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눈의 중국인'이라고 불릴 정도로 중국과 가까웠던 펄 벅은 평생에 걸쳐 작품 속에 중국에 대한 섬세한 이해와 애정을 풍부하게 담아낸 작가이다. <대지> 3부작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가난한 농부에서 대지주가 된 왕룽의 세 아들이 아버지와는 전혀 다른 신념으로 살아가는 내용이다.
『대지』 3부작의 두 번째 이야기,
덧없는 인간의 삶에 대한 치밀한 몽타주
가난한 농부에서 대지주가 된 왕룽의 세 아들은 변하지 않는 것은 흙뿐이라고 믿었던 아버지와는 전혀 다른 신념으로 살아간다.
돈으로 살 수 있는 향락과 즐거움만이 인생의 전부라고 믿는 첫째 왕따. 막대한 재산을 소유했음에도 끝까지 ‘부의 축적’을 인생의 구원으로 여기는 둘째 왕얼. 그리고 두 형과 달리 높은 이상을 쫒아 끊임없이 진격하던 셋째 왕후마저도 이상을 현실로 구축하는 일에는 예기치 못한 덫과 상처가 기다리고 있음을 절감한다.
펄 벅은 이 작품에서 각기 다른 세 아들의 삶을 조명함으로써, 시대가 바뀌고 그 시대의 주인이 바뀌면 그 변화 속에서 새로운 인간상이 탄생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나아가 자식의 미래를 좌지우지하려 했으나 실패하고 만 왕후의 슬픔은, 모든 자식은 아비를 밟고 일어서며, 그럼에도 그들 역시 아비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유한성’이라는 감옥에 갇힌 수인임을 통렬하게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