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만 나면 살고 싶다

김경주님 외 1명
23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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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 소개

“그들은 모두 틈만 나면 살고 싶은 사람들이었다.” 시인 김경주가 바라본 서른일곱 개의 인간극장 열심히 살고 싶었는데 열심히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열심히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건 어떤 아르바이트도 어떤 정치인도 어떤 선생님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_본문 중에서 《틈만 나면 살고 싶다》는 시인 김경주가 보고 듣고 쓰고, 화가 신준익이 그린 일종의 르포 에세이다. 책 제목은 윤성택 시인의 시 〈홀씨의 나날〉에서 가져왔다. 《틈만 나면 살고 싶다》는 틈이라도 있다면 그 틈을 찾아 열심히 살고 싶은, 틈 밖에 존재하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다. 작가는 ‘틈’을 찾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를 포착해낸다. 책에 나오는 서른일곱 명의 삶은 웃음과 울음이 적절히 섞인 한 편의 희비극으로 드러난다. 이들은 슈트액터, 중국집 배달원, 바텐더, 벨보이, DJ, 연극배우, 야설 작가, 청원 경비, 대리운전 기사, 택시 기사, 이동 조사원, 경마장 신문팔이, 동물원 사육사, 엘리베이터 걸, 달력 모델, 헬리콥터 조종사, 환경운동가, 우편집배원, 소리 채집가, 중장비 기사, 응급실 의사, 대출 상담사, 나초 레슬러 등 모두 다르게 살아가지만 비정규직이거나 일용직이고, 삶이 순탄하지 못하거나 위태롭다는 점에서, 모두 다 열심히 살아왔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모두 실존 인물이라는 것도. “우리 주변의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르포 문학’이라는 형식에 담아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고 작가는 말한다. 오랜 기간에 걸쳐 한 사람 한 사람을 직접 만나 듣고 인터뷰해 재구성한 이야기는 한 편 한 편이 산문인 듯, 논픽션인 듯, 소설인 듯, 대중 교양서인 듯 여러 느낌으로 다가온다. 단 한 권의 책을 여러 겹의 이야기가 둘러싸고 있는 셈이다. 우리의 인생이 그렇듯이. 책에 나오는 인물 대부분이 10대, 20대, 30대지만 단순히 청춘들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작가는 청춘들이 아름답다거나 아프다거나, 88만 원 세대, 잉여, 루저, 헬조선이나 흙수저라는 이야기에서 한 발짝 비켜서서 청년뿐만 아니라 30대, 40대…… 그리고 노년의 삶을 살아가는 한 사람분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치킨집 사장이 되고 싶은 꿈을 위해 중국집에서 배달원으로 일하고, 정부의 공공사업 중 로또만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믿으며 매일 숫자를 고르고 분석하고, 식사 때마다 진짜 천국 대신 만만한 김밥천국으로 몰려가고, 지금의 빚이 나중엔 빛으로 바뀔 거라고 강조하며 대출을 권하는, 알바나 학교나 직장에 한 번 다녀오기만 해도 하루가 다 가는 보통 사람들의 삶이 그럴싸한 포장 없이 날것 그대로 드러난다.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하루 중 어느 순간에는 만나고야 마는 사람들, 때론 울고 싶고 때론 웃고 싶은 자신의 삶을 향해 문득 “왜?”라고 묻는 이들이 바로 이 이 책의 주인공 ‘틈만 나면 살고 싶은 사람들’이다. 우리는 여전히 먹고살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 “너 수능 몇 등급이냐?” “1학년 때는 1~3등급이었어요.” “그럼 넌 치킨을 시켜 먹고 사는 인생이 될 수 있었어. 지금은 몇 등급이야?” “7등급 정도요.” “이제 넌 치킨을 튀기는 인생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공부해.” “전 공부 안 해요. 배달하며 살 거예요.” “내 아들은 수능 10등급이야. 치킨 배달이나 하며 살아야 할 거야.” _본문 중에서 당신은 평생을 알바만 하며 살 수 있는가? 당신은 평생을 취준생으로, 비정규직으로만 살 수 있는가? 자녀를 외국에 보내고 기러기 아빠나 기러기 엄마로 즐겁게 살 수 있겠는가? 작가가 이렇게 묻는 것은 아니다. 그저 우리 주변에서 늘 이런 일들이 벌어진다는 걸 말할 뿐이다. · 우리는 한 가구의 평균 부채가 6655만 원인 시대에 살고 있다. · 우리는 청년들 중 11.3%가 실업 상태인 시대에 살고 있다. · 우리는 최저 임금 6470원을 8시간 기준으로 계산한 주 40시간제의 월급(유급·주휴 수당 포함, 월 209시간)이 135만 2230원인 시대에 살고 있다. 책 속 여러 통계들은 우리가 여전히 먹고살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는 걸 말해준다. 서른일곱 명 모두 열심히 일하는데도 그들은 도저히 남들이 말하는 평균치 근삿값의 삶에 다다를 수가 없다. 그 평균치가 그들에겐 버겁다. · 우리 중 19.4% 정도는 배우자나 미혼 자녀와 떨어져 살게 될 거다. · 우리 중 137만 9066명쯤은 독거노인으로 살게 될 거다. · 우리 중 적어도 102만 명은 신용불량자가 되고 말 거다. · 우리 중 (믿고 싶지 않지만) 1만 3513명은 자살로 생명을 잃을지도 모른다. 최저임금, 알바, 취준생, 비정규직, 수능 등급으로 미래가 결정된다는 건 더 이상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는 모두 최저임금을 받으며 알바를 하고, 비정규직으로 첫 직장을 시작하고, 거의 평생을 등급으로 나뉜 채 이 등급과 저 등급을 왔다 갔다 한다. 열심히 산다는 게 뭔지도 모르면서 열심히 살고 싶어서 그저 열심히 살고 있다. 그사이 우린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길 틈도, 제대로 된 권리를 요구할 틈도, 어딘가에 앉아 쉴 틈도 전부 다 잃어버린 건 아닐까? 스펙을 쌓다 보니 인생이 쓸데없이 스펙터클해져버린 건 아닐까? 작가가 묻고 싶은 건 이런 게 아니었을까. ‘인간시장’이 아니라 ‘인간극장’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른일곱 명의 사람들이 도달하는 곳은 ‘인간시장’이 아니라 ‘인각극장’이다. 그들은 비이성, 비논리, 비인간성, 비존엄성을 지나 살리고 돌보는 무대 위에 선다. 분윳값을 벌기 위해 괴수든 유령이든 뭐든 뒤집어썼던 슈트액터 ‘칼’은 액션 배우를 꿈꾸고, 야설 작가 ‘Y’는 쓰고 싶은 건 합법적 글쓰기를 시작하며, 용팔이 ‘튠’은 GPS 수리점을 차리는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취업에 실패하고 도그 워킹(Dog Walking) 일을 하는 애완견 산책자 ‘잉’은 이 일이 보람차다고 말하고, 령은 심폐소생술을 거부함으로써 진짜 자신의 삶을 심폐소생하고야 만다. 헬리콥터 조종사 ‘늘’에겐 비록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아이들이 있다. 여하튼 우리는 모두 우리보다 나은 것의 일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우리가 찾는 것도 그것이라고 작가는 서른일곱 개의 틈을 통해 말하고 있다. ■ 본문 속 통계들 · 6,655: 현재 가구의 평균 부채. 6655만 원. 전년에 비해 6.4% 증가. (2016년 3월 기준) · 11.3: 15~29세 청년층 실업률. 11.3%. (2017년 3월 기준) · 17.1: 대학생이 등록금을 마련하는 방법 중 본인이 대출(학자금 대출, 일반 대출 등)을 받거나 스스로 벌어서 마련하는 경우. 17.1%. (2016년 기준) · 7,745,900,000,000: 마권 매출액. 7조 7459억 원. (2016년 기준) · 1,352,230: 최저 임금 6470원을 8시간 기준으로 계산한 주 40시간제의 월급(유급·주휴 수당 포함, 월 209시간). 135만 2230원. (2017년 기준) · 19.4: 배우자나 미혼 자녀가 타 지역(해외 포함)에 살고 있는 분거가족의 가구 비율. 19.4%. (2016년 기준) · 1,379,066: 65세 이상의 독거노인 숫자. 137만 9066명. (2015년 기준) · 13,513: 자살에 의한 사망자 수. 1만 3513명. (2015년 기준) · 1,020,000: 개인 ‘금융채무 불이행자(신용불량자)’로 등록된 인원. 102만 명. (2016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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