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3천 년의 시간을 품은 『시경』의 세계에서
사랑을 일구어 미래로 나아가기
3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한자 최초의 시집 『시경』을 새로 읽어 나가는 젊은 한문학자 최다정의 산문집 『시가 된 미래에서』가 출간되었다. 첫 산문집 『한자 줍기』를 통해 한자가 지니고 있는 고유한 아름다움과 다정한 의미를 웅숭깊게 구사했던 작가는 이번 산문집을 통해 『시경』의 행간을 경유하며 자신만의 새로운 독법으로 『시경』의 광활하고 찬란한 시적 세계를 횡단한다. 3천 년의 시간 동안 애독되어 온 『시경』의 시간을 넘나들며 지금 자신 앞에 놓여 있는 물음에 답을 하나씩 찾아가는 발자취의 산문들이다. 작가는 305편으로 구성된 『시경』의 주옥같은 작품 중 마흔 편을 선별하여 소개하고 자기만의 시선과 태도를 새로이 입혀 나간다. 단순히 작품 감상에만 지나지 않고, 작품과 함께 품어왔던 삶에 대한 여러 궁리들이 지금의 호흡으로 갱신되어 미래를 그려보게 한다.
그동안 국내에는 『시경』에 관한 주해서들은 여럿 있었지만, 우리 앞에 주어진 삶과 생활이라는 책무를 성실히 해나가는 젊은 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책은 드물었다. 시에 대한 순수하고 열렬한 마음으로 읽어낸 『시경』의 새로운 해석이 한자와 시를 사랑하는 한 사람의 삶과 만나 새로운 결실로 맺게 되는 여정이다. 이 정갈한 산문들 속에는 삶을 지탱해온 자연과 시, 사랑이라는 거대한 테마를 둘러싸고 『시경』 속 작품이 어떻게 남겨져 전해져 왔는지, 마침내 우리는 그 작품을 읽으며 어디로 나아갈 수 있는지 새로운 방향을 함께 가늠해볼 수 있게 된다. “내딛고 있는 곳이 어디든 둘의 포개진 걸음, 나란한 마음이라면 우리의 비애는 시가 될 수 있었다”라고 말하는 작가의 이야기처럼, 비애에 굴하지 않고 한 편의 시로 선연히 맺힐 미래를, 이 책을 통해 함께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우리의 비애는 시가 될 수 있었다”
젊은 한문학자 최다정이 건네는 찬란한 시경의 세계
여기에 있다. 홀로 시간을 머금던 고서 속으로 들어가 책을 통하여 옛사람을 벗으로 삼는(尙友) 사람. 배운 것이 무젖을 때까지 가라앉은 그대로 오래 지켜보는(潛心) 끈기 있는 사람. 마주한 시간이 까마득해질 때마다 주워온 한자를 어루만지며 빛을 켜고 어둠을 걸어온 사람. 첫 산문집 『한자 줍기』로 다정한 한자의 세계를 열었던 젊은 한문학자 최다정의 이야기다. 그의 두 번째 산문집 『시가 된 미래에서』가 아침달에서 출간되었다. 3천 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한자문화권을 비롯해 많은 이들에게 열렬히 애독되고 있는 『시경』의 마흔 편의 시를 징검돌 삼아 새로운 독법으로 소개한다. 동시에 현재와 미래를 궁리하는 작가의 출렁이는 마음들이 산문으로 그려져 있다.
해석에 머물러 있지 않고 현재의 감각을 동원해 『시경』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고, 나아가 자연과 사랑과 시라는 삼각형으로 지탱되어온 『시경』의 토대 위로 우리가 세워봄 직한 미래의 전경을 그려나간다. 그동안 선배 학자들이 지켜온 『시경』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감상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독법을 통해 『시경』이 간직한 드넓은 세계로 나아가려는 최다정 작가의 고심이 이번 산문에 켜켜이 돋아나 있다. 침착하면서도 마음을 횡단한 것 같은 이야기들과, 『시가 된 미래에서』를 집필하는 동안 머물렀던 북경 생활의 장면들, 우리 모두가 함께 쥐고 있는 미래를 향한 크고 작은 질문들이 『시경』의 작품들과 함께 드리워진다.
동시대의 호흡법으로 나누는 『시경』
미래에 먼저 도착한 시에게 보내는 안부
이번 책을 집필하는 동안 북경에서 공부했던 작가는, 『시경』의 근원지에서의 생활을 설레하면서도 동시에 낯선 타지 생활에 적응하는 일이 쉽지 않음을 느낀다. 그러나 『시경』에 기대어 견디고 서 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시경』이 품고 있던 마음과 화합하며 살아갈 긍지를 다시금 채워 나간다. 생활의 요령이나 비법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수긍하면서 자신을 돌보려고 노력한다. 또한 이번 책은 작가가 3천 년 전의 『시경』을 돌아보는 일처럼, 사랑을 구성하는 다채로운 얼굴을 뒤돌아 바라봐주며 ‘함께’하는 감각을 일으킨다.
『시가 된 미래에서』는 『시경』 속에서 작가의 마음을 울린 마흔 편의 작품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작가의 번역이 첨가되어 그 감상의 풍성함을 더한다. 작품마다 작가가 기대었던 생각이나 변주되어온 삶의 이야기들이 파장을 일으키며 과거와 현재, 미래의 꼭짓점을 이어 시간의 입체를 구현하기도 한다. 시에 대한 말간 마음으로 3천 년 전에 적힌 작품을 초월하여 지금의 이야기로 변주하는 합주는 ‘한자’에 대한 숭고한 마음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또한 책 중간에 수록된 ‘시와 나’를 통해 시와 인연이 되었던 작은 순간들을 돌이키며, 시가 간직해온 말간 마음에 비추어 보는 자신의 오랜 시절들도 등장한다. 시 읽기를 가까이에 둔 독자들에게도 아름다운 돌아봄을 선사하는 대목이 될 것이다. 부록으로는 ‘시경 모아 읽기’를 구성하여, 별도의 해석 없이 한자로 적힌 시의 원문을 있는 그대로 만나볼 수 있는 생경한 자리를 마련해 이 책의 근원적인 지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긴 시간 동안 다변하는 세계와 합중주를 이루었던 『시경』이 다정한 한문학자를 만나 동시대의 호흡으로 재탄생하는 『시가 된 미래에서』에 우리가 다가설 미래가 머지않아 도착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