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에 외계인이 지구를 평평하게 창조하였으니

정보라님 외 9명 · SF/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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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소설 앤솔러지 《태초에 외계인이 지구를 평평하게 창조하였으니》가 안온북스에서 출간되었다. SF 작가 열 명이 참여한 이번 프로젝트는 ‘유사과학’을 주제로 묶였다. 과학적 사실과 상관없이 그것이 과학적인 진리라 여기는 믿음을 뜻하는 유사과학은 과학은 아니면서도 과학보다 더한 신뢰를 받고는 한다. 어떤 유사과학은 과학적으로 반박되더라도, 상식적이지 않더라도, 우스꽝스러워 보이더라도 기이하고 굳건하게 유지된다. 일련의 일들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소설가들이 있다. 여기에 SF 작가 열 명(정보라, 이산화, 최의택, 이하진, 전혜진, 손지상, 문이소, 이주형, 홍준영, 홍지운)이 반응했다. 이들의 소설은 우리 앞에 평범한 모습으로 펼쳐진 일상과 물론 과학이 더 발달한 미래, 인류가 불러온 파멸적 재앙과 우주와 지구의 탄생에까지 너른 사유와 놀라운 상상력으로 유사과학의 세상을 다룬다. 그러한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을 탐색한다. 인간의 믿음과 불안, 인간의 사랑과 의지를 그린다. 이토록이나 비과학적인 세상이지만, 합리와 이성의 힘으로 세상을 살아내고 바꾸는 것도 인간일 것이다. 그 과정의 좌충우돌을, SF 앤솔러지 《태초에 외계인이 지구를 평평하게 창조하였으니》에서 만나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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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정보라 개벽 7 이산화 소같이 풀을 먹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사오니 37 최의택 유사 기를 불어넣어드립니다 71 이하진 비합리적 종말점 97 전혜진 운명의 수레바퀴는 멈추지 않아 113 손지상 엑소더스 149 문이소 정기유의 화양연화 179 이주형 해상도의 문제 211 홍준영 그토록 단순한 시작으로부터 261 홍지운 유사과학소설작가연맹 탈회의 변 285

출판사 제공 책 소개

누구보다 과학적인 SF 작가들이 그려낸 이토록 비과학적인 유사과학의 세상 SF 소설 앤솔러지 《태초에 외계인이 지구를 평평하게 창조하였으니》가 안온북스에서 출간되었다. SF 작가 열 명이 참여한 이번 프로젝트는 ‘유사과학’을 주제로 묶였다. 과학적 사실과 상관없이 그것이 과학적인 진리라 여기는 믿음을 뜻하는 유사과학은 과학은 아니면서도 과학보다 더한 신뢰를 받고는 한다. 어떤 유사과학은 과학적으로 반박되더라도, 상식적이지 않더라도, 우스꽝스러워 보이더라도 기이하고 굳건하게 유지된다. ‘지구평평론자’는 실제로 존재하며 세계 곳곳에 학회가 있다. 종교의 영역을 넘어 진지한 학문으로 창조론을 다룬다. 혈액형으로 사람의 성격을 논했듯이, 지금 그 자리를 이분법에 가까운 MBTI로 사람의 유형을 나눈다. 연초에는 사주를 보고, 창업이나 이직을 앞두고는 점집을 찾는다. 수험생은 미역국을 먹으면 안 되며, 돼지꿈을 꾸면 복권을 사고 빨간 펜으로 이름을 쓰는 건 금기이며, 승강기의 4층 버튼은 F로 표기한다. 태어나는 아이의 이름을 유사과학에 힘을 빌려 짓고, 죽은 이의 묫자리 또한 유사과학에 물어 정한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우리는 유사과학과 함께하는 것이다. 일련의 일들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소설가들이 있다. 여기에 SF 작가 열 명(정보라, 이산화, 최의택, 이하진, 전혜진, 손지상, 문이소, 이주형, 홍준영, 홍지운)이 반응했다. 이들의 소설은 우리 앞에 평범한 모습으로 펼쳐진 일상과 물론 과학이 더 발달한 미래, 인류가 불러온 파멸적 재앙과 우주와 지구의 탄생에까지 너른 사유와 놀라운 상상력으로 유사과학의 세상을 다룬다. 그러한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을 탐색한다. 인간의 믿음과 불안, 인간의 사랑과 의지를 그린다. 이토록이나 비과학적인 세상이지만, 합리와 이성의 힘으로 세상을 살아내고 바꾸는 것도 인간일 것이다. 그 과정의 좌충우돌을, SF 앤솔러지 《태초에 외계인이 지구를 평평하게 창조하였으니》에서 만나보길 권한다. ■ 작품 소개 정보라 작가의 〈개벽〉은 유사과학으로 인해 인생의 개벽을 맞닥뜨린 노년의 이야기다. 배우자는 세상을 먼저 떠났지만, 나름의 일을 하며 아들 부부와 부드러운 관계를 유지하던 ‘윤 씨’는 등산 모임에서 만난 친구의 소개로 몸에 좋다는 숯가루 물을 알게 된다. 그 물을 얻기 위해 나간 어느 자리에서부터 윤 씨의 인생은 개벽과 같은 변화가 일어나는데……. 이산화 작가의 〈소같이 풀을 먹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사오니〉는 보고서 형태로 창조과학연구원 ‘장대웅 박사’의 충격적인 행보를 좇는다. 장대웅 박사는 확고한 신념과 신실한 신앙으로 진화론을 반박하고 창조론의 진실을 밝히는 결정적 증거를 찾는 데 전념한다. 놀랍게도 그는 살아 있는 공룡을 찾음으로써 그것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최의택 작가의 〈유사 기를 불어넣어드립니다〉는 시골 마을의 기 치료소가 배경이다. 치료를 잘하기로 소문이 자자하건만 정작 치료소의 주인인 ‘해수’는 그런 게 어디 있느냐는 듯이 말한다. 어느 날 치료소에 아이를 업은 엄마가 찾아온다. 아이에게는 장애가 있고, 엄마는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치료소를 찾은 것이다. 혹시나 모를 외계인의 기를 받으러. 이하진 작가의 〈비합리적 종말점〉은 팬데믹으로 혼란스러웠던 가까운 몇 년을 떠올리게 한다. 미국에서 최초로 발견된 ‘아멜리아뇌조충’은 초기 대응에 실패한 사이 급격하게 세계 곳곳으로 퍼지고 이에 각국 정부와 민간의 대응은 비합리적이기에 짝이 없다. 마침내 기생충이 세상을 평정하고, 인터넷에는 출처를 알 수 없는 만병통치약 광고가 성행하는데……. 전혜진 작가의 〈운명의 수레바퀴는 멈추지 않아〉는 타로카드 점성술가이자 자영업자 ‘하율’의 이야기다. 퇴사하고 장밋빛 미래를 꿈꾸며 퇴사 후 차린 타로카드 점집은 불경기 때문인지 인테리어 때문인지 정성이 부족해서인지 전혀 장사가 되지 않는다. 여느 날처럼 홀로 부스에 앉아 “나는 가짜”라는 자책에 시달리던 하율에게 묘한 분위기의 중학생이 찾아온다. 손지상 작가의 〈엑소더스〉는 핵겨울에 도래한 지구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자 잔혹한 환상 동화다. 부족에서 자신을 언제나 외톨이이자 이방인으로 느끼는 ‘이툼’은 신전의 성인식에 참여하지 못하는 신세다. 성인식에 가지 못하고 좌절하고 있는 이툼의 시야에 멀리서 인공 빙하가 떠내려오는 광경이 보인다. 이툼은 그것이 부족에게 닥친 크나큰 위협임을 직감한다. 문이소 작가의 〈정기유의 화양연화〉에서 ‘화양연화’는 주인공 ‘기유’가 매일 아침 확인하는 사주풀이 앱의 이름이다. “오늘 사주 일간 운세, 91점!”이라는 메시지에 기유는 활기찬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기유는 처음 사주를 본 건 지난가을부터 자신의 인생이 묘하게 사주와 맞아떨어짐을 느낀다. 강퍅한 목소리의 건물주 할머니를 만나기 전까지는. 이주형 작가의 〈해상도의 문제〉는 ‘팩스 텔레포트’로 화성 여행이 가능한 미래의 이야기다. 예비부부인 ‘수진’과 ‘나’는 화성 여행에 당첨되어 신혼여행을 대신하기로 한다. 1년이 넘는 준비 기간, 의심을 부르는 엉터리 성격검사지 같은 것들은 애써 무시하고 견뎠다. 그렇게 어렵사리 도착한 화성에서 그들은 뜻밖에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데……. 홍준영 작가의 〈그토록 단순한 시작으로부터〉는 메리 셸리의 고전 《프랑켄슈타인》을 단박에 떠오르게 한다. 악명 높은 과학자이자 인터폴 최우선 적색 수배자 ‘메이저 영감’이 자수했다. 그는 오직 ‘N.W.O’ 요원 ‘앨리스’와의 심문을 원한다. ‘야수학’ 혹은 유사과학이라 불린 그의 성과가 최종적으로 어떤 괴물을 낳았는지 낱낱이 보여주기 위해서. 홍지운 작가의 〈유사과학소설작가연맹 탈회의 변〉은 ‘유사과학소설작가연맹’은 인류 평화를 목적으로 문명사회에 치명적인 위협을 해결하고 난 다음의 수습을 위한 정보 공작 단체이다. 그러나 연맹을 탈퇴한 작가의 폭로에 의해 그들의 만행이 드러난다. 그들의 만행의 뒤에는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는 존재가 드리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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