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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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륜의 『두시경전』은 정밀하고 간략함으로 유명하다. 천착하지 않으며 견강부회하지 않고 뛰어남을 자랑하지 않으며 박식함을 드러내지 않았다. 다만 평이하면서도 시의 뜻을 용이하게 이해할 수 있어서 두보의 정신이 활자 위에 분명하게 드러나니, 이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두보 시는 한결같이 사람들의 추숭을 받았는데 왜 해석하는 사람이 주석을 찾지 못하였는가. 이것은 주석가 자체의 문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주석가가 깊은 것을 구하려다 천착하게 되고 밝은 것을 구하려다 번잡하게 되니, 천착은 속임에 가깝고 번잡함은 군더더기를 모은 것에 불과하다. 속임과 군더더기가 합쳐지면 오류[繆]를 발생시키거나 더럽게[穢] 된다. 이에 두보 시의 진면목과 참 정신이 변질되어 쉽게 이해되지 않게 되었다. 옛날 사람들이 ‘역사가들은 모름지기 재주와 학문과 식견의 세 가지 특장이 있어야 한다고 하였는데, 나는 주석을 다는 사람들도 이와 같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주석이란 주석과 해석과 비평 등 세 가지를 일컫는다. 주석으로 그 의미를 밝히고 해석으로 그 뜻을 통하게 하고 비평으로 그 뜻을 밝히고 그 예술 경지를 논의해야 한다. 주석은 중점이 학문에 있고 해석은 중점이 재주에 있고 비평은 재주와 학문 이외에 식견에 중점이 있다. 양륜은 시인으로서의 창작 경험이 있기 때문에 시를 짓는 사람의 즐거움과 고통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므로 그는 ‘전접조응(轉接照應)과 맥락관통처’ 등을 지시하면서 ‘그 문장의 기세를 자연스럽게 이어받았다.’라는 설명을 덧붙일 수 있었으니, 과거 시험의 관습에 빠져서 왕부지가 말한 ‘비루한 사람이 비루한 법을 세운다.’라는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다. 즉 글자마다 그 정확한 의미를 찾았으며 당시 일을 고증하였고 표현된 의미로 감추어진 뜻을 찾으려 하였다. 또한 기이한 학설을 따르지 않았으며 근거 없이 제멋대로 추측하지 않았으니, 자연스럽게 천착하거나 지리한 병을 면하게 되었다. 여기에 자주 반복하고 침잠하여 학문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깊이 생각하였으니, 한편으로 구조오와 포기룡 등 여러 학자들의 오류를 바로잡으며 주학령이 빠트린 것을 보충하였고 다른 한편으로 여러 주석서의 장점을 채택하여 가장 합리적인 주석을 제시하였다. 이것은 달리 주석가의 재주와 학문과 식견의 표현으로 『두시경전』이 사람들의 중시를 받게 된 이유이다. ----- 곽소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