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소녀가 말한 것 중엔 거짓은 없다는 겁니다.”
속을 알 수 없는 여자, 우화영의 등장
한 남자를 부숴야만 살 수 있는 여인, 여혜. ‘겨울에 핀 동백’ 같은 여인을 사랑하는 남자 교연. 두 사람의 비극적인 사랑과 왕좌를 둘러싼 암투와 책략을 드라마틱하게 연출한 시대극 웹툰 <여혜>의 단행본 3권.
충위군 사건으로 강제로 궁에 입궐한 여혜. 여혜는 궁을 탈출하려고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모든 것을 체념한다. 왕의 바람대로 교연과 가례를 올리며 세자빈이 되며, 숙부와 오빠의 복수를 대신하려 한다.
한편, 우부승지 세력은 교연과 여혜가 세력을 넓히지 못하도록 은밀한 계획을 세운다. 우부승지는 자신의 딸, 우화영을 여혜의 ‘말동무’이자 감시자로 붙여놓는다. 매일 여혜를 찾아오는 우화영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꺼림칙한 말과 행동으로 여혜의 신경을 건드린다. 게다가 수신군은 여혜와 교연 사이에 아이가 없다며, 세손 문제에 집착하는데…….
| 리뷰
벼랑 끝에서 ‘그 자리’로 올라간 여혜
권력과 궁궐의 이면을 낱낱이 들여보다
연재 시, 첫 화부터 ‘왕이 된 여인’이라는 파격적인 설정으로 관심을 모았던 시대극 웹툰 <여혜>. 평범한 소녀였던 여혜가 복수의 칼날을 벼리는 여인이 되어 가는 모습과 엇갈리는 교연과 여혜의 마음을 극적인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궁에서 도망칠 수 있으리란 희망을 포기한 여혜. 그러나 주위 세력은 여혜를 단 하루도 마음 편히 쉴 수 없게 한다. 우부승지 세력은 세자가 된 교연의 세력 약화와 차기 중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우화영을 투입한다. 여혜의 말동무가 된 우화영은 때로는 뻔뻔하게, 때로는 순진한 모습으로 여혜를 혼란스럽게 한다. 그러나 점점 도가 지나친 언행으로 여혜의 속을 긁는다. 3권에서는 권력의 이면과 생각지 못한 세력의 개입으로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한다.
탄탄한 스토리와 반전도 뛰어나지만, <여혜>는 시대극의 장점을 잘 살린 고풍스러운 작화가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비나리 작가 특유의 감성으로 단아하고 소박한 의복부터 궁의 화려한 의복과 궁궐, 소품까지 섬세하게 표현했다. 고풍스러운 작화는 인물들의 이해관계와 사건을 더 생동감 넘치게 하며, 어느덧 독자들을 <여혜>의 시대에 머물게 한다.
끝을 알면서도 비극적인 운명에 몸을 맡길 수밖에 없는 사람들,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암투는 『여혜 3』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