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

이스마일 카다레 · 소설
18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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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지중해문학상(해외문학 부문) 수상작. 총 16장으로 구성된 이 장편소설은 기원전 26세기경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한 정치적 우화로, 쿠푸의 피라미드 건설 이야기에서 시작해 오늘날 전체주의 사회와 통치자와 지배계급의 권력 기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심오한 통찰을 제공한다. 메멘토 모리로서의 파라오의 무덤인 이 신화적 건축물이 현존하는 땅에서, 카다레는 이 소설을 통해 잊힐 수 없는 또하나의 문학적 공간을 창조해냄으로써 오늘날 독자에게 역사의 시간을 건너온 보편적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그부호' 잇는 독보적 감성

비주얼 마스터 웨스 앤더슨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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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부호' 잇는 독보적 감성

비주얼 마스터 웨스 앤더슨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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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I 발단: 공들여 채택된 옛 구상 007 II 작업 개시: 다른 어떤 건축물과도 견줄 수 없는 준비과정 019 III 음모 037 IV 일상의 기록: 우측 면, 서쪽 모서리 047 V 피라미드가 하늘을 향해 치솟다 057 VI 왕의 먼지 068 VII 건축 일지 081 VIII 정상 가까이에서 088 IX 의혹으로 뒤덮인 겨울 098 X 건축 완료: 피라미드가 자신의 미라를 요구하다 111 XI 슬픔 119 XII 침입 128 XIII 안티피라미드 138 XIV 노화: 속임수 149 XV 해골더미 155 XVI 에필로그: 유리의 안쪽 162 해설 | 피라미드, 그 유혹과 기만, 대가에 대하여 165 이스마일 카다레 연보 171

출판사 제공 책 소개

기원전 이집트 건축 이야기에서 오늘의 전체주의 신화까지 카다레의 거대한 품안에서 탄생한 정치적 우화 파라오의 무덤이자 권력의 영생 피라미드 그 억압에 짓눌린 목숨들로 지어올린 역사의 아이러니 고국 알바니아의 현실을 세상에 알린 문학 대사 기원전까지 내려가 쓴 카다레 문학의 저력 “독재치하에서 나에게 산다는 건 문학을 창작하는 것이었다.” _이스마일 카다레 남유럽 발칸반도 서부에 위치한 알바니아에서 태어나 종전 후 반수정주의적 민족주의자 엔베르 호자의 독재체제의 탄압과 검열을 피해 1990년 프랑스로 망명한 이스마일 카다레(Ismail Kadare, 1936~ ). 그는 조국의 뼈아픈 현실을 신화와 전설, 구전민담과 버무려 정치적 역사적 알레고리가 풍부한 자신만의 독특한 문학세계를 선보임으로써, 수차례 노벨문학상 후보로 이름이 거론되어온 세계적인 작가다. 다니엘 켈만은 카다레를 두고 “그 어떤 작가보다 20세기와 그 어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 작가”라고 했다. 이번에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으로 나온 『피라미드』(1992)는 20세기 그 전후는 물론 기원전으로 내려가 오늘의 현실까지를 돌아보게 하는 대작이다. <슈피겔>지는 이 소설을 가리켜 “불가사의한 건축 이야기를 등골 서늘한 우화로 풀어낸 소설. 문학의 승리다”라고 소개했다. 카다레는 『피라미드』를 1988~1990년에 집필했으나, 알바니아 국영 출판사에서 발표를 거부당했다. 1991년 1월 <데모크라틱 르네상스>에서 연재되던 이 글은, 마침내 알바니아가 다원민주주의 체제로 바뀌면서 티라나와 파리에서 1992년 출간되었다. 총 16장으로 구성된 이 장편소설은 기원전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한 정치적 우화로, 쿠푸의 피라미드 건설 이야기에서 시작해 오늘날 전체주의 사회와 통치자와 지배계급의 권력 기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심오한 통찰을 제공한다. 메멘토 모리로서의 파라오의 무덤인 이 신화적 건축물이 현존하는 땅에서, 카다레는 이 소설을 통해 잊힐 수 없는 또하나의 문학적 공간을 창조해냄으로써 오늘날 독자에게 역사의 시간을 건너온 보편적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1993년 지중해문학상(해외문학 부문) 수상작. 파라오의 분신이자 무덤, 찬미와 증오, 풍요와 소진을 위한 위업의 시간 그 정치권력에 유혹당한 왕과 백성의 건축물이자 역사의 아이러니 “그는 필름을 현상액에서 꺼냈다가 다시 담갔다. 천 년, 이천 년, 사천 년의 깊이 속으로…… 하지만 필름을 다시 꺼내보아도 긁힌 자국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처음에 생각했던, 필름 자체의 결함이 아니었다. 그것은 핏자국이었다. 어떤 물, 어떤 용액으로도 지울 수 없는.” _본문에서 소설의 중심 배경은 기원전 26세기경 이집트 왕 쿠푸가 막 파라오로 등극해 (오늘날 서남쪽 카이로의 기자 지구에) 자신의 무덤이자 분신이 될 피라미드 건축을 시작해서 완공하기까지다. 처음 쿠푸는 자신만은 피라미드를 만들지 않겠노라 선언하나, 대신들과 사제집단은 민중을 사로잡을 통치수단이자 후세의 영광이 되리라며 그를 설득한다. 이에 쿠푸는 곧 지상최대의 건설작업에 돌입하고, 국가의 위업에 처음에는 모두가 의기양양 앞다투어 임한다. 그러나 피라미드가 하늘을 찌를 듯 정점에 가닿을수록 이집트의 자원과 에너지는 고갈되고, 채석장 및 건설 현장의 노동자들은 온갖 음모와 속임수에 휘말려 능지처참을 당하거나 위압적인 돌들에 깔려 죽음을 면치 못한다. 피라미드 없는 이집트는 상상도 할 수 없으나, 이제 그 무덤 건축물은 혹인지 괴물인지 유령인지 모를 무시무시한 생명체나 다름없다. 쿠푸가 죽고 난 후 마침내 미라가 안치된 후의 대비는 더욱 극명하다. 외국사절들의 눈에 보이는 위풍당당하고 장엄한 피라미드, 이집트인의 눈에 보이는 위압적이고 숨막히는 피라미드. 뜨거운 열기와 영겁의 모래바람 속에서 어느덧 시간은 흘러, 쿠푸를 비롯한 새 파라오의 무덤들이 도굴꾼들에 의해 파헤쳐지고, 목 졸려 살해당한 파라오 디두프리의 진실이 세상에 알려지며 다시 한번 피라미드는 공포와 신성모독의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막바지는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14세기 중앙아시아의 지배자가 된 티무르 왕조와 그 도시 오트라르의 해골무덤 이야기로 이어지고, 오늘 그 현장 앞에서 한 관광객이 찍은 사진을 현상하며 발견한, 시간도 지우지 못한 오롯한 증거인 ‘핏자국’을 목격하는 것으로 끝난다. 소설의 액자를 빠져나온 관광객의 눈은 작가 자신의 것일 수도 있고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독자의 눈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해서 카다레가 축조한 소설세계의 외연은 막바지에서 오늘날 전제정치로 시름하는 카다레의 모국 알바니아를 비롯해 전 세계의 폭압이 깃든 땅까지를 폭넓게 확장하며 비춘다. 픽션과 실제가 만나는 형식미: 돌들과 주검의 숫자, 인간과 모래의 시간 카다레의 이 소설은 역사적인 실제 무대와 파라오의 이름을 가져와 쓰고 있으나, 특수한 인물이나 시대적 사건을 고증하며 파헤치는 역사소설과는 거리가 있다. 작가는 파라오 쿠푸를 세력에 흔들리고 허무에 시달리면서도 자신의 무덤을 더 높게 지어올리라 명하는 아이러니한 인물로 입체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어떻게 한 인간이 피라미드에 유혹당하고 기만당하고 그 악의 소용돌이에 점점 휘말려들게 되는지를 치밀하게 보여준다. 그런 의미에서 “모래와 풍문. 이것이 이집트다”라는 쿠푸의 아버지가 들려주는 정의처럼, 이 이야기 자체는 피라미드라는 현실적인 건축물을 둘러싸고 있으나 책장을 덮고 나면 보다 광범위한 시대와 장소를 염두에 둔 한 편의 절묘한 정치 우화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 알레고리나 상징이 서사의 핍진감을 휘발시키지 않도록, ‘건축 일지’라는 장에서 보듯 작가는 매일의 시간 기록과 모래사막에서 견디는 영겁의 시간, 왕과 피라미드의 시간, 돌들과 주검의 숫자 등 그 극명한 대비가 빚어내는 세계를 꽤 상세히 목도하게 한다. 피라미드 단들이 층층이 하늘로 향해가고 육중한 돌들이 쌓아올려지는 숫자가 늘어날수록, 이집트 소식을 나르는 서판들이 늘어날수록, 정권은 그에 방해가 되는 풍문을 없애기 위해 혀를 자르고 눈을 없애는 등 처형과 고문을 일삼아 주검의 수를 늘린다. 그리하여 매 챕터와 글줄 하나하나를 통해 재현된 카다레의 이 피라미드는, 현재 우리의 눈에 하나의 기념비적 건축물을 넘어 스탈린 및 호자의 독재정권 속에 있던 작가의 현실은 물론, 오늘의 무수한 유혈사태를 불러온 공포정치와 경찰국가에 대한 역사적 무덤의 증거로도 읽힌다. <엘 파이스>는 카다레를 “카프카와 보르헤스의 뒤를 잇는 작가”로 소개하면서, 강력한 상부구조의 작동체제에 맞서 한 개인이 느끼는 무력감과 고독에 대한 비유를 끌어낸 것에서, 잊히지 않을 은유적 공간을 발명해낸 것에서 두 작가에 빗대었다. 전체주의사회의 잔혹한 메커니즘을 아주 또렷이 보여주는 『피라미드』를 통해, 카다레는 다시 한번 자신이 정치적 우화의 대가임을 입증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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