 발휘된 이 책은 미국인들도 잘 몰랐던 미국 문화의 단면을 단번에 꿰뚫어 독자들에게 신선한 느낌을 주고, 글의 맥락과 상관없이 읽을 만한 것으로 만들어준다. 특히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주는 고등학교 졸업반 학생들에게 보내는 그의 충고는 감동적이고,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드는 28가지 삶의 규칙들’은 너무나 사소하면서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신랄하고 유쾌하다.
미국 생활의 가장 큰 즐거움은 부엌 싱크대 구멍에 설치된 음식물 처리기에 그가 원하는 것을 넣어보는 것이라고 말하는 그의 미국 적응기는, 때론 어린아이의 귀여운 투정으로, 때론 짝사랑하는 대상에게 보내는 애절한 연애편지로 읽히며 우리에게 웃음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