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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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대 극작가 기군상의 <조씨 고아>는 18세기 초에 이미 프랑스어로 번역, 소개되었을 만큼 동서고금에 널리 읽히는 비극 작품이다. 당대 유명 작가이자 철학자였던 볼테르는 이 작품을 유럽의 다른 어떤 작품보다 출중한 걸작이라 격찬했다.
이 작품은 ≪사기(史記)≫에 나오는 춘추(春秋) 진(晉)나라 영공 때의 간신 도안고(屠岸賈)와 충신 조순(趙盾)에 관한 비극적인 이야기를 극화한 것이다. 도안고는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신과 함께 영공의 총애를 받고 있던 라이벌 조순과 그의 일족을 몰살했으며, 후에 태어난 겨우 하나 살아남은 조순의 손자인 고아까지도 죽이려고 한다. 그러나 조씨 집안의 보살핌을 받았던 식객, 떠돌이 의원 정영(程?)은 천신만고 끝에 고아를 살리고 장성시켜 결국 조씨 집안의 원수를 갚게 한다.
<조씨 고아>는 고아를 중심으로 고아를 지키려고 하는 인물과 고아를 찾아 없애려고 하는 인물 간의 갈등을 통해 유교적인 봉건사상과 권선징악을 보여 주고 있다. 따라서 이 작품은 죄 없이 박해당하는 선량하고 올바른 사람을 구하려는 정의 실현에 대한 공감대 형성으로 동서고금에서 많은 반향을 일으켜 왔다.
대표적인 중국 희곡 연구가 왕국유는 일찍이 ≪송원희곡사(宋元戱曲史)≫에서 이 극을 <두아원(竇娥寃)>과 함께 비극성이 강한 작품으로 보았으며, “세계의 대비극에 열거해도 조금도 손색이 없다”고 극찬했다. 그래서 이 작품은 원대 이후 전기(傳奇) <팔의기(八義記)>, 경극(京劇) <수고구고(搜孤救孤)>로 개편되어 지금까지도 상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