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노벨상 수상, 욘 포세의 ‘대표작’
아름다운 시와 음악처럼 이어지는 몽환적인 소설
『3부작』은 「잠 못 드는 사람들」과 「올라브의 꿈」 그리고 「해질 무렵」 세 편의 중편 연작을 한 권으로 묶은 것이다. 이 작품은 2015년 북유럽문학 최고의 영예인 ‘북유럽 이사회 문학상’을 수상했다.
『3부작』은 세상에 머물 자리가 없는 연인과 그들 사이에 태어난 한 아기의 이야기이다.
욘 포세는 가난하고 비루한 그들의 삶과 죽음을 통해 소박하고 거룩한 사랑, 쓸쓸한 희망과 좌절, 사라지는 것들과 영원히 이어질 것들을 그의 특유의 문장에 담았다. 최소한의 인물과 대사, 현실이지만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아름답고도 서글프며, 신비하고도 섬찟하게 읽힌다.
단순한 이야기 구도로 보이지만 그 속에는 예술과 운명, 양심과 죄, 가족의 탄생과 소멸 등 삶의 굵직한 주제들이 퍼져 있다. 마침표가 거의 없거나 쉼표만으로 이어지는 문장들도 이채롭다.
“나는 완전히 내 고유의 방식으로 쓴다”
“그의 작품은 소설인가 시인가, 글인가 음악인가”
욘 포세의 작품은 그것을 처음 보는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만든다. 마침표와 구두점 없이 쉼표로만 이어진 텍스트는 작품을 하나의 문장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덩어리로 보이게 하고, 반복되어 사용되는 어휘와 구절은 소설을 자유시나 음악처럼 읽히게 만든다. 이는 다른 작가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그만의 독특한 글쓰기 방식에서 비롯된다.
욘 포세는 일찍이 음악을 접했고, 바이올린과 기타를 병적으로 연주했으며 록밴드 활동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16세 이후 음악을 그만두고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음악의 형식을 글쓰기에 적용했다. 이것이 고유한 구조와 수많은 반복을 지닌 독특한 글을 만들었다. 포세는 어휘, 문장 구조, 수사에서 무척이나 간결한 문장을 쓰는데, 동일하거나 유사한 어구를 반복하고 그 리듬을 살리는 수사법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불필요한 것이 제거되고 압축된 간결한 문장은 언급되는 것보다 언급되지 않은 것들을 우회적으로 강조하고, 이는 반복을 통해 그 의미가 강화되며 독특한 리듬을 만들어 낸다.
포세는 최소한의 인물과 최소한의 대사로 꾸며지지 않은 현실의 상황을 구현하며, 특별하지 않은 사람들의 자동적으로 행해지는 하루의 일과에서 인간 존재의 본질과 근원적인 고독을 포착해 소리, 리듬, 흐름을 가진 자신만의 문학적 언어로 표현한다.
“현대 노르웨이 소설의 정점.”
욘 포세가 7년에 걸쳐 한 권으로 완성한 세 편의 역작
『3부작Trilogien』(2014)은 욘 포세가 가장 최근에 발표한 소설 작품으로 「잠 못 드는 사람들Andvake」(2007)과 「올라브의 꿈Olavs draumar」(2012) 그리고 「해질 무렵Kveldsvævd」(2014) 세 편의 중편 연작을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것이다. 이 작품은 2015년 북유럽 문학 최고의 영예인 북유럽 이사회 문학상을 수상했다. 북유럽 이사회는 선정 사유에 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올해의 수상자인 포세는 그가 새롭게 창조해 낸 형식과 시공간을 넘나드는 내용들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 보여 준 더없이 좋은 본보기이다. 시적인 특질을 명료하게 담아 내고 역사에 대한 의식적이고 유희적인 자세를 더한 산문으로 전시대에 걸쳐 있으면서도 영원한 사랑의 역사가 이야기된다. 작가는 자신만의 매우 독특한 문학 형태를 일궈내는 약간 다른 능력을 지니고 있다. 세상과 역사에 맞서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통하여 성경의 기조와 기독교적인 계시가 담긴 운문이 긴장감을 만드는 요소와 시적 이미지와 결합되고 있다.”
『3부작』은 세상에 머물 자리가 없는 연인과 그들 사이에 태어난 한 아기의 이야기이다. 욘 포세는 가난하고 비루한 그들의 삶과 죽음을 통해 소박하고 거룩한 사랑, 쓸쓸한 희망과 좌절, 사라지는 것들과 영원히 이어질 것들을 그의 특유의 문장에 담았다. 아름답지만 비극적이고, 신비하지만 섬뜩하다. 한 편의 긴 시처럼, 음악처럼 이어지는 이 작품 속에서 우리들은 운명과 예술, 죄악과 양심, 가족과 탄생, 소멸 등 인간과 삶을 이루는 굵직한 질문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