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꽤 이름이 알려진 도쿄대의 와다 하루키 교수는 전후 일본 최고의 역사가이자 대표적 지성으로 손꼽힐만한 저명한 일본의 러시아 및 북한 전문가이다. 그의 여러 저서들이 이미 국내에 번역 소개되어 있으며, 일본 역사 교과서 문제, 군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한 끊임없는 발언도 잘 알려져 있다.
이 책은 와다 하루키 교수의 1980년대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북한 연구 전체를 총정리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유격대 국가론'이라는 독특한 이론으로 북한 체제를 설명했던 그는 여기에 최근의 북한 사회가 '정규군 국가'로 전환하고 있다는 시각을 보탰다.
유격대 국가란,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 전통이 북한 체제 수립에 큰 영향을 끼쳤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생산도 학습도 생활도 항일유격대 식으로'라는 구호가 울려 퍼졌고, 모든 인민은 김일성 유격대의 대원이 되어야 했다.
하지만 이러한 북한 체제도 변화를 맞고 있다. 하루키 교수는 보론과 후기를 덧붙여 1996년 이후의 북한 사회는 유격대 국가를 벗어나 정규군 국가로 이행하고 있다고 밝힌다. 항일유격대 대신 혁명적 군인정신이 강조되며, 인민은 '주체혁명 위업 완성의 주력군'이라고 선언된다.
이 책은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에서 해방과 국가 수립 과정, 한국전쟁과 1950년대, 60년대 이후 현재에 이르는 과정, 현 북한 체제의 정치.경제.군사.문화.대외 관계 등 북한 사회주의 체제 전반을 교과서 내지 통사적으로 정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