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위기를 가로질러 인문학의 목소리를 타전하는 새로운 사유의 모험 근대성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주변’의 언어와 생생한 성찰을 만난다 ‘우리시대의 주변/횡단 총서’를 펴냅니다! 부산대학교 인문학연구소와 (주)현암사가 함께 기획하고 편집하는 새로운 인문학 비평 총서 ‘우리시대의 주변/횡단 총서’ 1차분 네 권이 한꺼번에 출간되었다. 21세기 들어 인문학의 위기를 넘어 종언이 회자 되는 시류에, 작년부터 출판계에 일기 시작한 인문학(고전, 공부) 열풍은 어떤 징후일까? 각종 기관과 지자체에서, 기업과 매체에서 인문학 강연이 줄을 잇고 있으나 ‘지속 가능한 성공을 위한 내공’을 강조하는 처세적 주제는 익숙하고 동어반복적이다. 으레 서구의 주류 사상과 문학의 정전을 훑는 요점 정리식 학습은 정작 우리가 살아가는 주변, 즉 여기를 읽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 중심을 지향하고 있으되, 역사에서 정치에서 문화에서 경제에서 한국은 주변부다. 다양한 ‘경계’에 걸쳐 있음에도 우리의 담론은 미국과 유럽의 주류 언어로 담을 쳐왔다. ‘우리시대의 주변/횡단 총서’는 우리 사회와 사유의 장에서 빗금 그어져 넘보지 못했거나, 현대-서구-남성-백인-중심의 이분법에 가려진 주변의 작은 언어들을 붙들어보려 한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세계에서 사회와 문화의 이동과 얽힘의 과정을 섬세히 탐구하는 텍스트들을 찾아 펴내려 한다. 개론적인 교과서를 지양하고, 새로운 글쓰기를 보여주는 깊이 있는 이론과 비평 에세이들을 소개하려 한다. 이를 통해 한국 사회를 보다 심층적이고 성찰적으로 ‘횡단’하는 사유의 모험을 시작하려 한다. “오늘날 우리는 근대성의 위기를 목격하고 있다. 근대성은 우리에게 계몽과 이성과 진보를 통한 인간 해방의 가능성을 제공하기도 했지만, 전 지구적 차원에서 볼 때 그 해방의 혜택은 특정 지역이나 소수의 엘리트들에게만 돌아갔다. 즉 그것은 인간의 해방을 선언하는 바로 그 와중에도 서양과 비서양, 제국과 식민, 문명과 자연, 이성과 비이성, 중심과 주변, 남성과 여성, 백인종과 비백인종, 지배계급과 서발턴 등 다양한 이분법적 구조를 형성함으로써 전 지구적인 차원에서 새로운 차별들의 체제를 구축해왔다. 이는 근대성이 그 기원에서부터 자신의 어두운 이면으로 이미 식민성을 갖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우리시대의 주변/횡단 총서’는 근대성 극복을 위한 계기나 발화의 위치를 서양과 그 중심부에서 찾기보다 서양이든 아니든 주변과 주변성에서 찾고자 한다. 주변은 스스로를 횡단하고 월경함으로써, 나아가서 비슷한 처지에 있는 다른 지역 및 위치들과의 연대를 통해 자신의 잠재성을 보다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고, 결국은 특수와 보편의 근대적 이분법을 뛰어넘는 새로운 차원의 보편성을 실천적으로 사고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_부산대학교 인문학연구소 우리시대의 주변/횡단 총서1 아래로부터의 포스트식민주의 Postcolonialism 서양 바깥의 세계에 사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 포스트식민주의에 대한 가장 탁월한, 논쟁적인 안내서! -불평등한 세계, 변화하는 세계, 변혁하는 세계에 대한 몽타주 “포스트식민주의는 지상의 모든 사람들이 동등한 물질적 · 문화적 복지를 누릴 권리를 주장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오늘날 세계는 불평등하고, 서양인과 비서양인 간의 현격히 분리되어 많은 차이가 존재하는 세계이다. 서구와 나머지 세계 간의 이와 같은 분열은 19세기 유럽 제국의 팽창으로 인해 절대적으로 되었다. 그 팽창의 결과 지구의 전체 지표면의 10분의 9를 유럽이나 유럽에서 생겨난 권력들이 통제하게 되었다. 식민지적이고 제국적인 통치는 피식민지 세계의 사람들을 열등하고, 어린애 같고, 여성적이며, 스스로를 돌볼 수 없으며, 서양의 온정적인 지배가 최상의 이익을 가져다줄 것(오늘날은 ‘개발’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이라고 묘사하는 인류학 이론들에 의해 정당화되었다. 그러한 인류학 이론들의 근간에는 인종 개념이 자리하고 있다. 단순하게 말하면, 서구와 비서구 간의 관계는 백인종과 비백인종 간의 관점에서 사고되었다. 백인 문화는 합법적 정부, 법, 경제, 과학, 언어, 음악, 예술, 문학 -한마디로 말해, 문명-의 토대로 간주되었고, 지금도 그렇게 남아 있다.” _본문에서 ‘우리시대 주변/횡단 총서’ 1권 『아래로부터의 포스트식민주의』의 지은이 로버트 영은 포스트식민주의 이론 연구에서 세계적 이론가로 명성이 드높다. 그의 저서들은 영문학자들 뿐 아니라 문화연구자, 여성학자, 사회과학자들에게 중요한 이론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그는 식민주의의 영향력 아래 있던 지역을 제3세계라는 모호한 용어대신 트리컨티넨탈(tricontinental: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로 지칭하고 이 지역을 중심으로 한 포스트식민주의를 트리컨티넨탈리즘으로 명명한다. 이 책은 영의 이전 이론적 저작들과 달리 문제의식이 명쾌하며 흥미진진한 글쓰기를 보여준다. 영은 포스트식민 시대의 구체적 현장에 살고 있는 서발턴 하위주체, 대지의 저주받은 자, 이산된 난민들의 뿌리 뽑힌 삶과 그들의 대지를 여행하는 여정을 떠난다. 그는 포스트식민의 수많은 장면들이 서로 공명하면서 스스로 의미를 생성하도록 이론적 개입을 최소화한다. 이를 통해 단편들이 쌓여 ‘보편성’에 근접해가는 새로운 인식 방식을 실험한다. 이 책은 이런 효과를 통해 포스트식민적인 것이 갖는 보편적 성격, 즉 포스트식민이 전 지구적으로 얼마나 확산되어 있는 경험인가를 보여준다. 영은 이 책에서 포스트식민주의를 사람들이 역사적으로 살아온, 그리고 현재도 관여하고 있는 일상적 활동으로 파악하고 그것을 몇 개의 중요한 테마별로 정리한다. 영은 자신의 방법을 ‘몽타주’라고 부르는데, 이는 독자들이 역사와 현실의 한 장면 한 장면을 마치 여행자처럼, 혹은 로드 무비를 보는 관객처럼 사건으로 마주대하게 한다는 의미다. 이 책은 기존의 많은 탈식민주의 개설서와 달리 서양 식민주의의 지배의 역사보다는 그에 저항해 온 사람들의 활동을 ‘현재형’으로 구성하여 담고 있다. 녹취와 증언, 음악과 사진을 통해 포스트식민주의의 ‘현장’에 근접하려고 노력한다. 이를 통해 지은이는 포스트식민주의가 현 세계를 사는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생활에 얼마나 필수적인 사고이며 일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실천인가를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위로부터’ 사상을 나열하거나 개념을 해설하는 것이 아니라 ‘아래로부터’ 다양한 질문의 공유를 향해 나아간 것이다. 영은 트리컨티넨탈의 현실 내부에서 전개된 풍부한 탈식민의 전통에 주목함으로써 그동안 서구 학계에 알려지지 않았던 포스트식민주의의 풍부한 역사적 전통을 복원하고자 한다. 그리고 자칫 포스트식민주의를 지나치게 확장시키거나 초점을 흐리는 경향을 차단하기 위해 서발턴 하위주체의 급진적 시각을 통해 그 확장을 읽어내고자 한다. 이 책은 지은이의 이런 깊은 인식을 실천적이고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당신이 속한 민족이나 조국이 항상 주류에서 밀려나 있다고 느끼고 있는가? …당신이 말할 때 자신이 문장의 주어가 아니라고 느껴본 적이 있는가? 당신이 말할 때마다 어떤 의미에서 누군가가 당신 자신을 대변하고 있다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을 들을 때 당신 자신이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객체에 불과할 뿐이라고 느껴본 적이 있는가? 당신이 타인들의 세계, 즉 다른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는 세계 속에 살고 있다고 느끼는가? 이러한 사실에 관해 말하는 방법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이것이 포스트식민주의가 답변하려고 하는 첫 번째 질문이다” _본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