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환대

장희원 · 소설
23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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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 작가 장희원의 첫번째 소설집이다. “마음의 온기가 삭막한 이 시대의 희망처럼 읽힌다”(오정희·성석제)라는 심사평과 함께 201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장희원은 일상 속 소외된 마음과 그 이면에 남아 있는 희망을 정확한 문체와 사려 깊은 묘사로 꾸준히 그려왔다. “모두 자신에게 기대고 있는 누군가의 마음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고 작가의 말에서 밝혔듯이 <우리의 환대>는 타인을 환대하는 용기야말로 자기 자신과 세계를 사랑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오랜 시간 세공하듯 다듬어진 아홉 편의 이야기를 관통하는 주제가 ‘부재’인 것 역시 지나간 시간과 흩어진 마음마저 껴안으려는 작가의 선하고 단단한 의지가 엿보인다고 볼 수 있다. 장희원의 소설에서는 스스로 세상을 등진 딸이 엄마에게로 가 마음을 어루만지기도 하고, 오래전에 사랑했던 사람과 펄펄 내리는 눈을 맞을 수도 있다. 사랑이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 우리가 다시 한번 마음을 확인하게 되는 것처럼 소설 속 인물들은 서로의 부재를 확인하고 더 밝고 선명한 세계로 나아간다. 이미 사라진 대상과 시간을 보여줌으로써 사랑을 증명하는 게 문학이라면 신예 장희원은 이러한 작업을 그 어떤 부침 없이 감각적으로 또 믿음직하게 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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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폭설이 내리기 시작할 때 7 우리[畜舍]의 환대 37 폐차 71 혜주 99 Give me a hand 123 남겨진 사람들 137 작별 167 기원과 기도 175 우리가 떠난 자리에 195 해설 │ 그날 이후, 우리는, 이소 212 작가의 말 229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사랑이 아닌 타인을 환대하는 용기이다 ★ 젊은작가상 수상 작가 장희원 첫 소설집 ★ ★ 마음의 온기가 삭막한 이 시대의 희망처럼 읽힌다 ★ 영영 오지 않을 사람들에게, 환대를… 그리운 건 언제나 찰나의 우리였기에 2020년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 작가 장희원의 첫번째 소설집 『우리의 환대』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마음의 온기가 삭막한 이 시대의 희망처럼 읽힌다”(오정희·성석제)라는 심사평과 함께 201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장희원은 일상 속 소외된 마음과 그 이면에 남아 있는 희망을 정확한 문체와 사려 깊은 묘사로 꾸준히 그려왔다. “모두 자신에게 기대고 있는 누군가의 마음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고 작가의 말에서 밝혔듯이 『우리의 환대』는 타인을 환대하는 용기야말로 자기 자신과 세계를 사랑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오랜 시간 세공하듯 다듬어진 아홉 편의 이야기를 관통하는 주제가 ‘부재’인 것 역시 지나간 시간과 흩어진 마음마저 껴안으려는 작가의 선하고 단단한 의지가 엿보인다고 볼 수 있다. 소설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영영 잃어버렸거나 서서히 잃어가는 과정에 놓인 인물들이 등장한다. 사고로 자식을 잃고 혼자 시골로 내려간 아버지(「폭설이 내리기 시작할 때」)와 죽은 애인과 갔었던 여행지에 혼자 가는 여자(「남겨진 사람들」) 등 소중한 사람을 잃은 이들은 마음이 무너지는 것마저 망각한 채 살아간다. 그들은 이미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으려 하거나 자신에게서 멀어진 이에 대해 원망을 토로하지 않는다. 그저 우리가 가까이 있었음에도 서로를 알지 못했던 시간으로 돌아가 그때의 마음을 천천히 되짚을 뿐이다. 프랑스의 작가이자 철학자 모리스 블랑쇼는 “글을 쓴다는 것은 시간의 부재의 매혹에 자신을 맡기는 것”이며 이는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는, 주도를 할 수 없는, 긍정 이전에 이미 긍정이 되돌아와 있는 그러한 시간”(모리스 블랑쇼, 『문학의 공간』, 이달승 옮김, 그린비, 2010, p. 28)이라 했다. 장희원의 소설에서는 스스로 세상을 등진 딸이 엄마에게로 가 마음을 어루만지기도 하고, 오래전에 사랑했던 사람과 펄펄 내리는 눈을 맞을 수도 있다. 사랑이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 우리가 다시 한번 마음을 확인하게 되는 것처럼 소설 속 인물들은 서로의 부재를 확인하고 더 밝고 선명한 세계로 나아간다. 이미 사라진 대상과 시간을 보여줌으로써 사랑을 증명하는 게 문학이라면 신예 장희원은 이러한 작업을 그 어떤 부침 없이 감각적으로 또 믿음직하게 해낸다. 저기 눈부신 햇빛 아래 서로가 온 힘을 다해 부둥켜안고 있는 것 같은 기분 등단작 「폐차」는 소외된 이들을 작품 속에 등장시키는 것에 머물지 않고 더 나아가 이들이 내몰린 현실과 선택의 순간까지 빠짐없이 조명한다. 폐차장에서 일하는 정호에게 친구의 차를 폐차하고 싶다며 동생 정기가 찾아온다. “잘생겼던 인상이 조금씩 볼품없어” 보이는 동생을 바라보며 정호는 정기야말로 노모의 끈질긴 생명을 지켜보는 유일한 목격자이자 보호자임을 상기하게 된다. 자신들의 엄마와 어린 형제가 살던 다세대 빌라를 벗어난 이는 자기 자신뿐이란 생각에 정호는 어쩐지 동생을 “제대로” 마주하지 못할 것 같은 기분에 휩싸인다. 그런데 정기가 대뜸 자신이 몰고 온 차 트렁크에 살아 있는 고라니가 들어 있다면서 “저걸 받지 않고는” “도저히 갈 수가 없었”다고 고백한다. 도시를 배회하다 정기의 차에 부딪힌 고라니는 그 자체로도 연약한 생명이자 소외된 이들을 상징하며 동시에 노모에 대한 형제의 이중적인 감정을 나타내기도 한다. 두 형제는 어둔 찻길을 빠져나와 허공에 대고 컹컹 짖는 들개를 지나 외다리 트럭 기사가 어린 아들을 데리고 폐차장의 철근을 훔치는 장면까지 목격하게 된다. 두 사람은 그가 필요한 만큼의 철근을 다 챙겨서 돌아갈 때까지 꿈쩍 않고 지켜보다가 고라니가 들어 있는 차를 폐차 압축기로 납작하게 누른다. 장희원의 탁월함을 증명해낸 등단작 「폐차」는 두 형제를 통해 타인에 대한 연민과 마음 깊숙이 남아 있는 인간성을 저버려야만 또 다른 희망으로 나아갈 수 있단 지점에서 우리 사회의 처절한 현실과 희망을 동시에 조명한 작품으로 단편소설이 주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수작이라 할 수 있다. 모두가 자신의 세계를 의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신이 기쁨을 느끼는 곳이 옳다. 옳다. 우리는 자신이 구축한 세계가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타인을 환대하는 일을 망설이곤 한다. 내가 아닌 상대를 인정하는 순간 자신의 존재가 부정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기쁨과 슬픔을 마주하지 못한 채 흘려보내는 것이다. 「우리[畜舍]의 환대」와 「Give me a hand」의 부모는 호주의 남서부 끝에 있는 퍼스와 미국 뉴욕에서 아들을 잃는다. 아니, 정확하게는 이미 오래전에 아들을 떠나보냈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정하는 것이다. 「우리[畜舍]의 환대」의 재현은 아내와 함께 아들 영재를 만나기 위해 호주로 간다. 그는 스물일곱씩이나 된 아들이 새로운 장소에서 학업을 이어간다는 것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것 역시 인생의 과정 중 하나로 여길 뿐 깊이 관여하려 하지 않는다. 과거 재현은 영재가 게이 포르노를 본다는 사실에 격분해 곧장 아들에게 달려들어 “더러운 놈”이라 울부짖으며 아들이 “납작 엎드려 소리 내어 울” 때까지 주먹을 휘두른 적이 있다. 그때도 그는 아들의 상처는 외면한 채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일을 우연이라 여기며 그 기억을 도려내기에 바빴다. 하지만 호주에서 한국인 친구들과 살고 있을 줄 알았던 아들이 흑인 노인 한 명과 허벅지에 커다란 문신을 한 여자아이와 사는 걸 보고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다. 아들의 새로운 식구는 그들 부부를 누구보다 환대하지만, 그의 눈에 들어오는 건 “누렇게 빛바랜 러그 위에 탁자”와 “벗어 던진 옷가지와 다 마신 맥주병”이 널브러진 모습뿐이다. 아들의 새로운 집에서 반나절도 버티지 못한 그는 자신이 과거에 알던 아들을 영영 되찾을 수 없을 거란 사실을 직감한다. “상식적인 기대가 얼마나 세속적이며, 또 타자적인 것들을 억압하기 쉬운 마음 무늬들인가를 생각하게 한다”(문학평론가 우찬제)라는 평처럼 재현은 자신이 아들에게 기대했던 상식은 결국 자기가 사는 세상의 것이었음을 끝내 받아들이지 못한 채 아들이 사는 곳을 도망치듯 빠져나온다. 「Give me a hand」의 엄마는 아들이 자해를 시도하다 자메이카 룸메이트에게 들켜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곧장 뉴욕으로 향한다. 그녀는 아들이 구금된 상황에서도 여느 관광객처럼 평범한 하루를 보낸다. 하지만 세계적인 전염병으로 인한 봉쇄로 아들을 만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마침내 아들이 있는 곳까지 왔으나 그 아이가 자신을 해치려 하는 이유를 짐작하지도, 직접 물어보지도 못한다. 하지만 뉴욕의 길 한복판에서 한 소년으로부터 급소를 맞아 쓰러졌을 때, 아무도 자신을 도와주지 않는 극한의 상황에 놓이고서야 아들이 타지에서 느꼈을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짐작하게 된다. 두 작품 속 아들들은 부모의 기대와 억압에서 벗어나 각자의 삶을 각기 다른 양상으로 꾸려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부모의 울타리에서 벗어난 이들은 끝끝내 기성세대가 사랑이라 여겼던 비뚤어진 마음을 뒤로하고 더 크고 단단한 환대로 자기 자신의 삶을 증명해낸다. 앞서 두 작품이 자식의 변화를 끝끝내 받아들이지 못한 부모의 입장을 보여준다면, 그런 부모가 늙고 병들었을 때 누구보다 애처롭게 바라보는 자식들도 있다. 「혜주」의 화자인 ‘나’는 한때 좋아했던 중고등학교 동창 혜주를 그녀의 아버지가 입원한 대학병원에서 만난다. 혜주는 매일같이 아버지가 탄 휠체어를 밀며 공원을 돌곤 한다. “기어이 날 힘들게 하는 게 좋은가 봐”라며 늦은 시간 병원 한구석에서 속마음을 털어놓는 혜주는 “오래오래 잠든 아버지를 지켜보면서, 화가 나 미칠 지경”이라면서도 잔뜩 골이 났다가 무해한 얼굴로 잠든 아버지를 가만히 내려다본다. 나는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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