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에게 디자인이란
더 나은 생활을 더 많은 사람에게 제공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세계적인 기업 이케아의 성공 전략은 ‘디자인’
다른 기업이 따라 하지 못하는, 이케아 디자인의 비밀을 공개한다!
2014년 12월, 드디어 우리나라도 ‘이케아 국가’에 합류하게 됐다. 광명점 오픈 후 한 달 만에 100만명이 찾았다고 하니, 그간 우리나라 사람들의 ‘이케아 열망’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열일곱 소년이 농장 한구석의 작은 헛간에서 시작했던 이케아. 그러나 그 소년이 아흔 살이 된 지금, 이케아는 전 세계 52개국에 진출해 300개가 넘는 점포를 가진 거대 기업이 되었다. 사람들은 이케아를 왜 이렇게 좋아하는 것일까.
최근 출간된 《이케아 디자인》은 스웨덴 본사를 취재해 그 해답을 ‘디자인’으로 정리한다. 여기서 디자인은 우리가 언뜻 생각하는 것과 조금 다른 개념이다. 단순히 제품의 모양이나 컬러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이케아에게 디자인은 고객이 제품을 사서 그것을 사용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의미한다. 철저하게 고객만을 위한 제품을 만들고, 끊임없이 수정하는 이케아의 디자인은 여타 기업에서 찾아볼 수 없는 가장 큰 차별점이다.
이케아의 철학
모두를 위한 디자인
‘데모크래틱 디자인’. 이케아는 기업의 이념을 이렇게 말한다. 모든 상품 개발의 밑바탕에는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라는 철학을 담고 있다. 이 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이케아가 지속적으로 하는 일이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먼저 평가 시스템. 모양뿐만 아니라, 기능, 품질, 지속 가능성, 저렴한 가격 등 총 다섯 가지 항목에 따라 모든 상품을 평가한다. 각 항목의 균형이 잡혔을 때 비로소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 실현된다고 믿는다. 점수가 미달인 제품은 상품으로 출시되는 일이 없고, 아무리 잘 팔리는 상품이라 하더라도 점수가 모자라면 가차없이 생산을 중단한다.
다른 하나는 ‘가정 방문’이다.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그들이 원하는 바를 제품에 반영하는 것이다. 디자이너와 엔지니어, 기획자는 물론, 광고 디렉터, 카피라이터, 물류 담당자까지 이케아 제품과 관련된 모든 사람이 이 가정 방문 조사에 참여한다.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하고, 문제점과 해결책을 철저하게 고민한다. 그리고 제품에 충실히 반영한다. 무선 충전 컬렉션은 이런 과정을 통했기에 나올 수 있었던 시리즈.
똑같은 상품이 나라와 상관없이, 연령과 상관없이 사랑 받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고객 우선. 말만이 아니라 철저하게 고객 우선으로 생산과 판매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한 명의 경영자가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는 틈을 주지 않는다. 그룹 총괄 임원들은 물론 실무 담당자들이 고루 고객을 위한 상품 만들기에 참여하기 때문. 《이케아 디자인》은 본사 직원들의 인터뷰, 근무 프로세스, 실제 사례 등을 통해 이케아만의 강점을 짚어준다.
이케아의 자산
지치지 않는 창의력
이케아의 상품 기획개발을 맡고 있는 ‘이케아 오브 스웨덴’의 사내 디자이너는 총 15명. 여기에 외부 디자이너 90여 명을 투입해 3년 후에 나올 제품을 디자인하는데, 이들의 아이디어가 집결되는 곳이 바로 ‘데모크래틱 디자인 센터’다. 다양한 테마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시제품을 만들어보고, 개발 중인 소재나 상품의 샘플들도 한눈에 훑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상품의 시작과 프로젝트의 진행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놓아 모든 직원과 공유하고, 더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누구든 참여할 수 있다.
매년 제작하는 카탈로그 또한 이케아의 크리에이티브한 능력이 발휘되는 부분. 매년 모든 컷을 다시 찍는 것은 물론이고, 촬영을 위해 가상의 인물을 설정하고 스토리를 만들어 세트를 꾸민다. 오직 단 한 번의 촬영을 위해. 실제 베개 9개를 걸어놓고 광고 매체로 활용하기도 하고, 아파트 집집마다 베란다에 로고마크를 걸기도 하는 등 홍보 전략 역시 창의적이지 않으면 이케아가 아니다.
이케아의 성공 비결은 어찌 보면 단순하다. 사용자를 먼저 생각한다는 것. 상품을 만드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이 상품을 사용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디자인’이라고 보고, 자기만의 디자인을 완성해가고 있다. 《이케아 디자인》에는 그들의 디자인 완성 과정이 세세하게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