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오락, 그리고 상업으로서의 영화에 대해 새롭고 빛나는 통찰을 전해주면서 미국을 대표하는 영화비평가로 꼽히고 있는 조너선 로젠봄이 영화 연구의 영역에서 반감을 사고 있는 정전(正典)의 수립을 위해 나선다. 방대한 영역에 걸치는 영화 및 작가들에 대해 깊이 있는 평가를 전해주고 있다. [이창], [M], [탐욕] 같은 이미 그 권위가 확립되었다고 해도 좋은 고전에서 출발해 야심적이긴 하나 적지 않은 결점이 있는 [씬 레드 라인], [브레이킹 더 웨이브] 같은 영화들에 대해 언급하고 ‘기괴한 걸작’이라고 할 만한 작품들인 [이르마 베프]나 [아크앤젤]을 다루고 있는가 하면 평자들을 양분시키다시피 했던 [아이즈 와이드 셧]이나 [에이 아이]같은 영화도 논쟁적인 자세로 평하고 있다. 이 책에 실려 있는 “비평적인 간격: 고다르의 [경멸]”에서 영화사적인 해박함을 바탕으로 한 그의 통찰이 유난히 빛을 발하는데, 그는 다소 난해하게 보일 수 있는 고다르의 이 작품과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조셉 맨키위츠, 프리츠 랑 등의 영화들과의 연관 관계를 밝혀내어 [경멸]을 명쾌하게 설명함으로써 이 영화를 처음 보았을 때 감지되는 석연치 않은 부분을 해소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다. 그리고 자크 드미의 [쉘부르의 우산]에 대한 글인 “일상생활의 본질에 대한 노래들”에서는 자크 드미의 영화를 설명하기 위해 그와 언뜻 보기에는 유사해보이지 않는 오즈 야스지로를 끌어들여 드미의 영화 세계를 보다 풍성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얼핏 보기엔 단순한 비평 선집처럼 보일 수 있겠으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이 책의 부록에는 그가 세심하게 선정한 세계 영화 1,000편의 리스트가 실렸는데 본문의 평론들은 이 리스트에서 언급된 작품들을 중심으로 재구성했다. 따라서 이 책 전체가 영화 정전의 복원과 그를 통한 미적 판단력의 회복이라는 프로그램의 실천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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