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의 수명

John D'Agata님 외 1명 ·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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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7월 13일, 라스베이거스의 한 카지노 호텔에서 열여섯 소년이 투신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서정적 에세이를 주로 쓰는 논픽션 작가 존 다가타는 2003년 『하퍼스』 매거진의 의뢰로 이 사건에 관한 피처기사 톤의 에세이를 집필했으나, 편집부로부터 사실 오류가 손쓸 수 없을 정도로 많다는 피드백을 받으며 게재를 거부당한다. 그는 얼마간의 개고를 거쳐 같은 글을 『빌리버』라는 잡지에 재투고했고, 『빌리버』는 이 글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게재엔 조건이 있었다. 내부 팩트체크라는 관문을 거칠 것. 그것도 철두철미하게. 곧 인턴 편집자 짐 핑걸이 이 작업에 배정됐고, 전쟁이 시작되었다. 이름, 날짜, 숫자…… 단순한 사실 확인에서 시작된 두 사람의 대화는 희생자의 마지막 궤적과 ‘비열한 도시’의 정서를 넘어 틀림없는 사실과 그럴듯한 허구, ‘픽션이 아닌’ 논픽션의 미학과 윤리, 실제 벌어진 일과 재현으로서의 기록, 정확한 기술과 진실한 글쓰기의 관계를 둘러싼 타협 불가능한 논쟁으로 치닫는다. 좀처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는 두 사람의 목표는 하나, 독자에게 진실한 글을 내놓는 것이다. 그러나 조금의 사실이라도 ‘묻어’ 있다면, 그 의도도 심문의 대상이 되는 게 이 분야의 규칙. 『사실의 수명: 진실한 글을 향한 예술과 원칙의 대결』은 그 심문 과정을 적나라하게 담아낸 책이다. 원칙이란 틀에 끊임없이 저항하며 독자를 도발하는 작가와, 단어 하나 문장 한 줄 철저하게 물고 늘어지는 집요한 팩트체커. 둘의 대결에서 살아남는 것들은 독자에게 무엇으로 어떻게 전달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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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역자

목차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7장 8장 9장 주

출판사 제공 책 소개

“팩트체크가 필요합니다. 그것도 철저하게.” 진실에 다가가려는 사실들을 놓고 벌이는 야심 찬 에세이스트와 집요한 팩트체커의 끝장 논쟁 …사실 충돌, 사실 충돌, 사실 충돌… “이에 대한 자료는 없었고, 이런 내용이 담긴 문헌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 이 진술은 아무리 봐도 그대로 쓰기에는 지나치게 모호합니다.” “글을 매끄럽게 정리한 겁니다. 그뿐이에요.” “선생님 생각에도 독자가 ‘알아서 걸러 읽을’ 정도로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면, 처음부터 명확한 경고를 주는 편이 합리적이지 않을까요? 그것이 거짓된 역사라고, 그래서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말이죠.” “그러기엔 이야기가 너무 흥미진진해서요. … 편집자님은 제가 이러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느끼시죠. 하지만 저는 그것이 제 일에서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느낄뿐더러, 이런 식의 자유를 택함으로써, 사실에 천착할 때보다 실제로 더 좋은 예술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또한 그로써 독자에게 더 훌륭하고도 진실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자부하거든요.” “선생님께선 지금, 현실 세계에 사는 실제 인물의 입에서 나온 인용문을 전혀 다르게 가공할 수도 있다는 말씀을 하시는 건가요? … 핵심은 사람들이 인간으로서 자신의 본질과 위상에 관한 모종의 진실을 찾아 그 진실과 교감하길 바라던 중에 그런 진실을 어느 감명 깊은 글에서 찾아냈는데, 알고 보니 그 감동적인 글을 작가가 의도적으로 위조했다는 사실, 그러니까 단순한 재해석과 시적 윤색의 수준을 넘어 자기과시를 위해 노골적으로 위조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 크나큰 좌절감을 느낀다는 데 있습니다.” “지금 제가 그러고 있다는 겁니까? ‘자기과시를 위해’ 이야기를 ‘위조한다’고요?” 2002년 7월 13일, 라스베이거스의 한 카지노 호텔에서 열여섯 소년이 투신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서정적 에세이를 주로 쓰는 논픽션 작가 존 다가타는 2003년 『하퍼스』 매거진의 의뢰로 이 사건에 관한 피처기사 톤의 에세이를 집필했으나, 편집부로부터 사실 오류가 손쓸 수 없을 정도로 많다는 피드백을 받으며 게재를 거부당한다. 그는 얼마간의 개고를 거쳐 같은 글을 『빌리버』라는 잡지에 재투고했고, 『빌리버』는 이 글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게재엔 조건이 있었다. 내부 팩트체크라는 관문을 거칠 것. 그것도 철두철미하게. 곧 인턴 편집자 짐 핑걸이 이 작업에 배정됐고, 전쟁이 시작되었다. 이름, 날짜, 숫자…… 단순한 사실 확인에서 시작된 두 사람의 대화는 희생자의 마지막 궤적과 ‘비열한 도시’의 정서를 넘어 틀림없는 사실과 그럴듯한 허구, ‘픽션이 아닌’ 논픽션의 미학과 윤리, 실제 벌어진 일과 재현으로서의 기록, 정확한 기술과 진실한 글쓰기의 관계를 둘러싼 타협 불가능한 논쟁으로 치닫는다. 좀처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는 두 사람의 목표는 하나, 독자에게 진실한 글을 내놓는 것이다. 그러나 조금의 사실이라도 ‘묻어’ 있다면, 그 의도도 심문의 대상이 되는 게 이 분야의 규칙. 『사실의 수명: 진실한 글을 향한 예술과 원칙의 대결』은 그 심문 과정을 적나라하게 담아낸 책이다. 원칙이란 틀에 끊임없이 저항하며 독자를 도발하는 작가와, 단어 하나 문장 한 줄 철저하게 물고 늘어지는 집요한 팩트체커. 둘의 대결에서 살아남는 것들은 독자에게 무엇으로 어떻게 전달될 것인가? “실제 사실과 다릅니다” “그걸 제가 왜 고치죠?” : 작가-팩트체커의 양보 없는 싸움 “편집장입니다. 재밌는 일거리가 생겼어요. 방금 존 다가타한테서 새 원고를 하나 받았는데, 팩트체크가 필요합니다. 그것도 철저하게. 저자가 자유롭게 각색한 부분이 제법 보이거든요. 본인이 인정하기도 했고요. 내가 알고 싶은 점은, 그게 어느 정도냐는 거예요. (…) 사실로 확인되는 건 뭐든 다 표시하고, 미심쩍어 보이는 것도 전부 표시해주세요.” 어느 날 편집부에 하달된 그 일은 언뜻 간단해 보였다. 그저 ‘사실 확인’을 하라는 거였으니까. 그러나 그리 간단한 작업이 아니라는 게 명백해진 건, 일이 시작된 직후―첫 문장에 관한 첫 대화에서였다. 『사실의 수명』은 작가의 원고가 페이지 한가운데, 이를 둘러싼 작가와 편집자의 논쟁이 가장자리에 배치된 독특한 형태를 하고 있다. 그 이중 사각형의 구조 안에서 두 사람은 인사를 나누기 무섭게, 원고의 첫 문장을 가지고 세 페이지 분량의 의견을 교환하는데, 여기서 확인된 입장과 태도의 대립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양보도 타협도 없이 이어진다. 중심의 원고가 사건을 파고들수록, 가장자리의 논쟁은 더욱 심각해지고 첨예해진다. 대화는 대체로 사실 충돌에 관한 것이지만, 때로 입장 차이와 직업관의 차이, 한 편의 글(구성된 세계)을 받아들이는 방식(세계관)의 차이에 관한 것으로 번지기도 하면서, 갈등이 극에 달한 곳에서는 독자로 하여금 실소를 터뜨리게 하는 헛소리며 비아냥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사실 확인이 어렵다는 이유로 이미 한 차례 거절당한 이력이 있는 존의 원고는, 이제야 임자를 만나기라도 한 듯 세밀하고도 철저하게 스크리닝을 당한다(?). 숫자 하나, 술집 이름, 날씨와 통계, 단 한 번 언급될 뿐인 이름 없는 등장인물의 출신지, 정치 스캔들과 관련된 이런저런 세부 사항, 온갖 가판대와 거기서 판매되는 품목들, 지나가는 사람이 무심코 던진 말…… 작업이 시작되고, 일견 사소해 보이는 모든 사실에 여기저기 붉은 줄이 그어진다. 그보다 덜 사소한 언급에는 더 엄격한 원칙이 적용된다. 작가 자신의 말이든 인용문이든 그 어떤 의견도 ‘근거’와 ‘증빙’이 없이는 통과되는 법이 없다. “선생님, 이 점 명확히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혹시 이 부분을 고치실 의향은 없으신지요?” 팩트체커는 그런 사람이 실제로 존재했다는 증거, 그런 대화를 실제로 나누었다는 기록, 그 사람이 정확히 그렇게 말했음을 증명해주는 자료, 그 일이 실제로 벌어질 수 있다는 걸 뒷받침할 근거를 끊임없이 요구한다. 그러나 검은 글씨가 빨간 글씨에 압도되고 본문이 붉게 물들어가는 수세에 몰린다고 해서 물러날 작가였다면, 애초 글을 그런 식으로 쓰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걸 제가 왜 고칩니까?” “저는 무리가 없다고 봅니다.” “이번 건도 그렇게 ‘정리’하죠.” 존은 시종 뜻을 굽힐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한다. “정말이지 말도 안 되는 트집으로 에세이를 망치려고 드시는군요. (…) 저는 관여하지 않겠습니다. 잘해보세요.” 급기야 작가는 사실 확인 작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하지만, 그래도 팩트체크는 계속된다. 눈동자가 초록색이면 자살 위험이 더 높다는 둥, 태권도가 인도에서 창시되었다는 둥, 중국어에는 자살을 가리키는 단어가 없다는 둥 굳이 근거 문헌을 찾아 확인할 필요조차 없어 보이는 오류부터 검시관 보고서의 세부 내용, 사건이 발생한 카지노 호텔의 구조와 고인의 생전 마지막 이동 경로, 추락하는 데 소요된 시간과 그때의 느낌까지…… 사실들은 하나둘 생사의 갈림길에서 걸러지거나 살아남으며 진실한 글이라는 합의된 토대 위에 축적된다. 그러나 그 모든 사실을 끝의 끝까지 차근차근 털어오던 팩트체커가 온통 붉은 글씨로 물든 마지막 페이지에서 하는 말은, 진실을 위한다는 이 일의 의미가 작가 쪽에서뿐 아니라 팩트체커 쪽에서도 완전히 흔들릴 수 있는 것임을 역설한다. 짐: 대관절 이 가운데 ‘진정한’ 권위를 가졌다고 믿을 수 있는 건 뭐죠? 그리고 이 시점에서 과연 그런 게 중요하기는 할까요? 설령 모든 의문점[을] (…) 틀림없이 아주 세세하고도 정확하게 판정할 수 있었다 한들… 음, 그랬다면… 글쎄요, 저는 제 소임을 다했겠지요. 하지만 그런다고 그가 죽었다는 현실이 달라지나요?(152) 거짓으로 밝혀진 글 : 축적된 사실이 진실에 다가가려면 픽션이라고 썼는데 알고 보니 실화였더라, 회고록이래서 읽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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