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스키와 푸코, 인간의 본성을 말하다

노암 촘스키님 외 1명
27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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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문_존 라이츠먼 1장 인간의 본성―정의와 권력......노엄 촘스키.미셸 푸코 2장 정치......노엄 촘스키 3장 언어철학......노엄 촘스키 4장 진리와 권력......미셸 푸코 5장 옴네스 에트 싱굴라팀―정치적 이성 비판을 향하여......미셸 푸코 첫 번째 강연 두 번째 강연 6장 정부에 맞서―인권......미셸 푸코 옮긴이 후기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인문학의 산맥을 반대 방향에서 오른 두 철학자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1971년, 정치.사회.지성의 격동이 세계를 휩쓸던 때, 서양의 지식인으로서 시대의 양심을 대표하던 노엄 촘스키와 미셸 푸코는 네덜란드 TV 토론 프로그램의 초청을 받았다. 사회자인 네덜란드의 철학자 폰스 엘더르스는 두 사람을 이렇게 소개했다. “두 철학자를 비교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두 분을 산의 양쪽에서 터널을 뚫어 오는 사람이라고 가정하는 것입니다. 두 사람은 전혀 다른 도구를 가지고 같은 산에서 터널 작업을 하면서도 상대방이 반대쪽 방향에서 작업하고 있음을 모릅니다.”(본문 24쪽) 촘스키도 그의 비유에 동의했는지, 나중에 프랑스의 언어학자 미추 로나와 대담하면서 이날의 토론을 이렇게 회고했다. “(우리는) 방송 전에, 그리고 방송 중에 아주 멋진 토론을 했습니다. 우리는 그 프로그램에서 여러 시간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는 프랑스어로 저는 영어로 말했습니다. 우리는 ‘인간의 본성’ 문제에 대해서는 부분적으로 합의를 보았지만, 정치에 대해서는 별로 합의를 보지 못했어요. (중략) 엘더르스의 비유를 빌리자면 인간 본성이라는 개념과, 그것과 과학적 진보의 관계라는 주제에 대해 우리는 ‘동일한 산을 정반대 방향에서 오르고 있었습니다.’”(170쪽) 토론의 주제는 인간의 본성. 두 사람은 이 오래된 화두를 놓고 철학과 정치, 두 가지 측면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경험이나 외부의 영향과는 무관한 ‘타고난’ 인간 본성이라는 것이 있는가?” “과연 ‘정의’란 무엇이며 우리는 정의를 이룩할 수 있는가?” 두 사람의 대화는 언어학과 인지 이론에서 시작하여 과학의 역사를 거쳐서 창조성, 자유, 정의를 위한 투쟁으로 뻗어나간다. 촘스키는 창조성의 씨앗과 정의를 추구하는 태도가 인간의 본성에 깔려 있다고 주장했고, 푸코는 인간 본성과 정의라는 관념 자체가 역사적 생산물이라고 주장했다. 촘스키의 말대로 “저(촘스키)의 관심사는 (인간의) 정신에 내재하는 특성이고, 반면에 푸코 씨는 사회적, 경제적, 기타 조건들의 특정 배열에 더 관심을 둔”(56쪽) 것이다. 푸코는 두 사람의 접근 방법이 다른 까닭을 “과거의 언어학 분야에서는 ‘창조하는 주체’ 혹은 ‘창조적인, 말하는 주체’의 중요성을 배제했습니다. 반면에 저와 같은 세대의 사람들이 연구하기 시작한 과학의 역사는 개인의 창조성을 중시하면서 집단적 규칙들을 배제”(56~57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곧 촘스키는 언어학 분야에서 홀대해왔던 주체 문제를 전면에 들고 나온 것이고, 푸코는 역사 분야에서 홀대해왔던 사회적 규칙과 제약에 초점을 맞추었다. 두 사람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기존의 학문 체계를 혁신한 것이다. 인간에 대한 긍정, 사회와 역사에 대한 의심. 이날의 토론에서 드러난 논지와 관점은 바로 노엄 촘스키와 미셸 푸코, 두 사람이 평생을 갈고 닦은 사상의 기본이자 정수다. 이 책에는 두 사람이 토론 후 1976년에 각자의 견해를 좀 더 자세하게 밝힌 자료(2~4장)가 실려 있다. 5장은 푸코가 1978년에 스탠퍼드 대학에서 강연한 내용으로 4장에서 제기한 문제를 더 깊이 탐구한 것이고, 6장은 푸코가 사망 직전(푸코는 1984년 6월 25일에 사망했다) 프랑스 신문 《리베라시옹(Liberation)》에 게재한 성명서로 인간 사회에 대한 푸코의 진심을 전해준다. 정치를 비판하는 데는 자격증이 필요하지 않다 촘스키의 정치관과 언어철학을 밝힌 2장(정치)과 3장(언어철학)은 1976년 프랑스의 저명한 언어학자인 미추 로나가 인터뷰한 것이다. 로나는 프랑스어로 질문했고 촘스키는 영어로 답변했으며, 두 사람의 대담은 《미추 로나와 나눈 대화(Dialogues avec Mitsou Ronat)》라는 제목으로 프랑스에서 출판되었다. 1979년 이 책의 영어판이 《언어와 책임(Language and Responsibility)》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고, 1998년에 다시 촘스키의 예전 논문들과 함께 《언어에 관하여(On Language)》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촘스키는 재출간한 책의 서문에서 “프랑스어 원본의 뼈대는 그대로 유지하는 한편, 내 말의 프랑스어 번역을 다시 영어로 번역한 데 그치지 않고 프랑스어판을 거듭 가다듬었으며 때로는 수정했다”고 밝혔다. 영어판 번역자는 이 책에서 “언어학과 관련 문제에 관한 촘스키의 기본 개념이 가장 명확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촘스키가 일관되게 비판해온 정치 문제는 자본의 언론 장악, 다국적 기업의 세계 지배를 위해 봉사하는 미국정부의 불법 행위, 지식인의 여론 왜곡이다. 그는 닉슨 대통령을 침몰케 한 워터게이트 사건을 민주주의의 승리라 주장하면서 당시 미국 전역과 전 세계에 걸쳐 자행되던 정부의 불법 행위에는 침묵했던 미국언론의 위선을 파헤쳤고(120~129쪽), 미국의 자유주의 세력조차 세계의 다른 국가, 다른 지역 주민들에게 미국정부가 무력을 행사하는 것을 당연시한다는 점을 정확히 짚어냈다(140~149쪽). 그리하여 자본과 권력과 지식인들이 합작해낸 이데올로기의 틀은 미국인들의 사고방식을 장악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사회도 이와 다르지 않다. “선전 체계는 그 이념을 강요하기보다 암시할 때 더 효과적입니다. 사람들에게 앵무새처럼 뻔한 얘기를 달달 주입하는 것보다 허용되는 생각의 한계를 미리 설정했을 때 선전의 힘이 더 커집니다. 논쟁이 활발하게 이루어질수록, 도처에서 암묵적으로 수용된 선전 체계의 기본 이념이 더 효과적으로 스며듭니다.”(145~146쪽) 촘스키는 언어 연구와 정치 활동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느냐는 질문에 “언어에 관한 저의 특정 지식은 사회·정치적 문제와는 직접 관련이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데올로기와 정치에 대한 비판적 분석은 “그저 조금 열린 마음과 평범한 지성, 건전한 의구심만 있으면 충분”하다는 것이다(96~97쪽). “(지식인들은) 보통 사람이 다가갈 수 없는 난해한 활동에 종사하는 것처럼 허세를 부립니다. 하지만 말도 안 되는 얘기입니다. 사회과학도 그렇고 무엇보다 오늘날의 사건에 대한 분석에, 이런 일에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나 다가설 수 있는 겁니다. 이런 문제들이 복잡하고, 심오하고, 모호하다는 얘기는 이데올로기적 통제 체제가 선전하는 환상일 뿐입니다.”(98쪽) 인간이라면 누구나 지닌 데카르트적 이성과 보편적인 언어 능력은 우리에게 ‘평범한 창조성’을 주었고, 우리는 그 창조성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진리의 정치학 4장(진리와 권력)은 1976년 이탈리아에서 알레산드로 폰타나(유럽의회 부의장을 맡은 바 있는 이탈리아의 정치가)와 파스콸레 파스퀴노(이탈리아인 정치학자로 뉴욕대학교 국제공훈교수Global Distinguished Professor이자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 권리이론센터Centre National de la Recherche Scientifique-Centre de Theorie du Droit, CNRS의 수석연구위원Senior Research Fellow)가 푸코를 인터뷰한 내용이다. 푸코는 인간 사회가 구성해온 권력의 정체를 드러내고, 권력이 인간 생활의 미세한 부분까지 장악하는 방법과 양상을 밝히는 데 주력해왔다. 시대에 따라 서로 다른 명제가 과학적 진리로 받아들여진다는 사실에서, 그는 ‘진리의 정치’를 감지해낸다. 정의도, 진리도 정치적으로 규정된다는 말은 단순히 외부의 권력이 진리를 좌지우지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권력이 진리를 좌지우지하고, 따라서 권력으로부터 진리를 해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인간 사회가 왜 ‘특정한’ 진리를 진리로 받아들이며, 왜, 어떻게 권력에 순종하는가 하는 문제를 도외시하는 태도다. “만약 권력이 순전히 억압적인 것, ‘안 돼’라고 말하는 것뿐이라면 사람들이 그것에 순순히 복종하리라고 보십니까? 권력이 효력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받아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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