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찍고 모으니
나는 재미있었고 하루는 빛났습니다.
언제나 우리와 함께한
세상의 수많은 영감에 대하여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가 쏟아지는 시대, 아이디어를 찾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하루하루 아이디어를 위해 새로움을 찾는 마케터들은 어떤 방법을 쓸까? 그들의 머릿속, 노트에는 어떤 생각과 글들이 있을지 궁금해진다. 《기록의 쓸모》를 통해 기록이 생각의 도구이자 자산이 됨을 말한 마케터 이승희가 두 번째 책 《별게 다 영감》을 냈다.
그런데 책 제목이 심상찮다. 저자는 영감이 ‘별것’에서 나온단다. 사소한 기록들이 영감이자 콘텐츠가 됐다면서 독자들에게도 무엇이든 좋으니 모으고 기록하라고 한다. 책을 통해 저자는 우리가 이미 재미있고 특별하게 살아가고 있으며, 감동적인 영감과 아이디어는 우리와 멀리 있지 않음을, 콘텐츠는 만드는 게 아니라 발견하는 것임을 자신의 기록을 통해 증명한다. 《기록의 쓸모》 프리퀄인 셈이다.
하루하루는 지나치면 무료하다. 그러나 매일같이 기록한 후 들여다보면 하루하루는 특별하다. (…) 내가 생각하는 크리에이터란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아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꺼낼 수 있는 사람, 자기 생각으로 일을 만들 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크리에이터다.(본문 중에서)
세상에는 눈을 질끈 감고 싶게 하는 것보다
알리고 싶은 것들이 가득합니다
으레 기록이라면 기억해야 하거나, 의미 있는 것들을 오랫동안 길게 적어야 하나 싶다. 시작이 부담스럽고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그런데 저자는 ‘뭐라도 그냥 모으면 된다’고 말한다. 실제로 《별게 다 영감》에는 저자의 머릿속, 스마트폰, 노트, SNS 등 하루하루의 기록이 고스란히 담겼다. 저자가 직접 쓰고 찍은 글과 사진과 더불어 친구나 동료들의 SNS에서 가져온 감명 깊은 사진과 글들, 사소한 상황이나 장면에 대한 기록도 있다. 실제 저자의 이런 기록들은 쓸 만한 아이디어와 고객을 위한 기획으로 발전했다.
사람들이 무얼 보고 어딜 가는지를 기록해둔 영감은 기획 아이디어나 우리 브랜드에 어울리는 마케팅 플랜으로 발전시켜본다. 요즘 유독 눈에 띄는 콜라보 열풍을 볼 때면 우리 브랜드와 결이 맞는 파트너는 누구인지 기록해둔다. (…)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치관이나 메시지가 무엇인지 눈여겨보면서 조금씩 실행에 옮겨보는 것도 정보에서 이어지는 영감 활용법이다.(본문 중에서)
저자가 말하는 기록의 장점 중 하나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더는 남과 자신을 비교하며 불행하게 살아가지 않게 만든다는 것이다. 사회 초년생 때 일을 잘하고 싶어 시작한 기록은 저자를 마케터의 세계로 이끌었다. 저자는 기록을 통해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좋아하는 것을 자신 있게 소개할 수 있게 됐다고 고백한다. 저자는 현재 마케터에 더해 두낫띵클럽 클럽장, 인스타그래머, 유튜버, 작가까지 다양한 직업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우리는 이미 빛나는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자신 있게 꺼내서 보여주지 못할 뿐
하루하루의 기억과 이야깃거리를 모으는 것이 버겁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일단 저자의 기록을 읽어보자. ‘이런 것도 기록했네?’ 하는 생각에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책 중간중간에 실린, 기록에 대한 저자의 생각과 경험담을 따라가다 보면 ‘해볼 만하겠어’라는 욕구와 동기가 생길 것이다.
적극적인 관찰로 시작된 기록은 내게 좋은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었고, 좋은 것을 누군가에게 전하는 즐거움을 알려주었다. 기록할 수 있게 거기에 있어준, 닮고 싶게 거기에 있어준, 내 목소리를 들어준 모든 이들에게 고맙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본문 중에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이 ‘기록자’로 좀 더 널리 불리길 희망한다. 생각보다 ‘쉽지만 의미 있는 행동’인 기록을 통해 또 다른 기록자들이 나오길 바라면서. 내가 누구인지,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을 때가 오거나 무료한 하루하루에서 의미를 찾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한다. 자신의 이야기와 생각을 남들에게 자신 있게 꺼내 보여주는 용기를 얻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