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 없는 일

김혜지 · 소설
27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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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지의 첫 소설집. 10년간 광고회사의 카피라이터로 일하던 그는 15초 남짓으로 흘러가던 ‘속도의 세계’에서 더 오래 바라보고 느리게 담아내는 ‘소설의 세계’로 몸을 틀었다. 느리지만 무거울 펜으로 김혜지가 처음 만든 이야기는 학교 폭력에 시달리는 청소년의 이야기(등단작 「꽃」)였다. 작가는 세상의 ‘대세’들과 같은 속도로 나아가지 못하고, 그들이 지닌 삶의 처세를 익히기 힘들고, 그들 같은 결과를 낼 수 없는 이들을 본다. 요령은 없고 다만 최선을 다할 뿐이라 생의 요철 앞에 어쩔 줄 몰라 하고 말문이 막혀 버린 이들의 목소리를 상상한다. 각자의 속도대로 성실하게 달리지만 순식간에 고꾸라지거나 자꾸만 뒤처지는 사람들의 이상하고 슬픈 걸음에 대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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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언니 7 그녀가 「오, 사랑」을 부를 때 41 지아튜브 103 꽃 113 아가야, 어서 오렴 139 나쁜 피 177 제주행 213 작가의 말 251 작품 해설 우리의 최선이 우리를 해치지 않도록_이지은(문학평론가) 255 추천의 글 271

출판사 제공 책 소개

“대가 없이 주어지는 건 없어.” 간신히 꿈꾼 것은 악몽이 되고, 벗어나려 디딘 발이 다른 발을 넘어뜨릴 때 꿈에서 깨어난, 넘어진 곳을 돌아본 이들이 천천히 부르는 노래 같은 고백 2019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김혜지의 첫 소설집 『대가 없는 일』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김혜지는 ‘작가의 말’을 통해 “생의 일들에 제대로 된 우선순위를 두기 위해 오래 다닌 회사를 나왔다”고 밝힌다. 10년간 광고회사의 카피라이터로 일하던 그는 15초 남짓으로 흘러가던 ‘속도의 세계’에서 더 오래 바라보고 느리게 담아내는 ‘소설의 세계’로 몸을 틀었다. 느리지만 무거울 펜으로 김혜지가 처음 만든 이야기는 학교 폭력에 시달리는 청소년의 이야기(등단작 「꽃」)였다. 작가는 세상의 ‘대세’들과 같은 속도로 나아가지 못하고, 그들이 지닌 삶의 처세를 익히기 힘들고, 그들 같은 결과를 낼 수 없는 이들을 본다. 요령은 없고 다만 최선을 다할 뿐이라 생의 요철 앞에 어쩔 줄 몰라 하고 말문이 막혀 버린 이들의 목소리를 상상한다. 각자의 속도대로 성실하게 달리지만 순식간에 고꾸라지거나 자꾸만 뒤처지는 사람들의 이상하고 슬픈 걸음에 대해 쓴다. 작가가 무척이나 오래 돌본 이야기들을 읽으며 우리는 그의 눈과 손이 닿은 곳을 한 번 더 보게 될 것이다. 『대가 없는 일』에 수록된 일곱 편의 소설을 따라 읽는 일은 고꾸라진 이의 무릎에 묻은 흙을 털어 주고, 뒤처지는 이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일에 다름 아닐 것이다. ■신음과 울음 사이에서 침묵하기 김혜지가 주목하는 인물들은 ‘세상’과 ‘나’ 사이에서 휘청이는 이들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정상속도’ 혹은 ‘정상인 상태’가 되고 싶은 이들과, 남들이 말하는 정상보다는 ‘오롯한 나’이고 싶은 이들. 그러나 두 갈래의 소망 모두 자꾸만 좌절되는 이들이 소설집 『대가 없는 일』에는 등장한다. 수록작 「아가야, 어서 오렴」의 주인공인 ‘현주’는 회사에서 유일하게 출산 계획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상사에게 눈총을 받으며, 동시에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임신 때문에 괴로운 난임 시술을 끝없이 시도한다. 현주의 고통은 오롯이 생생하지만, 어렵지 않게 임신하고 출산한 친구들은 육아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비혼인 친구들은 이 시대에 왜 사서 고생이냐는 듯한 눈빛을 보내온다. 결국 현주가 마음 둘 곳은 비슷한 처지의 여자들이 모인 곳, 인터넷 난임 카페뿐이다. 반면 「그녀가 「오, 사랑」을 부를 때」의 주인공 ‘진희’는 시나리오를 전공한 대학 시절 동경하고 따르던 선배 ‘은주’와의 추억을 회상한다. 쓰는 일도 사는 일도 ‘보통’, ‘무난’, ‘정상’ 등의 말들과는 거리가 멀던 날들. 글은 더디 쓰이고 돈도 제대로 받지 못하던 날을 떠올리게 된 데는 무엇보다 은주의 죽음이 있다. 타인에게 속고 자신을 의심하며 아무도 사랑하지 못하게 되었던 ‘나’와 그래서 포기했던 ‘쓰기’를 다시 붙들려고 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는 보통 사람처럼 살지 못해도 쓰는 일을 가장 사랑했던 어느 선배다. 작가는 저마다 아주 간절히 바라는 것이 있는 인물들의 울음이 터지는 순간을, 혹은 울음이 삼켜지는 순간을 바라보려 한다. 어떤 이들이 꿈꾸는 것이 어리석은지 어리숙한지 판단하기 이전에, 말소리 밑에 나직이 깔리는 것이 신음인지 울음인지, 혹은 그 무엇도 아닌 다른 소리인지 듣기 위해 귀 기울인다. ■변명과 비명 사이에 숨은 감정들 묵묵한 고통을 담아낸 소설들이 있는 한편, 『대가 없는 일』을 구성하는 또 다른 목소리들이 있다. 이들은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은 채 자신을 그대로 발설한다. 자신을 방어하고 변명하며 상대를 꼬집고 공격하려 하지만, 스스로 망설이고 마는 순간이 있다. 그들의 새되고 볼멘 목소리 사이에 웅크린 것은 무엇일까? 「지아튜브」는 키즈 유튜브 채널 ‘지아튜브’의 주인공 ‘지아’가 막내 작가로 일했던 ‘희진 언니’에게 보내는 편지다. 희진 언니는 ‘유명 키즈 유튜브 채널, 지아튜브의 진실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인터넷에 글을 썼다. 그 결과 지아는 가족의 사업이던 유튜브 채널을, 엄마 아빠의 사랑을, 친구들의 부러움을 잃었다. 지아는 희진 언니에게 지아튜브를 돌려내라고 화를 내지만, 그 사이의 어떤 진심을 숨기지는 못한다. 지아야, 찍기 싫으면 안 찍어도 돼, 하던 희진 언니의 목소리를 떠올리는 순간만큼은. 「언니」의 주인공 ‘은영’은 육아 인플루언서 ‘주희’와 만나던 첫 순간부터 돌이킬 수 없이 어그러졌던 순간을 어느 영화의 내레이션처럼 차분히 털어놓는다. 그러나 그 목소리로 재현되는 장면들은 생의 어느 때보다 드라마틱하다. 무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람에게 단짝으로 선택받는 순간, 그와 함께 평소에 누릴 수 없는 것들을 누리고 타인의 시선을 받는 순간, 그러다가 한순간에 느끼는 격차와 배신감. 주희를 동경하고, 닮고 싶어 하다가 은영은 보이지 않는 계정 뒤에 숨어 그를 공격하기에 이른다. 「지아튜브」 속 지아의 목소리가 내 걸 돌려내라고 지르는 비명처럼 들린다면, 「언니」의 은영이 내뱉는 목소리는 그래서 그만 제가 그랬어요, 하는 변명에 가깝게 들리기도 한다. 다만 서로 다른 상황에 처한 두 여자의 긴긴 고백에는 공격한 자와 공격당한 자를 가릴 수 없는, 편지를 받을 이와 보내는 이가 나누었던 기묘한 감정이 있다. 사랑과 배신감이 함께이고 미움과 고마움이 함께인 이름 붙일 수 없는 감정들. 작가는 편지를 이루는 한 줄 사이 사이에 그런 것들을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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