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거리음식에 담긴 기상천외의 사실들 제과점에서 파는 단팥빵 표면에는 십중팔구 참깨가 뿌려져 있다. 누가, 왜, 무엇 때문에 빵에다 참깨를 뿌려 놓은 것일까? 사실 지금은 아무 의미가 없다. 그렇지만 처음에는 단팥빵 속에 들어있는 내용물을 나타내는 표식이었다. 운동회 날이면 손은 뒷짐을 진 채 입으로만 밀가루가 잔뜩 묻은 찹쌀떡을 집어 먹는 게임을 한다. 얼굴에 밀가루 칠한 모습을 보고 즐기려는 가학적인 게임일까? 사실은 복(福)을 받으라는 의미다. 찹쌀떡이 바로 복떡이기 때문이다. 예전 결혼식장에서 답례품으로 찹쌀떡을 나눠준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수험생들은 합격을 소원하며 엿을 먹는다. 왜 하필 엿을 먹을까? 단순하게 끈끈한 엿처럼 찰싹 붙으라는 뜻일까? 그러다 보니 엉뚱하게 공업용 본드를 선물하는 경우도 생겼다. 조선시대 때 과거 보는 선비가 엿을 먹은 이유는 엿이 기쁨을 상징하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합격의 기쁨을 미리 맛보라는 뜻이다. 단무지는 일본에서 비롯된 음식으로 일본 이름 다쿠앙은 사실 승려 이름이다. 그런데 왜 한국에 있는 중국음식점에서 반찬으로 단무지(다쿠앙)를 내놓는 것일까? 양갱이라는 과자 포장지를 보면 작은 글씨로 羊羹(양갱)이라는 한자가 적혀있다. 양고기 국물이라는 뜻이다. 과자 양갱과 양고기 국물은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동서양 고전에서 발굴한 기원과 유래 이 책에는 모두 48종류의 거리음식에 관한 역사와 이야기가 실려 있다. 고급요리가 아닌 거리음식으로 어찌 보면 '하찮은' 군것질 거리에 불과하지만 우리가 무심코 먹는 거리음식과 간식이 언제, 어떻게 만들어져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는지 또 어떤 사람들이 즐겨 먹었던 음식이었는지 등등, 거리음식에 얽혀있는 유래와 역사, 인물, 재미있는 상식에 이르기까지 음식에 담긴 풍부한 이야기를 다채롭게 펼쳐 놓았다. <붕어빵에도 족보가 있다>는 저자 윤덕노가 <음식잡학사전>에 이어 세 번째로 쓴 음식유래 이야기다. 가 우리 음식과 관련해 전해지는 속설을 동서양의 고전을 동원해 풀이한 책이라면 <붕어빵에도 족보가 있다>는 우리가 무심코 먹는 음식의 유래와 기원을 따져 밝히는데 보다 역점을 두고 쓴 책이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문화사 거리에서 파는 음식에 무슨 역사가 있으며 어떤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을까 싶지만 '별 것 아닌' 군것질 거리인 붕어빵 조차도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수천 년 세월 동안 기술적인 진보와 문화적인 진화를 거쳐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놀랍다. 우리 음식 중에서도 궁중요리나 양반들이 먹었던 고급 전통한식에 관한 역사와 유래는 비교적 많이 알려져 있는 편이다. 하지만 거리음식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없거나 신빙성이 떨어진다. 학자들이 주목하지 않은 역사이지만 시장에서, 길거리에서 또 동네 제과점과 구멍가게에서 친숙하게 사 먹는 거리음식의 역사를 알아보는 것도 먹는 즐거움 못지 않은 재미가 있다. 더욱이 최근 유네스코에서 음식문화를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인정하기 시작한 시점에서 우리나라 거리음식의 문화적,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는 것 또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