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로 칼비노의 문학 강의

이탈로 칼비노
31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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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_에스더 칼비노 이탈로 칼비노 연대기 작가 연대기 참고문헌 1강 가벼움 2강 신속성 3강 정확성 4강 가시성 5강 다양성 부록_시작과 끝에 대하여 후기_조르조 만가넬리 인용 출전 옮긴이 후기 인명 찾아보기

출판사 제공 책 소개

환상문학과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이탈리아 문호 책, 출판, 문학을 사랑했던 이탈로 칼비노의 유작 문학의 미래에 부치는 미완의 강의록 1984년 6월 6일 이탈로 칼비노는 이탈리아 작가로는 최초로 하버드대학의 유서 깊은 문학 강의(‘찰스 엘리엇 노턴 시학 강의’, 이하 노턴 강의)를 맡아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1926년에 시작된 노턴 강의는 전통에 따라 한 학년도 동안 여섯 번의 강의로 진행되며 주제 선택은 강연자의 자유이다. 칼비노는 뉴 밀레니엄을 15년 남겨 둔 시점에서 “2000년에도 보존되어야 할 몇 가지 문학적 가치”를 강의 주제로 선택한다. “문학과 책이 처할 운명에 끊임없이 의문이 제기”되던 시기였다. 칼비노는 여섯 강의 중 다섯 강의의 원고를 작성하고 미국행을 얼마 남겨 두지 않은 1985년 9월 6일 뇌출혈로 쓰러진 후 일어나지 못했다. 강의도 이뤄지지 못했다. 강의 원고는 타자 원고 그대로 수습되어 1988년 가르찬티 출판사에서 초판이 출간되는데, 부인 에스더 칼비노가 서문을 썼다. 작가의 돌연한 죽음으로 생전에 손수 정리 및 교정되지 못한 원고, 인터뷰 기사, 기고문, 편지 등을 묶고 연구하고 평가하는 작업은 차차 이뤄진 듯하다. 이탈리아 최대 출판사인 몬다도리가 펴내는 세계문학 전집 <이 메리디아니> 제1권 『이탈로 칼비노, 에세이 1945~85』에도 칼비노의 노턴 강의 원고가 수록되었다. 1991년에는 같은 전집의 한 권으로 칼비노의 『장단편소설집』이 출간되는데, 이 소설집에는 당시 현대문학 연구자들이 작성한 ‘이탈로 칼비노 연대기’가 실렸다. 몬다도리는 1993년 칼비노의 강의 원고를 단독 단행본으로 펴내면서 칼비노의 문학세계를 함축적으로 내보이는 이 책에 걸맞도록 흩어져 있던 ‘작가 연대기’와 ‘초판 서문’을 한데 모으고, 이전에 수록하지 못한 강의 원고 한 편과, 강의 원고에 대한 해제 성격을 띠는 문학평론가 조르조 만가넬리의 논문까지 수록했다. 한국어판에는 이탈로 칼비노를 한국에 알리는 데 힘쓴 이현경 선생님의 후기도 실어 이 책과 칼비노의 문학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했다. 과학자 집안의 미운 오리 새끼 시대의 진폭 속에서 다르게 사유한 작가 강의를 여는 말이 되었을 책의 짤막한 첫머리에서 칼비노는 다음과 같이 지난(당시에는 지금) 천년기를 정의한다. “이제 문을 닫기 시작하는 지금의 천년기는 서양의 근대 언어들뿐만 아니라, 이 언어의 표현적·인지적·상상적 가능성들을 탐색한 문학이 탄생하고 확장한 기간이었다. 또한 책의 천년이었다고도 할 수 있는데, 책이라는 매체가 우리에게 친밀한 형식을 취한 시기이기 때문이다.”(p.77) 칼비노는 1923년에 태어나 예순두 해의 삶을 영위한 20세기 인물이다. 과학자 집안에서 장성해 유일한 문학가인 자신을 미운 오리 새끼라고 여겼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 소설을 읽고 유머 잡지를 즐겨 보고 영화에는 푹 빠져 지냈다. 단편, 시, 희곡을 지었으며 희곡작가가 되는 게 꿈이었다. 고교 재학 중에 2차대전이 발발하면서 서서히 정치적으로 각성해 갔다. 1944~45년에는 이탈리아공산당이 조직한 유격대에 자원 입대하여 나치 파시스트에 맞서 싸우는 여러 전투에 참가했고, 이탈리아공산당의 지역 기관지에 활발히 기고했다. 종전 후 귀환병에게 주어진 혜택을 이용해 전공을 문학부로 옮겨 졸업했다. 칼비노는 “나는 전쟁 중에 지적으로 성숙해졌습니다”라고 술회한다. 출판사와 잡지에 꾸준히 투고하면서 ‘문학 공부’를 제대로 시작했다. 1946년 12월, 첫 소설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을 완성했다. 첫 소설은 이듬해 10월 에이나우디 출판사에서 출간되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 칼비노는 투고하던 출판사에서 책을 내고 입사까지 하여 당대 여러 분야 지성들과 교류하며 책을 만들었다. “내 인생의 대부분을 내 책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책에 바쳤어요. 출판업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탈리아에서 아주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나는 만족합니다. 그리고 이탈리아 출판계의 모범이 되었던 에이나우디 출판사에서 일한 것은 적잖이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p.29) 주로는 단편을 발표하고, 드물게 장편을 쓰면서 문예·정치·영화 잡지에 기고하고, 출판 프로젝트를 이끄는가 하면, 새로운 소설에 대한 평론을 쓰는 등 작가·편집자·문학 평론가로 활동했다. 리얼리즘 경향의 소설들을 발표하던 중 1951년 여름 “거의 단숨에 『반쪼가리 자작』을 집필한다.” <우리의 선조들> 3부작으로 불리게 되는 연작의 첫 작품이다. 1956년 이후로는 정치적으로 공산주의와도 결별한다. 같은 해 11월 『이탈리아 민담집』 출간을 계기로 참여 지식인의 모습과 대조된다는 평가와 함께 ‘우화 작가’의 이미지를 얻었다. 이듬해 『나무 위의 남작』을, 1959년에 『존재하지 않는 기사』를 펴내며 <우리의 선조들> 3부작을 완간했다. 이로써 리얼리즘 계열 문학이 주름잡던 세계 문학 판도에 한 획을 그으며 현대문학과 환상소설의 거장(보르헤스, 마르케스와 함께)으로서 명성이 높아진다. 그런 후에도 당대 문학의 핍진한 세계관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없었던 칼비노는 새로운 실험을 멈추지 않았다. 1960년대 들어 활동 반경이 더욱 넓어지고, 과학에 더 관심을 기울이며, 프랑스의 울리포(‘잠재 문학 작업실’, p.48) 그룹과 교류가 활발해졌다. 이 시기에 “기상천외하고 역설적인 희극성(항상 유희와 동일시되는 것은 아니다)에 대한 취향, 과학과 언어 조합 기술에 대한 관심, 실험주의와 고전성이 공존하는 문학에 대한 장인적 사고”를 실험하는, 『우주 만화』 『티 제로』로 묶이게 될 단편들을 꾸준히 발표했다. 칼비노는 문학가 이력의 정점에 이른 1981년 프랑스의 정치·경제·문화 등의 발전에 공적이 있는 사람에게 수여하는 최고 권위의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내 작업의 대부분은 무거움을 제거하는 것이었다” 언어와 문학의 실험을 멈추지 않았던 칼비노의 문학세계 칼비노가 노턴 강의록에 붙인 제목은 ‘다음 천년기를 위한 여섯 가지 메모’다. “2000년에도 보존되어야 할 몇 가지 문학적 가치”를 가벼움, 신속성, 정확성, 가시성, 다양성, 일관성이라는 여섯 가지 주제어에 담고자 했다. 강의(책의) 순서는 “칼비노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순서”대로 결정되었다(옮긴이 후기). 첫 강의의 주제를 ‘가벼움’으로 선택한 이유는 글의 첫머리에 밝혀져 있다. “픽션을 쓴 지 40여 년의 세월이 지나고 나니, 여러 길들을 탐색하고 다양한 실험을 해보고 나니, 그동안 실행한 내 작업에 대한 총체적인 정의를 해야 할 시간이 찾아왔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내 작업의 대부분은 무거움을 제거하는 것이었다고. 나는 때로는 인간의 모습에서, 때로는 천체에서, 때로는 도시에서 무게를 제거하려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야기의 구조와 언어에서 무게를 제거하고 싶었다.”(p.81) 칼비노는 당대의 문학 사조에 기꺼이 투신할 수 없었다. 2차대전 종전 후 이탈리아에서는 네오리얼리즘이 문학은 물론 예술 전반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전 유럽의 상황이 비슷했다. 전후 청산과 복구의 방편이 네오리얼리즘이 되었건 사회주의 리얼리즘이 되었건 다큐를 찍듯 현실을 냉엄하게 직시해야 할 의무가 모든 젊은 작가들에게 주어진 정언명령이었다.  첫 소설을 비롯한 칼비노의 초기 소설은 리얼리즘의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자신이 겪은 삶의 사건들과 “나의 글쓰기에 생명을 불어넣길 바랐던 재빠르고 예리한 민첩성 사이에 뛰어넘기 힘든 틈이 벌어져 있다는 사실”을 곧 깨달았다. 이 틈을 마주하는 어떤 순간에는 세상이 돌로 변해 가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마치 메두사의 냉혹한 시선을 피하지 못해 돌로 변한 듯 말이다. 논지를 여기까지 풀어 간 칼비노는 다른 주제의 강의보다 ‘가벼움’을 다루는 1강에서 가장 많은 고전 작품을 예시로 들며 고대 문학과 이탈리아 문학의 전통 안에서 ‘가벼움’의 가치를 입증하려 한다. 그 편폭은 시간적으로는 고대 그리스 신화와 철학에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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