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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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소스NAXOS 레이블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시리즈 제러미 시프먼 음악가들의 전기를 쓰는 이상적인 표현수단은 아직 만들어진 것이 없다. 하지만 그것을 만들기 위한 필수적 조건 한 가지는 음악을 직접 들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석이 딸린 해설로는 진짜 물건을 대신할 수 없다. 오늘날의 음악 애호가 가운데서도 악보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은 소수에 그치며, 악기(대개는 피아노나 기타)의 도움 없이 머릿속에서 음을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은 그보다도 훨씬 적다. 그런 점에서 CD의 발명은 음악 독자에게 하늘이 보낸 선물이다. 미술이나 문학 분야의 글을 쓰는 사람은 원문을 인용하든 화보를 복제해오든, 자신의 논지를 입증하기 위한 근거를 인용할 수 있었지만 음악에 관해 글을 쓰는 필자는 적절하지도 않은 언어적 묘사에 의존해야 했다. 그러다가 CDcompact disk가 출현했는데, 이것은 말 그대로 압축적compact이어서 책 표지 안쪽에 부착하기 쉬우므로, 음악을 어떻게 들려주는가 하는 문제가 그로써 해결되었다. 이 책의 경우, 우리는 작품 전체, 아니면 적어도 한 악장씩을 CD에 담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해야 CD를 본문의 참조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순수하게 듣는 즐거움을 위해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CD를 듣고 글을 읽든 간에, 본문과 음악이 서로 도움을 주기를 바란다. 이 책은 일반 독자를 상대로 쓴 것이며, 독자가 전문적인 음악지식을 갖고 있으리라고 전제하지 않는다. 이 책 내에서 음악적 해설과 전기적 서술의 비율은 대략 1:2 정도이다. 전문적인 음악 용어는 용어집에서 따로 다루었다. 음악은 흔히 보게 되는 것처럼 생애와 작품으로 별도로 구성된 항목이 아니라 독자들이 책을 읽어나가는 순서대로, 전기적 서술과 번갈아 나오는 일련의 “간주곡” 형식으로 소개된다. 따라서 독자들은 원한다면 전기 서술을 쭉 이어서 읽고 특별히 음악에 관련된 내용은 나중에 따로 들여다볼 수 있다. 어쨌든 이런 음악적 간주곡은 분석적인 글은 아니다. 그것은 베토벤의 작품에 대한 전반적이고 체계적인 검토 정도라고 보면 되고, 전기적 내용도 좀 담겨 있다. 독자들은 그런 부분도 원하는 방식대로 읽을 수 있지만, 그런 부분은 원래 그 앞의 전기 서술 부분(그 속에도 음악적 해설이 없지는 않다)에서 자연스럽게 도출되는 느낌이 나도록 배치되어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나는 많은 전기의 결점으로 지적되곤 하는 일종의 상상적인 장면 설정을 피하면서도 주인공들이 최대한 자기들 방식으로 자기들 이야기를 할 수 있게끔 해주고 소설 같이 생생한 느낌을 이 책에 부여하려고 노력했다. 이렇게 하면 그 어떤 주관적 “해석”보다도 등장인물과 그들의 시대의 초상을 훨씬 더 풍부하고 더 매혹적으로 그려낼 수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해석을 피할 수는 없다. 아직 해설에 가까이 가지도 않은 단계, 단순히 인용문을 선정하는 행위만 해도 해석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좀 더 수동적인 의미에서 본다면 그런 것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 또한 마찬가지다. 단순한 사실적 정확성 이상의 절대적 진실에 도달한다는 것은 전기에서는 불가능하다. 이 책은 그저 단순한 소개의 글 이상이 아니다. 하지만 혹시 운이 좋다면 이것을 계기로 하여 많은 사람이 그 누구보다도 위대한 작곡가이자 위대한 인간이라고 믿는 어떤 남자의 생애와 작품을 이해하기 위한 평생 동안의 여행이 시작될 수도 있다. >>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시리즈는 계속 이어집니다. 이후 출간 예정 시리즈 : 하이든, 쇼팽, 말러 등 루트비히 판 베토벤 1770~1827. 베토벤이 음악의 역사에서 차지하는 지위는 다른 음악가와 견주기 힘들다. 그가 없었더라면 음악계의 상황은 아주 달라졌을 것이다. 이 전기적 초상에서는 그의 거대한 인격을 드러내기 위해 충분한 길이의 음악을 언어와 혼합했다. 그의 인격은 섬약하기도 하고 호전적이기도 했으며, 코믹한 동시에 비극적이었고, 무엇보다도 음악가로서 감당하기 힘든 가장 큰 장애와 맞붙어 싸웠다는 점에서 영웅적이었다. 그 누구의 음악도 그의 것만큼 보편적이지 않다. 그 누구의 생애도 그만큼 영감을 주지 못한다. 또 거의 모든 작품이 열정적 투쟁의 산물이기도 하다. 플랑드르 출신의 음악가인 할아버지와 퀼른 궁정에서 테너가수로 일했던 아버지가 어린 베토벤의 선생님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모차르트처럼 베토벤을 신동으로 알려 공연으로 돈벌이를 하려했으나 결과는 변변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곡가로 자립하지 않고 궁정 연주자 시절을 거쳤던 청년시절 빈으로 유학을 떠나 하이든의 지도를 받았고, 그후 계속 빈에서 거주하며 피아노 연주자로 이름을 얻는다. 그리고 귀가 들리지 않게 되는 30세 무렵 그는 교향곡 1번과 2번을 초연했으며, 비창과 같은 유명한 피아노 소나타 작품도 내놓게 되었다. 그가 남긴 대부분의 걸작들은 모두 청력을 잃기 시작하면서부터 나왔다. 키가 작다는 것을 빼면 모든 면에서 거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