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 오은의 산문집. 2014년 10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시인 오은이 여러 매체에 쓴 글 가운데 모으고 버리고 다듬고 한 일련의 과정 속에 남은 이야기들을 발표 시기에 따라 차례로 정리하여 묶은 책이다. 크게는 한국일보와 경향신문이 두 축을 이루고 「대산문화」에 실린 산문도 한 편 섞여 있다. 원고 가운데 2016년 6월 1일 경향신문에 실린 '이유 있는 여유'는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한 권으로 묶인 이 분량의 3분의 1만큼, 근 100페이지 가까이를 한데 묶는 가운데 가감 없이 과감하게 버리기도 했다. 이는 시인 오은이 특별히 알뜰히 살펴온 것이 '마음'이라는 데서 그 단호함의 연원을 살펴볼 수도 있겠다. 마음을 부리는 데 있어 특히 거리를 가져야 할 '엄살'이라든가 '억지'라든가 '푸념'이 마음의 도량에서 조금만 수위를 높여도 시인은 제 글로부터 싸늘히 식은 마음을 가져버렸다. 마음. 마음이란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내 안에 있는 그것의 어려움, 타인이 만져주거나 말해주어야 들키고 알 것 같은 내 마음. 시인 오은의 산문은 그런 우리들의 마음을 좇는 이야기를 솔직하면서도 투명하게, 그러나 그의 특기인 말의 부림으로 우리 앞에 꺼내놓는다. 다독임은 나보다 힘이 센 사람에게 행하기보다 나보다 힘이 약한 사람에게 절로 하는 행위라 할 수 있다. "남의 약한 점을 따뜻이 어루만져 감싸고 달래다"가 다독임이라 할 때 이 책의 미덕 역시 그 지점에서 발휘된다고 할 수 있다. 다독임은 달램이다. 달램 이후의 방향성에는 저마다의 능동성이 요구되는 바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저자와 독자가 함께 읽고 함께 써나가는 몸으로 하나가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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