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타임스》베스트셀러
★ 퓰리처상 최종 후보작
★ 전미 도서 비평가상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도서상
★ 논픽션 부문 펜 마르타 알브랜드상
★ 뉴욕공립도서관 헬렌 번스타인 도서상
★ 외국 취재 부문 조지 포크상
★ 외신 기자 클럽 코르넬리우스 라이언 최고 도서상
『“내일 우리 가족이 죽게 될 거라는 걸, 제발 전해주세요!”―아프리카의 슬픈 역사, 르완다 대학살』은 1994년 르완다에서 제노사이드가 일어난 이듬해부터 3년간 여러 차례 저자가 이 비극적 참사의 현장을 취재하고 학살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과 인터뷰한 이야기를 통해 당시 일어난 제노사이드에 대한 기억을 생생하게 다시 불러온다. 저자는 100일 만에 80만~100만 명이 희생된, 상상하기 힘든 이 사건에 객관적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생존자들의 이야기에 세심히 귀 기울인다. 또한 사건이 일어나기 전후의 상황과 진행 과정 등을 르완다 지도층, 학살 가담자, 투치족 생존자 등의 증언을 통해 구체적이고도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학살을 기억하기 위해 시체를 거두지 않고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교회당, 학살 현장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투치족 생존자 오데트, 투치족 학살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생명을 위협받은 후투족, 르완다의 쉰들러로 불리는 폴 루세사바기나의 일화 그리고 투치족 반군 르완다 애국전선의 진격과 후투족 학살 주동자들이 숨어든 난민촌에서 일어난 비극적 사건들, 이들이 다시 르완다로 돌아와 희생자 가족들과 얼굴을 마주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후 상황들까지의 이야기에서 언론 등 우리가 그 어디에서도 듣지 못했던 르완다 대학살의 구체적인 전말을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무책임했던 유엔, 서구 열강, 언론과 사건에 침묵했던 우리를 포함한 전 세계의 태도를 포착해 이 사건의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밝혀낸다. 이를 통해 우리는 20세기 아프리카에 대한 서구의 식민 역사를 읽을 수 있다. 나아가 이 책이 묘사하는 참혹한 학살을 보고 있노라면 ‘인간이란 과연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먼저 이 책의「제1부 어둠의 심연 한가운데서」에서는 제노사이드가 일어난 배경과 르완다의 역사적 상황에서부터 1994년 4월~6월 동안 학살이 최절정에 이르는 시점을 중심으로 대학살 사건의 전개 과정을 전한다. 그 과정에서 제노사이드를 대하는 서구 사회의 이중성을 폭로하고, 학살을 방관한 유엔의 책임을 묻는 등 르포 문학으로서의 가치를 보여준다. 다음「제2부 빛을 향해 가다」에서는 과거 후투족의 박해를 피해 달아난 투치족 난민이 결성한 반군 조직인 르완다 애국전선의 활약을 통해 학살이 종결되는 과정과 이후 난민촌에서 벌어지는 비극, 열강과 그들이 이끄는 국제 인도주의 단체가 보여준 무관심과 편견, 비겁함 때문에 발생하는 부조리, 살아남은 자들의 상처와 기억 그리고 다시 일어서는 르완다의 모습을 전한다.
르완다는 아프리카의 다른 국가들처럼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유럽의 식민 지배를 경험한 사회다. 차례로 르완다를 식민지로 삼은 독일과 벨기에 지배자들은 통치를 더 용이하게 하기 위해 투치족과 후투족을 분열시켜 갈등하게 하는 정책을 폈다. 독립 후에도 이런 역사적 배경 때문에 이들의 갈등은 계속되었고, 1994년 후투족 대통령의 사망 사건을 계기로 일어난 투치족에 대한 후투족의 대학살 사건은 이런 경험의 연장선에서 일어났다. 학살 당시 프랑스 미테랑 정부는 후투족에게 무기를 공급하고 군대를 파견하는 등 사실상 학살 행위에 직접 가담했지만 이후 공식적으로 이 사건의 책임에 대해 언급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르완다에서 자원 등 취할 것이 없었던 미국의 클린턴 정부 역시 학살을 제지하는 데 미온적으로 행동했고, 유엔에 압력을 행사하면서까지 국제 사회가 르완다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이후 클린턴 정부는 이런 태도에 대해 사과함으로써 그들의 실수를 인정했다. 20세기 서구 식민 통치의 모순과 부조리에서 비롯된 이 참극을 통해 우리는 서구 열강이 아프리카에 뿌려놓은 비극의 씨앗이 어떤 괴물로 현실화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사실상 이 사건은 유엔이 홀로코스트 이후 처음으로 제노사이드로 규정할 만큼 엄청난 사건이었다. 희생자의 수나 희생된 속도 면에서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발칸반도에서 벌어진 코소보 사태 등 그 어떤 학살 사건과도 비교할 수 없는 비극이었지만 우리를 포함한 전 세계는 이 사건에 대해 침묵했다. 100일 동안 르완다 인구의 10퍼센트가 살해된, 충격적인 이 사건에 대해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이유는 국제 사회, 언론, 유엔 그리고 열강들의 책임이 크다. 사건 당시 그저 손 놓고 구경만 한 국제 사회,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제 역할을 망각한 유엔 그리고 자국의 이해관계 때문에 방관하거나 심지어 무기를 공급한 열강이 이 사건에 가장 큰 가해자이면서 책임자들이다. 이 사건이 유럽에서 일어났다면 과연 모두가 침묵했을까? 이 책은 이 질문에 우리의 바람과 다른 답변을 내놓을 것이다.
이 책은 인간의 ‘보고 싶은 욕망’에 대한 언급으로 시작된다. 저자가 르완다를 찾은 동기 역시 이것으로부터 비롯되었다. 그는 이 책의 서두에서 ‘얼마나 처참한지 보고 싶었다, 그리고 제대로 보았을 때 우리가 다시 그런 역사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본다는 것은 알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알게 된 이상 우리는 그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안다는 것은 동시에 책임을 져야 함을 뜻한다. 우리는 그 끔찍한 대학살이 왜 일어났는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에 대한 궁금함 때문에 이 책을 집어 들게 되고, 사건에 대해 알게 된 후에는 참혹한 학살을 자행한 우리 인간은 과연 어떤 존재인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그 문제의식은 우리에게 그 사건에 대한 책임을 부과한다. 인류라는 범주 안에서 함께 살고 있는 우리가 그 사건을 기억해야 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항상 경계해야 할 책임 말이다. ‘인간 존재의 본성’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 그리고 ‘인간 사회에 대한 우리의 책임’이라는 문제의식을 포함하는 이 책의 가치는 그래서 더욱 빛난다.
이 책은 1998년 출간 즉시《뉴욕 타임스》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퓰리처상 최종 후보작에 선정되었으며 전미 도서 비평가상,《로스앤젤레스 타임스》도서상, 논픽션 부문 펜 마르타 알브랜드상, 뉴욕공립도서관 헬렌 번스타인 도서상, 외국 취재 부문 조지 포크상, 외신 기자 클럽 코르넬리우스 라이언 최고 도서상을 받는 등 비평적으로도 크게 주목받았다. 출간 후 큰 화제가 되면서 영화 <호텔 르완다>의 원작이 되었고, 현재까지 르완다 내전을 조명한 최고의 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 주요 내용
제1부 어둠의 심연 한가운데서
1. 참상의 현장을 가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는 참혹한 학살 현장과 생존자들의 믿기지 않는 증언들을 만나게 된다. 저자는 1995년, 1년 전 일어난 학살 당시의 현장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르완다의 어느 교회당에서 시체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는 장면과 마주한다. 저자는 르완다 참상의 현장에 직접 찾아간 이유를 ‘그 사태를 무시하고 살아갈 경우 인간이라는 존재와 그 안에 속한 자신의 위치가 불편하게 느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이 말과 저자가 전하는 증언을 통해 범죄 행위를 정확히 기억해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2. 혼돈의 시작
1994년 4월 학살은 갑자기 시작되었다. 물론 그 전에도 투치족에 대한 후투족의 공격이 있었고, 본격적인 학살이 시작되기 전 후투족들의 공공연한 회합 등으로 불길한 분위기가 감지되었다. 그러나 누구도 인구의 10퍼센트가 사리지는, 그렇게 참혹한 학살이 시작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가옥이 불타고 총성과 수류탄이 터지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자 사람들은 병원이나 교회 같은 안전한 곳을 찾아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살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