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김시동 시에 전반적으로 흐르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환경파괴로 인한 영향으로 파생된 집단 이주민의 고통이다. 그의 상처는 더 나아가 공단으로 흘러들어온 타국의 값싼 노동자들과 불법체류자들의 고충이 뒤섞여 새로운 정한(情恨)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것은 시인이 살아온 내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쉽게 아물지 않을 것이다. 독자는 김시동 시인의 시에 드러난 집단 이주자 또는 실향민의 새로운 상처의 흐름을 엿볼 좋은 기회이다. 이보다 더 큰 실향민의 상처가 남북으로 단절된 실향민이라면, 강도는 약하나 개인사적으로 볼 때 그에 뒤지지 않은 상처이다. 고통 옛 정자 팔부 능선에 앉아 옛 전설을 입고 살아가니 오가는 미물도 솔향기도 찾아오는 것이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고 봄이면 송홧가루 산벚꽃도 흐드러지게 날리고 피는 것도 그대로입니다 솔잎 사이로 간간이 눈치 보는 안동호는 아무리 봐도 객인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내 여기 서서 오가는 행인들 말벗 하자니 모두가 이별의 원망의 눈빛이고 샘솟는 그리움도 모두가 갔으니 이별도 그리움도 내 화답하지 못하고 뜬눈 세워 새벽이슬만 드리니 마음이 아픕니다 그리고 노을 진 눈으로 떠나가는 당신의 뒷모습 보니 숙연해지는 이 몸 가슴이 여미어 오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동무 생각」 부분 인간은 더 많은 생산과 더 많은 욕망의 이빨을 드러낸 채 풍요를 요구한다. 그에 따라 이 지구상에 수많은 댐과 수많은 원전이 건설되고 있고 그에 따른 환경파괴도 점점 커지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후쿠시마 원전의 재해는 전 국가적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 피해는 강의 지류를 막는 댐 건설보다 수백 배, 수천 배 더 클 것이다. 인간의 이기적 대량생산은 인간의 욕망에 기인함을 알고 있다. 환경이 파괴됨에 따라 수많은 동식물이 기형적인 형태로 재생산되어 인간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이제 환경문제는 김시동 시인이 아파하고 그리워하는 실향의 아픔을 뛰어넘어 전 지구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사안이다. 『눈물은 나의 연봉』은 수몰민의 개인사적인 그리움의 상처뿐만 아니라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과 자연 파괴로 인한 사회적 문제까지 아우를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김시동 시인의 다음 시집이 기대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