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10년째 파리와 목동을 오가는 고서 사냥꾼의 탐험기. 시험 날 하루, 그 순간에 갈리는 인생이 싫어 제도와 모순의 해법을 찾아 파리로 떠나다. 주변 어디에도 수능 성적이 모의고사보다 잘 나왔다는 이야기는 없다.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면 다시 시험을 치든가, 혹은 들어간 대학을 다니며 편입을 계획한다. 그렇게 학교를 나온다고 해도 달라지는 건 없다. 졸업, 입사, 승진까지. 매 과정 시험과 마주한다. 우리 인생은 그 하루 그 순간으로 갈리는 걸까. 저자는 시험이라는 제도를 뒤집어 보며 생각을 가다듬고 싶었다. 어째서 그런 시스템이 생길 수밖에 없었는지, 이대로 순응하며 살아야 하는지 알기를 원했다. 답을 찾기 위해 사회학으로 진로를 바꾸고 파리로 떠났다. 근대 혁명의 시작점에서 위대한 사상가들의 길을 따라 걸으면, 고민하고 좌절했던 혁명가들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프랑스에서도 쳇바퀴 도는 삶이 오늘도 어제같이 되풀이 하고 있었다. 한군데만이라도 불러주길 바라며 하루 수십, 수백 통의 이력서를 보냈지만 청춘에게 유효한 건 한 달에 88만원도 안 되는 577.50유로의 급여가 책정된 인턴 계약서뿐이었다. 염가에 팔려 나가는 친구들의 미래, 개인이 알아서 살 길을 찾아야 하는 교육 시스템 사이에서 다시 고분고분해지는 스스로를 원망했다. 책 속에는 얼핏 자유, 평등, 박애의 정신이 새겨진 파리의 시간 여행이 담겨 있다. 파리만이 지닌 낭만적인 이야기도. 그러나 그 여정은 썩 유쾌한 결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파리의 이지러진 모습이 조금씩 드러난다. 1789년 혁명이 남겨놓은 부스러기들은 21세기 변화의 외침을 막고 있다. 과연 불합리한 사회 시스템, 모순덩어리 제도의 해답은 없는 걸까. 비슷하면서도 다른 파리와 서울. 냉엄한 현실의 벽은 어디든 존재한다. 한때 가슴 설레게 한 파리가 비록 저자에게 처연한 얼굴로 비쳐졌더라도, 내일을 위한 목동의 꿈은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