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한국 과학기술의 첨단 기지
KIST 유럽연구소
1. 2016년, 연구소 설립 20주년을 맞이한 KIST Europe
‘KIST유럽’은 대한민국 최초의 정부출연기관 해외 연구소이다. 초대 소장 이춘식 박사를 비롯해 한국 KIST 본원과 정부의 노력으로 설립 사업이 추진되어 1996년 2월 16일 독일 자를란트(Saarland) 주 자르브뤼켄(Saarbr?cken) 시에 위치한 자를란트 대학 내 창업보육센터(Starterzntrum) 34번 건물에서 개소식과 함께 역사적인 행보의 첫발을 내딛었다. 연구소가 위치한 독일의 자르브뤼켄은 프랑스, 룩셈브루크, 벨기에와 인접하여 유럽 본부로서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추었으며, 여기에 더해 주정부, 대학 및 연구기관의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전통적인 환경산업 진흥 정책 및 중견 기업체의 강력한 협력 의지가 높았다. 또한 대학 및 관련 연구기관과 인접한 입지여서 국내 기업 진출 시 확장 가능성이 높은 곳이었다.
1-1 KIST유럽 설립 핵심 배경
연구소 설립의 핵심 배경은 ‘해외 원천기술의 전략적 활용’이었다. 우수한 원천기술 개발 및 획득과 직결된 선진기술의 전략적 이용은 매우 중요한 국가적 과제였지만 기존의 소극적인 방법으로는 이 과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선진기술의 원천지로 직접 진출해 적극적인 국제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했다. KIST유럽의 개소는 세계화 전략의 일환으로 선진기술 현장에 직접 진출하여 선진국의 기술, 인력, 정보를 현지에서 활용하는 연구개발 활동이 요청되던 적기에 이루어졌다. 특히 유럽이라는 공간은 첨단기술을 주도하는 미국, 일본 중심의 기술패권주의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였고 오늘날 최고의 과학 강국인 미국을 만든 원천기술지였다. 게다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블록화되는 EU라는 상징성을 가진 지역에 현지 연구 법인을 설립한다는 것은 선진국 기반기술에 당당하게 접근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한다는 뜻이어서 의미도 남달랐다.
1-2 연구소 설립의 기본철학
첫째는 독일 및 EU 현지의 첨단·원천기술들을 획득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둘째는 독일·EU·동유럽 국가와의 기술 교류 및 공동연구를 위한 거점을 확보하고, 셋째는 한국 기업들의 중간 진입기술 개발을 촉진하고 지원하는 것이다. 20년이 지난 지금에도 이러한 철학은 변하지 않고 일관되게 지켜지고 있다. 이 철학 안에는 ‘EU 현지연구’와 ‘한국기업 유럽 진출 지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가 모두 들어 있다. 2015년 이후 재정립된 KIST유럽의 비전이 ‘출연연 및 산업계의 EU 진출을 지원하는 개방형 연구 거점 기관’이며 핵심 전략이 개방형 연구와 산업계 지원으로 정리된 것도 이러한 설립 철학의 일관성을 지켜온 까닭이다.
2. 뿌리 깊은 연구소를 향한 20년, 과학 한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첨단기지
공공부문 유일의 유럽 내 과학기술 연구소로서 현지 인프라 및 협력 네트워크를 통하여 산학연을 위한 협력 거점을 제공하고 있는 KIST유럽은 2015년에 새롭게 정립된 비전(‘출연연 및 산업계의 EU 진출을 지원하는 개방형 연구 거점 기관’)을 선포하였으며 이에 대한 기대효과는 한창 상승 중이다. KIST유럽 연구 인프라를 국내 출연(연)에 개방하여 공동 활용, 방문 연구 및 인력 교류 프로그램 등으로 발전시키는 것은 연구소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중요한 과제이다.
아울러 글로벌 개방 혁신을 이룰 연구소로서 KIST유럽 발전 방안 모델로 등장한 것은 바로 ‘개방형 연구 플랫폼(Open Research Platform) 구축’이다. 개방형 연구 플랫폼은 국내 출연연, 대학 및 기업에 개방된 유럽 연구 거점을 제공하여 다양한 연구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며, 유럽의 선진 연구역량을 신속히 습득하고 유럽 현지의 우수 연구 집단과 우리의 대응 연구 집단 간의 협동연구를 지속적으로 중계하는 전략으로, 이를 통해 선진 지식 및 연구역량이 국내로 이전될 수 있는 통로를 구축하는 한편 현지 다자협력 및 국제 기구에 지속적으로 참여하여 최우수 연구 네트워크에 진입할 수 있는 전략이다. 개방형혁신의 문화가 세계적으로 대세가 되기 전부터 생존과 변화, 성장을 위해서 나름의 방법을 동원했고, 이제 개방형 연구라는 길을 걸어가고 있는 KIST유럽. 살얼음판 위를 걷는 심정으로 보낸 시간을 지나 이제 다시 해외 유일 연구 거점기지로 개방하고 확장하려고 다시 도전하며 가고 있는 KIST유럽. 누군가는 이 도전을 무모한 도전이라고 할지도 모르고, 또 다른 누군가는 출연연구기관이라면 반드시 가야 할 길을 먼저 걸어 무한 확장시킨 도전이라고 할지도 모른다. KIST유럽이 지금 내딛는 이 개방과 혁신의 발걸음이 훗날 다른 모든 연구기관이 해외 진출과 허브, 거점 연결, 개방과 혁신이라는 단어를 맞닥뜨려 길을 잃고 헤맬 때 든든한 길잡이가 되기를 바라는 바람일 것이다.
과학한국 미래의 꿈을 키운 20년 Story 발간
연구소 설립 20주년을 앞둔 2015년 7월, 20년 스토리 편찬위원회 구성과 함께 구체적인 기획에 돌입하였다. 20년의 역사를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는 단순 정리의 개념을 넘어 연구소의 존재와 가치를 보다 적극적으로 알리고 공유할 필요가 있다는 방향에 따라 단순한 ‘社史’가 아닌 ‘헤리티지 단행본’ 형태로 출간할 것을 결정하였다. 1년여의 시간 동안 연구소 관계자, 작가, 출판 기획자 등이 방대한 자료를 정리하고 족적을 남긴 많은 연구자들을 인터뷰하며 마침내 한 권의 책으로 세상에 선보일 수 있게 되었다. 사진 자료 50GB, A4 문서자료 30,000페이지 등이 편집 자료로 활용되었다.
한국 KIST 본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존재와 활동 내역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KIST유럽 20년의 정리는 국가 설립 연구소의 가치와 필요성, 그리고 발전적 비전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이를 통해 과학 선진국과 경쟁해야 하는 ‘과학한국’의 현주소와 숙제가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