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모든 바에서

나카지마 라모 · 소설
23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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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 소개

알코올에 사로잡힌 남자, 고지마 이루루의 알코올 중독 칠전팔도 인생을 그린 제13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 신인상 수상작 알코올 중독에 관한 전문 서적을 안주 삼아 술을 마시던 알코올 중독자 고지마 이루루. 의사, 점쟁이, 친구로부터 ‘35세 사망설’을 예언을 받은 그는, 서른다섯의 어느 날 알코올성 간염으로 병원에 입원한다. 다혈질 노인과 다리를 못 쓰는 95세의 할아버지, 마시다 죽겠다는 중년의 알코올 중독자, 온몸이 질병 박물관인 열일곱 앳된 소년과 같은 병실을 쓰게 된 고지마. 독설가 주치의 아카가와는 환자에게 용서가 없고, 병원의 수다 삼인방 송(松), 죽(竹), 매(梅) 아줌마의 레이더가 호시탐탐 고지마를 엿본다. 특이하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개성 넘치는 사람들 속에서 고지마의 파란만장한 병원 체험기가 시작된다. 작가인 나카지마 라모는 알코올 의존증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결코 웃음을 잃지 않는다. 알코올 중독이 된 것을 누구의 탓으로도 돌리지 않고 자신의 약함과 어리석음을 받아들이는 고지마의 태도는 산뜻하기까지 하다. <오늘 밤 모든 바에서>는 일곱 번 구르고, 여덟 번 고꾸라지면서도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담배, 술에 비하면 헤로인도 코카인도 대단한 게 못된다고 할 수 있다. 하물며 상습성이 없는 대마초나 해시시 따위는 어린 아이 사탕 같은 존재가 아닌가. 아마 백 년이 지나 지금의 일본 법률이나 현상을 연구하는 사람은 어처구니가 없어서 고개를 갸웃할 것이다. 담배나 술을 거대 미디어를 통해 광고하는 한편, 대마초를 금지해서 연간 많은 인간을 범죄자로 만든다. 옛날 유럽에서는 커피를 금지해서 위반지를 기요틴에 올린 녀석이 있었는데 그와 비슷한 난센스다. 뭐, 어느 시대라도 국가나 권력이 하는 짓은 엉터리다. 규제가 있건 없건 일본은 머지않아 술과 마약의 세례를 받을 것이다. 왜냐하면 일본에서는 물건과 돈 대신에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본문 중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코올 중독이라고 하면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환각을 보는 모습을 떠올린다. 그러나 알코올 의존증은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 있다. 술을 ‘도구’로―무언가를 잊기 위해서, 취하기 위해서, 혹은 잠들기 위해서 마시는 모든 사람은 이미 알코올에 자신을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나카지마 라모는 고지마 이루루의 입을 통해 ‘약리 작용이 있는 것을 마약이라 부른다면 에틸알코올은 완벽한 마약’이라고 규정한다. 이렇게 단호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라모 자신이 알코올 중독과 마약에 대한 실제 체험에 기인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가이자 수필가, 연극 각본가이면서 연극배우, 어느 때는 멋들어진 노래를 부르는 록 가수, 어느 때는 광고 기획자로 종횡무진 살았던 나카지마 라모는 작가로 막 발돋움하던 가장 바쁜 시기 알코올성 간염으로 쓰러져 50일간 입원한다. 그때의 체험을 그대로 살린 자전적 소설 <오늘 밤 모든 바에서>는 우리가 몰랐던 알코올 중독의 실태와 증상의 사실적인 묘사가 압권이다. 만약 가족 중에 밤에 일어나 한 잔, 두 잔 마시는 사람이 있다면 이것은 ‘나이트캡’이라 불리는 주의가 필요한 단계이다. 알코올 중독의 다음 단계는 ‘위크엔드 드링커’―평일엔 밤에만 마시지만, 쉬는 날은 낮부터(혹은 아침부터) 종일 마시는 상태이다. 여기까진 얼핏 ‘보통의 술꾼’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보통의 술꾼이 어느 날을 경계로 실이 끊어진 듯이 아침 점심 저녁, 일주 이주 계속 마시는 ‘연속 음주’에 빠진다. 나카지마 라모 역시 이미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음에도 이 단계를 착실히 거쳤다. 악취가 나는 콜라색 소변, 설사에 이은 극심한 변비. 담즙 이상을 알리는 하얀색 변, 구토와 음식물 섭취의 곤란. 모든 것이 이미 많은 의학서과 전문 서적으로 확인한 ‘간경변’ 증상에 들어맞았다. 다신 일어날 수 없을 거라고 반쯤 포기하며 입원한 나카지마 라모의 눈에 병원은 별나고 재밌는 사람들의 모임이었다. 입원 첫날 밤, 옆 침대에 있던 환자가 침대에서 떨어져 머리가 찢어졌다. 그걸 본 맞은편의 다리를 못 쓰던 노인이 갑자기 펄쩍펄쩍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이 기묘한 광경을 목격한 라모는 일단 일기에 적어 놓자고 생각했단다. 이러한 에피소드와 라모가 가지고 있는 방대한 알코올 중독에 관한 지식이 소설에 그대로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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