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살림살이

칼 폴라니 · 경제서
64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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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전환>을 통해 20세기 가장 중요한 정치경제학자이자 경제사가로 우뚝 선 칼 폴라니가 죽기 전에 쓰고 있던 원고들을 그의 오랜 친구이자 공동 연구자였던 해리 피어슨이 취합하고 편집했다. 이 책의 출간을 반대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유족과 피어슨의 이런 노력 덕에 <인간의 살림살이>는 그의 사후 13년 만에 빛을 보았다. “보편적인 경제사”를 출발점으로 삼아 인간의 살림살이 문제를 포괄적으로 재검토하려 한 폴라니의 야심작이다. 이 책에서 폴라니는 신고전파 경제학의 근시안적인 ‘경제’ 개념을 비판하면서 부족사회와 그리스로마 시기 사회들에서 경제 활동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자세히 분석한다. 호메로스 시대 문헌들에서부터 현대 인류학자들의 부족사회 연구까지 두루 살피며 호혜와 재분배에 기초를 둔 대안적 경제 조직 형태의 역사를 다시 쓰고자 한 폴라니의 죽을 때까지의 열정의 산물이다. <인간의 살림살이>는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사회에서 경제의 위치”(1~10장)는 경제주의의 오류를 중심으로, 형식적, 시장 중심적 경제 개념의 문제점과 역사적 한계를 규명하며, 이를 실체적 비시장경제(살림살이 경제)로 재개념화해야 할 필요성을 역설한다. 제2부 “고대 그리스의 교역, 시장, 화폐”(11~17장)는 돈벌이나 부 등을 (그 자체를 목적으로 간주하지 않고) 가정에서는 삶의 수단이며, 폴리스에서는 좋은 삶의 수단으로 간주했던 아리스토텔레스의 관점을 되살리며, 우애와 호혜성, ‘좋은 삶’이라는 사회적 목표를 중심으로 경제가 사회 속에 착근되어, 사회 전체의 목적을 위해 작동했던 고대 그리스(특히, 아테네)의 사례를 살피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와 고대 그리스의 사례 외에도, 폴라니는 투른발트, 말리노프스키 등 당대의 인류학적 연구의 성과를 활용해, 서구 시장체제가 출현하기 이전의 오랜 인류 역사에서 그런 제도가 작동했던 다른 종류의 사회적 상황을 보여 주고 있다. 이를 통해, 그는 시장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 사람들 간의 ‘교환’이란 것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수요-공급-가격기구라는 규칙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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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칼?폴라니의?생애?/ 일로나?두친스카?폴라니 편집자?서문 편집자?서장 서문 서장 제?1 부?사회에서?경제의?위치 A. 개념과?이론 경제주의의?오류? ‘경제적’의?두?가지?의미 통합의?형태와?지지?구조 B. 제도 경제적?거래의?출현: 부족사회에서?고대사회로 사회에?착근된?경제 경제적?거래의?출현 고대사회에서?등가 정의, 법, 그리고?자유의?경제적?역할 C. 교환경제를?구성하는?세?가지?요소 교역, 화폐, 시장의?삼위일체 서장 교역인과?교역? 화폐?물품과?화폐의?용도 시장의?여러?요소들과?기원 제?2 부?고대?그리스에서?교역, 시장, 화폐 서장 헤시오도스의?시대: 부족의?쇠퇴와?농민의?살림살이 지역?시장: 폴리스와?아고라의?정치경제 지역?시장과?대외?교역 곡물?수입의?확보 시장?교역의?성장 화폐, 은행, 그리고?재정 고대의?‘자본주의’ 옮긴이?해제?/ ??거대한?전환??에서???인간의?살림살이??로 ??????????????????경제?문명사와?실체적?비시장경제학의?길 옮긴이?후기 찾아보기?

출판사 제공 책 소개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들아? “그런 사회는 없다. 권력은 이미 시장으로 넘어 갔다. 작은 정부가 답이다. 시장이 너희를 풍요롭게 할 것이다. 결국,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들아!” 지난 수십 년간 한국 사회를 지배했던 화두이자 담론들이다. 압축적 경제성장을 사회 구성의 원리이자, 정치 공동체의 지상 목표로 삼고 살아온 한국 사회에서 이 같은 구호들이 새삼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 비단 한국 사회만의 사정도 아니다. 고삐 풀린 시장 경제와 시장 사회를 인류사에서 정상적인 것 또는 어떤 자연적 진화의 산물로 바라보는 생각은 우리 시대의 지배적 통념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구호가 만연한 사회에서 과연 우리의 삶은 나아지고 있을까? 경제가 성장하지 않으면, 우리의 일자리는 사라져 버리는 것일까? 경제가 성장하지 않으면, 빈부의 격차는 더욱 커지는 것일까? 오직 자기 조정적 시장만이 우리를 젖과 꿀이 흐르는 저 풍요의 세계로 이끌 수 있는 유일한 방편일까? 일찍이, 산업혁명을 겪으며 급변하는 서구 사회의 참혹한 풍경을 지켜보며, 폴라니는 허구적 상품(화)의 원칙에 입각한 자기 조정적 시장경제를 인간의 다양한 삶의 방식과 가치를 분쇄하는 ‘악마의 맷돌’에 비유한 바 있다. 나아가 폴라니는 이 같은 폭력적 시장의 횡포는 필연적으로 시장의 폭력에 맞서 그 자신을 보호하려는 사회의 반발/운동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주지하듯, 폴라니의 이 같은 분석은 20세기 초반의 대공황 및 이에 따른 자본주의의 위기와 이에 맞서 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등장한 국가의 개입 및 복지국가의 성립으로 빛을 발했다. 하지만, 이 같은 흐름도 잠시, 오늘날 우리는 신자유주의라는 ‘자본의 반격’을 통해, 또 다시 폴라니가 말한 이중 운동의 흐름이 다시 되돌려진 사회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연 우리는 이 같은 자본의 반격에 굴복할 것인가? 역사는 그렇게 종언될 것인가? 칼 폴라니는 경제 문명사라는 우회로 우리를 인도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시장경제와 시장 사회를 자명한 것으로, 어떤 자연사적 산물로 간주하는 당대의 좌우 공통의 편견에 대항했다. 그리하여 우리 시대 시장체제를 거시 문명사적 견지에서 상대화, 특수화하면서 자신의 사회경제(사)학의 지평을 새롭게 확장했다. 나아가 이를 통해, 경제를 사회 속으로 재흡수하며, 우리의 삶의 다양한 가치와 방식에 창조적으로 적응케 하기 위해 노력했다. 폴라니의 이 같은 문제의식은, 신자유주의라는 또 다른 악마의 맷돌에 맞서, 우리의 삶과 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새로운 운동을 준비해야 할 한국 사회에 많은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가 지금 다시 폴라니의 문제의식과 이론적 작업에 다시 한 번 주목해야 할 이유다. 실체적 비시장경제학, 인간의 살림살이를 향하여 칼 폴라니의 유작 󰡔인간의 살림살이󰡕는, 전근대 시기 비시장경제의 형태, 그 진화 및 다양성을 보여 줌으로써 현대 시장 체제를 상대화하고 대안적 비전을 제시하려 한 󰡔거대한 전환󰡕의 문제의식을 계승하고 있다. 이를 위해, 폴라니는 무엇보다, 경제주의의 오류, 다시 말해, 인간의 경제를 그 시장 형태와 동일시하는 경향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음을 역설한다. 특히, 폴라니는 인간 사회에서 경제가 차지하는 위치를 좀 더 현실적으로 조망하기 위해 일반 경제사를 폭넓은 개념적 기초 위에 재건하려 시도하고 있는데, 그 개념적 기초가 바로 󰡔인간의 살림살이󰡕에서 본격적으로 제시되고 있는 실체적 경제(실체적 비시장경제학, 다시 말해 인간의 살림살이)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폴라니는 주류 시장경제학을 경제의 형식적 의미에 기반을 둔 형식적 경제학이라 규정하고, 이를 실체적 의미에 기반을 둔 실체적 경제학과 대립시켰다. 여기서 형식적 경제학의 체계란 무한한 욕망을 갖고 경쟁적으로 사익을 추구하는 고립된 ‘경제인’, 기술적 의미 또는 자연적 사실로서의 희소성, 그리고 효율적 선택을 공준으로 삼는다. 즉 시장적 인간과에 입각해 도구적, 공리주의적 가치를 전면적으로 추구하는 경제학이다. 이에 반해 실체적 경제학의 체계는 다면적인 풍부한 욕구를 가지고 사회적 자유와 연대, 정의를 추구하는 ‘사회적 인간’, 문화적․사회적으로 정의되는 희소성, 그리고 공동체 구성원의 생존 욕구를 지속적으로 충족시키기 위해 물질적 수단을 공급하는 과정을 공준으로 삼는다. 이 같은 공준을 기반으로, 폴라니는 실체적 의미(인간의 살림살이로서)의 경제야말로 인류사에서 보편적인 것이며, 형식적 의미의 경제는 시장경제의 특수한 한 형태일 뿐이라고 역설한다. 다시 말해, 당연히 인간은 먹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이긴 하지만, 더 좋은 삶, 더 높은 삶을 추구하는 고귀한 존재이며, 공리주의적인 무한한 욕망이 아니라 다면적이고 사회적인 인간의 욕구(경제적 욕구는 이 같은 다면적이고 사회적인 인간의 욕구 가운데 한 부분에 불과하다)를 충족시킬 수 있는 물질적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 좋은 경제, 즉 실체적 경제이자, 인간의 살림살이 경제라고 지적하며, 우리가 진정으로 회복시켜야 할 경제의 본질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말하는 경제주의 오류는 인간의 경제를 그 시장 형태와 동일시하는 경향에 있다. 따라서 이 편향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경제적’이라는 말의 의미를 근본부터 명확하게 해야 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것은 말의 모호성을 완전히 제거하고 형식적 의미와 실체적 의미를 별개로 분리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복합적인 개념의 경우처럼 이들을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하나의 용어로 합하면, 그 이중적 의미가 더욱 강화되어 이 오류는 결코 바로잡을 수 없게 된다. - 본문 중에서(113쪽) 우리는 자신에게 친숙한 종種적인 부류의 현상을 광범위하고 일반적인 현상과 동일시하곤 한다. (이 잘못은 경제적이라는 용어의 근본적인 모호함 때문에 더욱 조장되었을지 모른다. 이 점은 뒤에 다시 언급하겠다.) 어쨌든 이 오류 자체는 명백하다. 인간 욕구의 신체적 측면은 인간 조건의 일부이며, 어떤 사회도 일정한 실체적 경제substantive economy를 갖지 않고는 존재할 수 없다. 반면에 (통상적으로 시장이라 불리는) 공급-수요-가격기구는 구체적인 구조를 가진 비교적 현대의 제도이며, 이 제도는 확립하는 것과 계속 운용하는 것 둘 다 쉬운 일이 아니다. ‘경제적’이라는 속屬적 개념의 영역을 [종적 개념인] 시장현상으로 제한하는 것은 인간 역사의 가장 많은 부분을 역사의 현장으로부터 제거하는 것이다. 다른 한편 모든 경제적 현상을 포괄하도록 시장 개념을 확대하는 것은 시장현상에 동반되는 독특한 특성을 모든 경제적인 것들에 인위적으로 부과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의 사고는 손상을 받을 수밖에 없다. - 본문 중에서(88-89쪽) 학자는 이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첫째, 학자는 우리의 개념에 명료성과 정확성을 부여해야 한다. 학자들의 이와 같은 노력에 힘입어 우리는 인간이 활동하는 상황의 실제적 특징에 가장 잘 어울리는 용어로 인간의 살림살이 문제를 정식화할 수 있다. 둘째, 학자는 인간 사회에서 계속 변화하는 경제의 위치와, 과거의 문명이 거대한 전환에 성공적으로 대처했던 방식을 연구해, 원리와 정책의 범위를 우리의 의지대로 확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학자의 이론적 과제는 광범위한 제도적·역사적 토대를 바탕으로 인간의 살림살이에 대한 연구를 정립하는 것이다. 연구에 사용할 방법은 사고와 경험의 상호 의존에서 얻는다. 자료의 참조 없이 구성된 용어와 정의는 무의미하며, 우리 시각으로 재조정하지 않는 사실을 단순히 수집하는 것도 쓸모없다. 이 악순환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개념적 탐구와 경험적 탐구가 함께 발맞추어 진행되어야 한다. 또한 우리의 지속적인 노력을 위해 이 탐구의 여정에는 어떤 지름길도 없다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 나는 인간의 경제문제에 대한 그런 접근 방식에 기여하고 싶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의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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