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눈

마거릿 애트우드 · 소설
31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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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눈먼 살인자>로 부커 상을 수상한 캐나다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의 장편소설. 애트우드는 현대 캐나다 문학에 대해서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 대표적인 작가다. 유년기의 어두운 기억, 상처와 다시 맞닥뜨리는 한 여성을 통해 시간의 의미, 용서와 화해를 통한 치유의 문제를 뜨겁게 탐색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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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역자

목차

1권 철제 허파 은 종이 제국의 블루머 벨라도나 탈수기 고양이 눈 영원한 도움을 주시는 우리 성모님 2권 반쪽 얼굴 나병 실물화 추락하는 여자 한쪽 날개 피코 초 통일장 이론 다리 옮긴이의 말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유년기 경험의 본질을 향한 치열한 탐색, 그리고 용서와 화해를 통한 치유 어린 시절을 떠올리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아득하고 행복한 기억에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고양이 눈』의 주인공, 일레인 리슬리의 유년기 기억은 잔혹하기만 하다. 가장 친한 친구로부터 매일같이 받아야 했던 독설과 모욕, 습관처럼 살갗을 벗겨 내 피가 나고 부르트던 발, 얼어붙은 강가에 홀로 남겨졌던 눈 오는 겨울 밤……. 이러한 의식적, 무의식적 기억들은 층층이 쌓여 일레인의 성장과 삶에 큰 영향을 끼친다. 그리고 성인이 된 일레인은 개인전을 계기로 고향에 돌아와, 사라지지 않고 남아서 불쑥불쑥 고개를 들이미는 추억을 더듬어 간다. 『고양이 눈』은 유년기의 어두운 기억, 상처와 다시 맞닥뜨리는 한 여성을 통해 시간의 의미, 용서와 화해를 통한 치유의 문제를 뜨겁게 탐색하는 작품이다. 마거릿 애트우드는 잉거 숄과의 인터뷰에서, 『고양이 눈』을 통해 자신의 유년 시절에서 사라진 것들에게 문학적 고향을 마련해 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당대의 문화사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 만큼 꼼꼼하게 과거를 복원하는 그녀의 글쓰기는 “이제는 없어진 사물들, 사라진 관습, 죽어 간 사람들에 대한 애도인 동시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이 모든 것들에 대한 향수”인 것이다. 코딜리어, 가장 친한 친구이자 악몽 같은 기억 속의 존재 2차 세계대전 막바지, 곤충학자인 아버지를 따라 북쪽 황무지를 떠돌아다니던 여덟 살 소녀 일레인은 여느 여자 아이들과는 달랐다. 다른 아이들이 원피스를 입고 얌전히 교회를 다닐 때, 일레인은 오빠와 함께 벌레를 잡고 병정놀이를 하며 ‘학교’와 ‘여자 친구들’이란 것을 동경만 하고 있었다. 그리고 에일린 가족이 토론토에 정착하게 되었을 때, 이 ‘다름’은 곧 코딜리어를 필두로 한 또래 아이들의 ‘배척’과 ‘따돌림’으로 이어진다. 코딜리어의 독설과 비난에 시달리는 일레인은 급기야 자신이 무슨 말을 어떻게 하는지, 걸음걸이가 어떤지, 표정은 어떤지, 무슨 옷을 입었는지 등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게 된다. 스스로 ‘어딘가 잘못된 아이’가 아닌지 고민하게 된 어느 날, 에일린은 자신의 발의 살갗을 벗겨 내기 시작한다. 피가 나올 때까지 계속 벗겨 낸 후, 양말을 신고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고통을 참으며 걷는다. ‘고통’을 통해 자신이 ‘존재함’을 인식하는 것이다. 에일린이 코딜리어로부터 벗어나는 또 하나의 방법은 ‘기절하는 것’이다. 처음으로 기절한 날, 에일린은 “가치 있는 무언가”를 발견했다고 느낀다. ‘기절’은 떠나고 싶지만 그렇게 할 수 없는 장소, 보기 싫지만 곁에 있어야만 하는 사람들,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다. 이윽고 에일린은 자신이 원할 때면 기절할 수 있는 기술을 터득하기에 이른다. “나는 가치 있는 무언가를 발견했다고 느끼기 시작한다. 떠나고 싶지만 그렇게 할 수 없는 장소들이 있기 마련이다. 기절은 샛길로 내려서는 것과 같다. 나 자신의 몸으로부터, 시간으로부터 다른 시간 안으로, 내려서는 것. 깨어나 보면 그 후의 시간이다. 시간은 나 없이 흘러가 버린 것이다. (중략) 그 후 나는 코딜리어가 나를 괴롭힐 때, 예를 들어 벽에 서 있으라고 말하거나 할 때면 언제든 기절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면 그들은 나를 걱정해 주는 척하지만, 나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에는 너무도 그들을 경계하고 있다.”(작품 중에서) 어느 겨울밤, 코딜리어가 일레인의 모자를 낚아 채 다리 아래로 던져 버린다. 모자를 가지러 간 에일린은 반쯤 얼어붙은 강에 빠져 버리고 코딜리어를 비롯한 친구들은 일레인을 남겨 두고 도망친다. 추위에 떨며 점차 밀려드는 졸음을 견디던 일레인은 한 여인의 실루엣이 공중을 걸어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본다. 일레인은 그 환영이 ‘성모 마리아’라고 생각한다. 일레인에게 있어 성모 마리아는 권위적이고 보수적이며 남성 중심적인 기독교(당시 캐나다 중산층 집안의 풍경)와는 상반되는, 여성 주체적 존재다. 그리고 그 사건 이후 일레인은 드디어 코딜리어에게서 도망칠 수 있게 된다. 세월이 흘러 중년 화가가 된 일레인은, 개인전을 위해 고향 토론토로 돌아온다. 일레인은 마지막까지 코딜리어가 전시회장에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하지만 코딜리어는 오지 않는다. 일레인은 어린 시절 자신이 얼어죽을 뻔한 다리에 찾아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코딜리어의 환영을 본다. 그 옛날의 자기처럼 다리 밑에서 추위와 두려움에 떨고 있는 어린 소녀. 그 순간 일레인은 깨닫는다. 코딜리어 역시 자신과 똑같은 “아픔, 외로움, 두려움, 아이의 연약함과 미숙함, 그리고 사랑받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었음을. 그리고 비로소 일레인은 코딜리어의 환영에게 손을 내민다. “나는 코딜리어에게 팔을 뻗치고, 몸을 굽히고 손을 펴 내게 무기가 없음을 보여 준다. 나는 말한다. ‘괜찮아, 이제 집에 가도 좋단다.’”(작품 중에서) 1940~1990년대 캐나다 풍경의 완벽한 재현, 그리고 여성 예술가의 자화상 애트우드가 캐나다 문학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단순히 그녀가 국제적 명성을 얻게 된 최초의 캐나다 작가이기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애트우드가 캐나다 문학의 특성, 캐나다적 경험의 본질을 치열하게 탐색하는 작가이기 때문이다. 이는 『고양이 눈』에서도 잘 드러난다. 작품 속에서 일레인의 성장은 캐나다의 정치, 문화적 성장 속에서 이루어진다. 어린 일레인의 눈에 비친 캐나다는 보수적인 기독교 집안, 권위적인 가장, 카디건을 걸치고 우아하게 차를 마시는 것이 미덕인 부인들, 채찍을 들고 다니던 엄격한 여선생, 제국주의적 역사 수업, 남학생용과 여학생용으로 구분된 출입문 등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일레인이 한 여자로서, 예술가로서 성장해 갈수록 캐나다 사회의 모습도 점차 변모해 간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부터 1980년대 후반부에 이르는 동안 캐나다는 대영 제국의 변방적 국가에서 보다 확고한 정체성을 가진 국가로, 영국계와 프랑스계 이민자들의 국가에서 다민족, 다문화적 국가로, 그리고 성 역할 구분이 확실한 가부장적 사회에서 좀 더 평등한 사회로 바뀌었다. 또한 여성의 평등권을 법적으로 명시했으며 특정 인종과 국민을 배제하던 차별적 이민 정책도 보다 포괄적이고 공평한 이민 정책으로 자리 잡았다. 일레인의 성장과 더불어, 현재 시점으로 진행되는 그녀의 전시회는 이 작품에 또 다른 깊이와 재미를 더해 주는 요소다. 여성 예술가로서 일레인의 삶은 마거릿 애트우드가 가지고 있는 현대 미술에 대한 풍부한 지식이 뒷받침되어 작품에 깊이를 더한다. 뿐만 아니라 애트우드는 일레인이 ‘여성’ 예술가라는 점에 무게를 싣는다. 일레인은 캐나다에서는 가히 최초로 페미니즘 작가들 중 한 명으로 인정받는다. “내가 전시하는 작품들은 대부분 상징적이다. 동정녀 마리아 작품과 스미스 부인 작품은 전부 전시회에 포함되었다. ‘이것은 성적 매력이 있는 젊은 여자에 반대되는 여자 모습이에요.’ 조디는 말한다. ‘왜 항상 젊고 아름다운 여성이어야 하는가? 그와 달리 늙어 가는 여자의 신체가 동정적으로 그려진 것을 보는 것은 기쁜 일이다.’ 그녀는 보다 과장된 언어를 동원하여 이런 글을 카탈로그에 싣는다.”(작품 중에서)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일레인 자신이 ‘의식적으로’ 페미니즘적 작품을 만들거나 여성의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레인은 어린 시절 자신을 이단아 취급하며 상처를 준 스미스 부인, 모욕과 독설을 서슴지 않던 코딜리어,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여자를 임신시키고 떠나가거나 다른 여자를 만나는 남자들에 대한 그림을 그린다. 일레인은 단지 오늘날의 자신을 있게 한 과거의 기억들을 그려 낼 뿐이다. 이 때, 자신의 정체성을 탐색하려는 한 여성 예술가의 시도는 곧 페미니즘적 행위로 인식되어 버리는 것이다.

이 작품이 담긴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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