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진

"우리가 어떤 동물인가를 제대로 이해함으로써 우리의 미래를 푸는 열쇠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 책의 저자의 한사람인 리차드 리키는 유명한 인류학자 루이스, 메리 리키 부부의 아들로서 모국인 영국에서 전통적인 교육은 받지 못했으나 발굴 조사에 뛰어들어 양친의 교육을 받으면서 자라 약관 23세에 케냐 국립박물관의 요직을 맡게 되었다. 양친에 못지않게 고대인류의 발굴 조사에 열성을 쏟았고 특히 박물관장에 취임한 이래 케냐 북부의 화석을 새로 발견하여 세계의 인류학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 답사의 결과 그는 수백만년 전에 동일한 지역에서 서너종류의 원시 호미니드들이 공존했을 거라고 추리하고 있다. 인류 진화에 관한 선구적이고 흥미진진한 이 연구의 중심 과제는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에 다른 모든 종족들은 멸망했는데 Homo만이 살아남게 되었는가 하는 데 있다. '오리진'은, 인간에게는 공격적 본능이 있기 때문에 인간 사이에는 항상 투쟁이 있어 왔다는 통속적인 작가들의 주장을 논박하고 있다. 그와 같은 견해는 과학적인 견해와는 거리가 멀다. 리키와 로저 레윈은 유인원과 유사한 조상에서 인류에로 변천될 수 있었던 열쇠가 인간이 복잡한 사회적 상황에 동참할 수 있는 능력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걷잡을 수 없는 인류의 공격성이 아니라 평화로운 수렵과 채집이 초기 인간의 오랜 역사에서 보여지는데, 바로 이러한 협동 정신이야말로 인간성의 기본 양상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