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먹는 사람들

로맹 가리 · 소설
43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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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맹 가리 장편소설. 로맹 가리는 이 작품에서 독재와 저항, 종교와 위선, 제국주의와 공산주의로 혼란한 제3국을 이방인 목사의 시선으로 들여다본다. 그곳에서 일어나는 만행의 배경을 전하고, 평범한 원주민이 독재자로 거듭나는 과정을 선진 문명과 토착 문화의 충돌 속에서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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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 소개

로맹 가리가 그린 제국주의의 참상 외교관 시절의 경험을 고스란히 녹여낸 필치 호와트 목사는 매년 교회에 백만 달러 가까이 벌어다주는 설교자다. 그는 신과 악마의 대결을 권투 시합처럼 묘사하여 언론으로부터 ‘쇼맨’이라 불린다. 어느 날 한 독재자의 초대를 받아 떠난 그는 자신의 동행이 모두 ‘광대’라는 사실에 놀란다. 그리고 도착하자마자 군인들에게 잡혀 총살당할 위기에 처하게 된다. 그가 안온한 삶에서 느닷없이 죽음의 문턱까지 끌려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거기서 그가 바라본, 제국주의와 독재가 점령한 제3국의 현실의 끝엔 어떤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까. 『별을 먹는 사람들』은 마음산책이 출간한 로맹 가리의 아홉 번째 작품이다. 그는 이 작품에서 독재와 저항, 종교와 위선, 제국주의와 공산주의로 혼란한 제3국을 이방인 목사의 시선으로 들여다본다. 그곳에서 일어나는 만행의 배경을 전하고, 평범한 원주민이 독재자로 거듭나는 과정을 선진 문명과 토착 문화의 충돌 속에서 그려낸다. 로맹 가리는 이 작품을 불가리아 소피아, 미국 워싱턴, 볼리비아 라파스 등을 돌다가 외교관직을 사임한 1961년에 『탤런트 스카우트』라는 제목의 영어 작품으로 발표했다. 그것을 1966년에 직접 불어로 번역, 『별을 먹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으로 재발표했다. 한국어판은 로맹 가리가 보다 능통한 언어로 고쳐 쓴 『별을 먹는 사람들』을 토대로 하였다. 이미 출간된 작품을 새로운 언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그는 첫 아내 레슬리 블랜치와 이혼하고 진 세버그와 결혼해 아들을 하나 두었다. 『별을 먹는 사람들』은 로맹 가리의 여느 작품처럼 개인사의 일면을 담고 있는데, 등장인물 중 독재자 알마요의 ‘여자 친구’가 진 세버그를 모델로 했다고 알려졌다. 그녀는 소외 계층을 연민하느라 스스로를 돌보지 못하는 여성으로 묘사되어 있다. 스스로를 마취하는 사람들 제정신으로 견딜 수 없는 현실의 비참 작품 제목에 등장하는 ‘별’은 마스탈라를 가리킨다. 이는 가상의 지역 특산물로, 코카 열매보다 강력한 효과를 자랑하는 마약의 한 종류다. 산중 계곡에 사는 농부들은 수 세기 전부터 마스탈라라고 하는 나뭇잎을 씹어요. 쿠혼 지방어로 이들을 ‘별을 먹는 사람들’이라 부르지요. 그게 부족민들에게는 엄청난 행복감과 평안함을 가져다줘요. 만성적인 영양부족을 그렇게 보충하는 거지요. 그러니까 다른 것을 쥐여 주지도 않으면서 그것을 빼앗아 가면 안 되는 겁니다. 210쪽에서 독재자 알마요의 모친은 소설이 시작하여 끝날 때까지 이 잎을 씹는 인물로 등장한다. 총살당할 위기에 처해도, 아들의 약혼녀가 알은체를 해와도, 목적지를 알 수 없는 차에 올라타서도 ‘별’을 씹기만 한다. 그녀는 식민 지배와 독재 정권에서도 살아남은 이들 특유의 무력감과 비이성적 태도를 보여준다. 취하지 않고서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민중을 대변하는 것이다. 그런데 로맹 가리는 스스로를 마취하는 이가 비단 그녀만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그들은 온갖 종류의 근사한 생각으로 마약을 하고 있다. 그들 스스로의 재능으로 혹은 사람들의 힘으로, 그들이 문명이라 부르는 것으로, 문화전당을 가지고 마약을 한다. 이제는 온 지구를 덮고 있어서 달로 가져가기도 하는 미국의 잉여 물자를 가지고서, 쓰레기를 쏟아낼 수 있는 새로운 장소를 찾기 위해서 마약을 한다. 그들은 인디언보다 더 많이 마약을 한다. 362쪽에서 로맹 가리는 작품 속 인물 모두를 ‘별을 먹는 사람’으로 묘사한다. 독재자 알마요가 추구하는 절대적 존재에 대한 믿음, 미국인 여자의 집착적인 자아실현 욕망, 광대와 그 업계 종사자들이 꿈꾸는 초인간적 묘기가 그렇다. 그들은 목적한 바를 이룰 수만 있다면 기꺼이 악마에게 영혼을 팔겠다고 선언한다. 자신뿐 아니라 다른 수백, 수천 명의 목숨까지 희생시킬 수 있다고 말이다. 광증에 가까운 욕망은 어째서 이들이 사소한 성취에, 일상적 행복에 안주하지 못하는 것인지 되묻게 한다. 어째서 이들은 멀리, 더 멀리 나아가려고만 하는가. 그게 어떤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믿고 있는가. 세상은 사악한 곳이에요. 성공하고 싶으면 자기의 게임을 해야 하고, 사악해야 해요. 진짜로 사악해야, 사악함의 챔피언이 되어야 해요. 그게 없으면 원하는 것을 절대로 얻을 수 없어요. 세상은 신의 것이 아닙니다. 이곳은 신의 것이 아니죠. 재능은 신이 주는 게 아닙니다. 신 말고 다른 사람한테 달라고 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주인이죠. 여기에서는요. 그 사람이 ‘보호’해주는 겁니다. 111~112쪽에서 이들은 현실에서 선善의 실현이 불가능하다고 본다. 어쩌면 그것을 경험한 적도 없는 것 같다. 그러므로 어딘가에 취하지 않으면, 무언가를 맹렬히 쫓지 않으면 쉽게 불안에 휩싸이는 것이다. 이들에게 삶을 추동하는 건 끝없는 욕망뿐이다. 그게 아니면 마스탈라를 씹으며 모든 것을 외면하는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이라는 묘기는 계속된다 이 작품에서 폭동은 사방에서 들끓는 욕망의 충돌로 발생한다. 무기력과 광증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터져 나온 민중의 분노를 상징한다. 혁명을 근거로 발생한 폭동은 때마다 이루어지는 축제의 형식을 따른다. 독재자를 잡아 불태우고 그 시체를 끌고 다니며 환호하는 카니발리즘 후에는 모두가 제자리로 돌아간다. 혁명의 성패와 무관하게 현실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는다. 그들은 다시 주린 배를 움켜잡고 ‘별’을 씹는다. 이런 식으로 반복 체험된 역사가 그들을 망쳐놓은 것이다. 낯선 타지에서 이 모든 광경을 목격한 호와트 박사는 상념에 잠긴다. “앞으로는 절대 예전으로 돌아가게 되지 않을 것만 같”다고 여긴다. 그는 인간의 운명이 지닌 안타까움을 본능적으로 느끼며 지금까지 펼쳐온 자신의 오만함을, 미국인 여자와 광대들을 향한 증오의 시선을 거두어들인다. 그리고 삶이란 누구에게나 남루한 것이라고, 그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저 모두가 하루하루를 견디며 “가장 잘하는 짓으로 먹고살려고 애쓴다는 사실을 이제는 이해”한다. 앙투안 씨는 안장에 단단히 앉아 조약돌 세 개로 손 묘기를 하면서 이 작은 놀이에 희한한 재미를 느끼고 있었다. 그는 체념하지 않았다. 결국 이렇게 살아 있고 조약돌 세 개로 묘기를 할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나쁘지 않았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는 대활약을 한 느낌이 들었다. 단순히 살아 있어서일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가장 해내기 어려운 묘기였다는 것을, 인간들은 전혀 그런 데에 소질이 없다는 것을, 결국 그들은 언제나 실패하고 만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428p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간다는 것, 그 위태로운 묘기를 보여주고자 로맹가리는 『별을 먹는 사람들』을 완성했다. 독재자의 끔찍한 성장기와 악의 돋친 대사로 가득한 이 작품이 문득 따뜻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다. 로맹 가리는 우리에게 ‘살아야 한다’는 말을 전하기 위해 세상의 모든 비참을 이 책 한 권에 펼쳐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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