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섬세한 묘사, 절묘한 반전, 놀라운 결말로
독자의 마음을 뒤흔드는 미스터리!”
이십대 중반에 문단에 나와 꾸준하게 작품을 써 온 공민철 작가는 첫 소설집 『시체 옆에 피는 꽃』에 묶은 아홉 편의 추리소설을 통해 오늘날 우리 사회의 민낯을 생생히 드러내 보여주고, 멈춰 서서 그 의미를 다시 한번 새겨 보아야 할 사건들을 그저 어제의 일로 흘려 넘겨 버리는 우리들의 안일함을 폭로한다.
발표 시기에 관계없이 바로 오늘의 사건으로 다가오는 각각의 이야기들은 훗날까지도 우리 시대의 정확한 반영으로 두고두고 읽힐 것을 예감하게 한다. 예컨대 등단작 「엄마들」은 발표된 지 수 년이 지났지만, 아파트 단지라는 공간에서 작동하는 사람들의 욕망은, 얼마 전 한 드라마가 상기시켰듯 여전히 오늘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야기들을 읽어 가며 독자는 관계의 단절이 어떤 아픔을 불러오는지, 성범죄가 사람의 인격을 어떻게 말살하는지, 성장 환경이 범죄자를 필연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인지, 상투적인 말잔치들에서 빠져나와 작가와 함께 생각에 잠겨들 수밖에 없다.
작가는 학교폭력, 성범죄, 고독사 같은 오늘날 우리 사회의 아픈 단면들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면서 범죄라는 사건에 휘말리는 인간의 내면으로 파고들어간다. 뜨거운 사회적 이슈를 다루면서도 사회파 미스터리 장르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범죄에 휘말린 인간의 내면이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관찰하고 그러한 절망 속에서도 사람이란 존재는 피어나는 한 송이 꽃처럼 결코 꺾이지 않을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면서도 소설적 형상화라는 문학 고유의 어법을 잃지 않는다.
각 편마다 사실적인 사건과 섬세한 심리묘사로 독자의 호흡을 완전히 장악한 채, 절묘한 반전의 충격과 함께 사람과 사회를 향한 메시지를 떠안겨 주는 필치가 놀랍다. 배경과 사건과 사람과 마음의 결을 천연스럽게 그려내는 작가의 공교한 솜씨는, 마치 대리석 덩어리에서 이미 그 안에 든 천사의 상을 보고 그가 나올 때까지 불필요한 부분을 깎아내기만 했다던 미켈란젤로의 말을 연상하게 할 정도로 군더더기 없이 정확하게 독자의 마음속에 이야기 하나하나를 빚어낸다.
공민철 작가는 2014년 한국추리작가협회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후, 바로 다음해와 그 다음해에 연이어 한국추리작가협회가 가장 뛰어난 단편소설에 수여하는 황금펜상을 수상했다. 1989년생. 자신의 장르를 세우고 첫 책을 내는 이제 이립(而立), 삼십 세다. 백세 시대에 작가에게는 정년도 없다. 이런 이야기꾼들이 계속 글을 쓰는 한, 책의 멸종을 속단할 것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