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21세기의 첫 십 년은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에 여객기 한 대가 날아들면서 시작되었다. 한편 매일 밤 포탄 세례에 가자지구의 마을은 잠을 못 이루고, 뉴올리언스의 공영주택단지에서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휩쓸고 간 뒤 집을 빼앗기고, 아프리카 케냐에서는 석유 때문에 식수와 농작물을 빼앗겼다. 《저항하라》의 작가 세스 토보크먼은 이렇듯 전 세계에서 사회적 약자들이 소수 권력자들과 독점 자본이 담합하여 일으키는 재난에 맞서는 저항을 한 편의 모자이크화처럼 펼쳐 냈다. 이 책에 실린 전 세계의 재난과 저항은 2016년 대한민국의 모습과 오버랩 되어 우리 앞에 다가선다. 최순실 국정 농단, 한미 사드 배치 협정,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 날마다 분노하고 주말마다 저항해야만 하는 현재의 한국 사회에서 시민 불복종, 비폭력 저항의 바이블인 《저항하라》를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이다. 국가 폭력에 맞서는 가장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의 역습 미국 독립만화계의 전설 세스 토보크먼은 21세기 첫 십 년간의 저항의 현장을 찾아다니며 이들의 목소리와 저항을 기록했고, 그것을 묶어 《저항하라》를 펴냈다. 이 책은 전 지구적으로 대재앙을 가져온 소수 권력자들과 그들이 만든 제도를 독자들에게 선명하게 드러내 보인다. 9·11 사건부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이라크 전쟁, 나이지리아 석유 노동자들의 파업, 지구온난화, 군수산업,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쓸고 간 뒤 워싱턴 종합병원의 봉쇄와 뉴올리언스의 공영주택단지 주민들의 퇴거 문제에 이르기까지 전 지구에서 정치적, 사회적으로 저질러진 억압과 폭력에 전 세계의 시민들은 불복종, 비폭력 운동을 통해 저항하고 있다. 세스 토보크먼은 황금요지에 자리한 공영주택 개발을 둘러싼 미국 정부와 지주들의 담합, 석유를 둘러싼 이라크 전쟁과 나이지리아 석유 노동자들의 파업, 경찰의 잔혹 행위, 다양한 폭력의 형태 등 전 세계에서 현재진행형으로 벌어지는 사회적 사안들을 만화로 생생하게 그려 내고 있다. 만화라는 매체를 통해 이러한 문제들의 근원인 소수 권력자들과 독점자본이 저지르는 악행을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있는 것이다. 시민 불복종, 비폭력 저항의 바이블을 다시 읽다 세스 토보크먼은 만화를 저널리즘의 영역으로 확장했다는 측면에서 《쥐》를 그린 퓰리처상 수상 작가 아트 슈피겔만, 《팔레스타인》으로 미국 도서출판 대상을 수상한 만화가 조 사코와 자주 비교된다. 세스 토보크먼은 이들보다 한층 급진적이고 정치적이다. 그는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반전, 반세계화, 시민 불복종 운동의 현장에 가서 확인한 사실들을 만화로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시위에 참가하고 전 세계 활동가들에게 전단지를 비롯한 선전물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만화라는 매체를 통해 독자들에게 행동하기를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세스 토보크먼은 만화 예술가로서 다양한 스타일을 통해 자신만의 만화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흑백 만화는 거친 입자가 보이고 흑백 대비가 뚜렷한 점에서 목판화를 보는 듯하다. 한편 거친 종이에 그린 세밀화를 디지털로 확대한 컬러 만화는 색채의 다채로움과 깊이를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메시지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세스 토보크먼의 만화는 예술 작품으로서 충분히 즐길 수 있다. 2010년 출간된 <나는 왜 저항하는가>를 새롭게 다듬어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