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맥킨지 추천 경제 경영 도서★
공급망 위기, 물가 상승, 패권 전쟁의 진짜 원인 ‘원자재’
그 중개자들의 ‘얼굴’을 공개하다!
삼성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배터리는 국산이지만 재료는 모두 수입이다. 현대자동차의 모든 자동차 역시 수입 철광석과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당신은 글렌코어, 트라피구라, 비톨이란 이름을 들어 봤는가? 이반 글라센버그, 마크 리치라는 이름을 들어 봤는가? 물론 생소할 것이다. 글렌코어, 트라피구라, 비톨은 세계 3대 원자재 중개 업체다. 이반 글라센버그는 글렌코어의 CEO, 마크 리치는 글렌코어의 전신인 마크리치앤드코의 창업자이자 ‘석유 왕’으로 일컬어지는 전설적 중개자다. 삼성과 현대 뒤에 이들이 있는 셈이다.
원자재 중개 업체와 중개자의 세계를 다룬 《얼굴 없는 중개자들》은 한국어판 발매 이전부터 이미 언론에 소개된 책이다. 공급망 위기와 물가 상승, 패권 전쟁 등의 원인 중 하나인 원자재 중개 업체와 중개자를 조명한 ‘첫 책’이라 그럴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를 거쳐 블룸버그뉴스까지 20여 년간 원자재 전문 저널리스트로 활약한 하비에르 블라스와 잭 파시는 수많은 취재와 인터뷰, 비밀문서 분석 등을 통해 원자재 시장과 중개자의 모든 것을 공개한다. 그렇게 드러난 원자재 중개 업체는 비상장 체제와 조세 피난처를 통한 거래, 독재국가와의 비밀 거래 등 철저히 자신들의 모습을 숨기면서 어마어마한 수익을 독차지하는 존재였다.
오로지 돈과 권력을 위해 세계를 누비는 원자재 중개자들의 무시무시한, 불법과 합법 사이를 줄타기하는 현장으로 떠나 보자. 우리의 삶을 조종하는 그들의 진짜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 마치 스릴러 영화의 진범 얼굴을 본 것 같은 짜릿하고도 소름 끼치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우리 삶을 좌지우지하는 원자재 중개 업체의 탄생과 현재
그리고 그들이 끝까지 숨기고 싶어 했던 비밀
《얼굴 없는 중개자들》은 먼저 원자재 중개 업체의 시조인 루트비히 제셀슨, 테오도어 바이서, 존 H. 맥밀런 주니어를 소개하면서 현재 세계 3대 원자재 중개 업체인 글렌코어, 비톨, 카길 탄생까지의 원자재 중개 업계 흐름을 총 13장에 걸쳐 소개한다. 그렇게 리비아 ‘아랍의 봄’ 뒤에 있었던 비톨, (알루미늄 확보를 위해) IMF 대신 1980년대 자메이카에 자금을 지원해 정권을 바꾼 마크리치앤드코, 푸틴 장기 집권의 숨은 공로자인 군보르에너지 등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이 누구와 어떻게 거래했는지, 그 거래가 미친 영향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다.
취급하는 자원이 다르고, 국적과 언어 그리고 인종이 다른 원자재 중개자의 공통점은 선악의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오로지 이익만이 기준이다. 그렇기에 자신들의 ‘얼굴’을 철저히 지우고 중개에 임한다. 왜 그럴까? ‘떳떳하지 않은’ 중개일수록 이익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선악에 흔들리면 큰 이익을 얻을 수 없기에.
이 책의 내용이 단지 자메이카와 러시아만의 이야기일까? 우리나라 역시 이들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젠 ‘공급망 위기’, ‘공급 부족’이라는 용어는 너무나도 친숙하다. 원자재 수입이 끊기면 한국 경제는 모든 공장과 가게가 멈춰 선다. 우리 식탁의 절반 이상이 사라진다.
이 책을 위해 블라스와 파시는 비상장으로서 공개 의무가 없는 원자재 중개 업체의 재무 상황, 그들의 자회사 상황과 지배 구조, 거래 방식 등을 상세히 해부한 수천 쪽의 자료를 수집해 분석했다. 그리고 20여 년간의 취재와 실제 원자재 중개 업체 경영자 인터뷰 내용까지 실었다. 당연히 원자재 중개 업체와 중개자가 끝까지 숨기고 싶어 했던 내용들이다.
원자재 중개 업체 대부분은 개인회사다. 즉, 주식회사만큼 경영 정보를 공개할 필요가 없다. 또한 이들은 자신들만의 월등한 정보력을 무기로 여기니 회사 정보를 최대한 비밀로 유지하려 온갖 방법을 동원했을 테다. 이안 테일러가 2020년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쯤, 우리는 책을 쓰기 위해 그를 만났었다. 그는 우리에게 대놓고 말했었다. “경고하는데, 책 쓰지 않길 바랍니다.”
- “들어가며” 중에서
착한 소비를 하고 싶다면,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하고 싶다면,
브라질에 비가 와서 스타벅스 주식을 사기 ‘전에’ 읽으라!
요사이 화두인 착한 소비, 지속 가능한 경영, ESG라는 요즘 트렌드의 대척점엔 원자재 중개 업체가 있다. 그들은 기후변화의 원인인 석유와 석탄으로 큰돈을 벌고, 독재와 아동노동으로 인해 탄생한 면화와 원두를 거래하기 때문이다. 당신이 착한 소비 혹은 윤리적 소비를 하고 싶다면, 윤리적 경영을 실천해야 하는 경영자라면 글렌코어나 카길이 어떤 곳이고, 이반 글라센버그가 어떤 인물인지 알아야 한다.
윤리적 문제뿐만 아니라 투자 측면에서도 그들을 알아야 한다. 《브라질에 비가 내리면 스타벅스 주식을 사라》라는 책이 있다. 그런데 브라질에 비가 내리면 가장 먼저 움직이는 이들은 누구일까? 주식시장과 투자자가 아닌 원자재 중개 업체일 것이다. 그 누구보다도 빠르게 원두를 사들여 원두 가격을 조종할 테니 말이다. 어쩌면 스타벅스 주가는 브라질의 비보다 원자재 중개 업체에 달렸다.
우리의 삶을 진짜로 조종하는 이들은 청와대도 삼성도 구글도 아닌 ‘얼굴 없는 중개자들’인 셈이다. 그들에 대해 제대로 알지 않는 한 윤리적 소비도, 성공적 투자도, 지속 가능한 미래도 불가능하다. 우리가 ‘얼굴 없는 중개자들’의 얼굴과 마주해야 하는 이유다. 그들에 대해 가장 노골적이고 집요한 신상 정보가 담긴 유일한 책이 바로 《얼굴 없는 중개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