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는 곤란해

피어스 콘란 · 에세이
20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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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과 한국 영화에 대한 사랑으로 지구 반 바퀴를 돌아온 피어스 콘란(한국 이름: 권필수)의 첫 번째 산문집 『필수는 곤란해』가 출간되었다. 그는 2012년부터 한국에 살고 있으며, 2018년 이경미 영화감독과 결혼해 한국에 정착했다. 한국 영화 및 드라마의 프로듀서, 컨설턴트로 일하며 꾸준히 평론을 써온 피어스 콘란의 첫 책에는 영화뿐 아니라 함께하는 사람들, 동물들, 그의 시선이 닿는 곳마다 놓인 풍경에 대한 사랑이 담겼다. 그는 사랑하는 대상에 대해 말하기 위해 ‘필수’적인 것은 없다는 주제를 풀어내는데, 한국, 특히 한국 영화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보여주는 그는 아름다움뿐 아니라 두렵고, 이해하기 어려운 면들도 과감히 드러내 보인다. 어떤 사랑이든 행복하기만 할 수는 없듯이, 자신이 사랑하는 한국과 한국 영화들에 대한 아쉬움 또한 있기에 ‘곤란’한 것이다. 이러한 곤란함에서 비롯된 글은 깊은 고민과 함께 다채로워지며, 우리에게 익숙했던 장면들을 새롭게 바꾸어놓는다. 책 제목 ‘필수는 곤란해’는 작가 특유의 위트 넘치는 글과 가장 잘 어울리는 말놀이다. 이 농담을 완성하기까지 달려온 여정, 원고의 기획부터 시작해 한 편씩 역자와 글을 주고받으며 언어를 세공해온 길을 대변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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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책머리에 한국 영화광의 행운 가득한 여정 플라스틱과 종이로 덮인 벽, 내 꿈의 세계 미스터리는 어디에 있는가? 호러영화: 한국의 젊고 배고픈 영화감독의 놀잇감 투신자살하는 회사원 새벽의 근사한 공포 내가 SF를 좋아하는 이유, 그리고 한국 SF가 계속 실망스러운 이유 악귀를 피해 가려면 한국 장례식이 아일랜드 장례식보다 낫다 세 부인에게 보낸 편지 편지를 통해 발전하는 관계와 언어 실력 내가 선 자리가 고향이다 괴짜 감독 이상우와 나 마력馬力과 어린 시절의 냄새 아이언맨을 만났을 때 한 손엔 여러 가지 명함, 한 손엔 고양이 배변 상자 알쏭달쏭한 한국 고층아파트와 부동산의 세계 ‘고요한 아침의 나라’의 소리 영화 속 음주의 역사 공포의 낮과 환희의 밤으로 떠나는 연간 행사 빅 아이디어, 고립적 스토리텔링에 발목 잡히다 추자현의 얼굴이 들려주는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 내 한국 영화 사랑에 다시 불을 붙여준 ‘안티 로맨스’ 사고실험—한국 미디어의 세계 진출 이후 옮긴이의 말 추천의 말 사진들—봄을 기다리며

출판사 제공 책 소개

한국 사람이 좋아서 한국 영화가 끌려서 ‘곤란’한 ‘필수’ 씨 한국 사람과 한국 영화에 대한 사랑으로 지구 반 바퀴를 돌아온 피어스 콘란(한국 이름: 권필수)의 첫 번째 산문집 『필수는 곤란해』가 출간되었다. 그는 2012년부터 한국에 살고 있으며, 2018년 이경미 영화감독과 결혼해 한국에 정착했다. 한국 영화 및 드라마의 프로듀서, 컨설턴트로 일하며 꾸준히 평론을 써온 피어스 콘란의 첫 책에는 영화뿐 아니라 함께하는 사람들, 동물들, 그의 시선이 닿는 곳마다 놓인 풍경에 대한 사랑이 담겼다. 그는 사랑하는 대상에 대해 말하기 위해 ‘필수’적인 것은 없다는 주제를 풀어내는데, 한국, 특히 한국 영화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보여주는 그는 아름다움뿐 아니라 두렵고, 이해하기 어려운 면들도 과감히 드러내 보인다. 어떤 사랑이든 행복하기만 할 수는 없듯이, 자신이 사랑하는 한국과 한국 영화들에 대한 아쉬움 또한 있기에 ‘곤란’한 것이다. 이러한 곤란함에서 비롯된 글은 깊은 고민과 함께 다채로워지며, 우리에게 익숙했던 장면들을 새롭게 바꾸어놓는다. 책 제목 ‘필수는 곤란해’는 작가 특유의 위트 넘치는 글과 가장 잘 어울리는 말놀이다. 이 농담을 완성하기까지 달려온 여정, 원고의 기획부터 시작해 한 편씩 역자와 글을 주고받으며 언어를 세공해온 길을 대변해준다. 한국 사람과 악수할 때 잘도 굽신굽신하지만 알고 보면 아일랜드 사람 필수 씨는 누가 정해준 기준을 따르는 고분고분한 사람이 아니다. 누가 뭐래도 나름대로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필수 씨는, 무슨 일을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요당하면 몹시 곤란해할 사람이다. 그래서 ‘필수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바로 그래서 우리 한국인이 필수 씨 말을 경청해야 하는 것이다. ―박찬욱(영화감독) 책에는 또한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들도 실려 있다. 세계 곳곳을 다니며 수집한 장면들은 각각의 글에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특히 책 마지막에 사계절을 테마로 수록된 컬러 사진들은 사진에서 영감을 얻은 글과 어우러져 한 편의 영화를 보고 난 듯한 잔상을 남긴다. 꿈을 찾아 낯선 이국으로 오게 한, 신비로운 존재 한국 영화에 대하여 영화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해온 그의 오랜 친구이자 그를 존재하게 하는 또 다른 세계다. 그리고 한국 영화는 그 세계를 전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끔 인도했다. 피어스 콘란에게 한국 영화는 ‘미스터리’였고, 그는 이 이해 불가한 존재에 빠져드는 것을 가리켜 “기쁨”이었다고 고백한다. 한국 영화에 대한 사랑은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처음 봤을 때는 영화의 잔인함에 충격을 받았지만 이미지들이 뇌리에 남았고, 몇 주 후 다시 본 영화에서 한국의 트라우마와 의도를 발견하고선 ‘마법처럼 한국 영화에 대한 열정이 시작되었다.’ 그는 한국 영화의 특징으로 사회적 ‘메시지’의 표현을 말하는데, 봉준호 감독의 〈괴물〉과 이해준 감독의 〈김씨표류기〉에 등장하는 ‘투신자살하는 회사원’의 이미지가 그 예다. ‘할 수 있다’식 낙관주의가 끝이 없는 할리우드에서 자살에 대한 생각은 매력적인 주인공의 긍정적인 대사로 고쳐지지만, 한국 영화는 자살하면서 시작한다. (…) 경직된 사회, 고통스러운 노동문화, 위험한 투기 등으로 악화되는 한국 사회의 압박은 너무도 만연해서, 난간 너머를 바라보는 회사원의 이미지만으로도 그 사람이 누구인지, 왜 그렇게 됐는지를 명확히 알 수 있다. 이 낙담한 회사원들은, 혼나는 며느리들, 학대에 가까운 생활을 하는 학생들과 함께 훌륭한 영화를 만든다. ―43쪽 그는 드라마 〈작은 아씨들〉에서 정서경 작가가 보여준 여성들의 연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데, 비슷한 주제를 다루는 그레타 거윅 감독의 〈바비〉와의 비교가 인상적이다. 후자가 여성의 연대를 “설명”하고 있는 것과 달리 〈작은 아씨들〉은 “푸른 난초꽃” 같은 생생한 상징과 함께 “행동으로 보여”준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한국 드라마에 대한 구체적인 사랑이 느껴진다. 각 장의 끝에는 글의 원천이 되는, 엄선한 영화들에 대한 글이 함께한다. 여기에는 한국 영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나라의 영화들이 포함되었다. 독자들에게 익숙한 작품을 새롭게 발견하게 하거나 혹은 낯선 영화의 매력을 알도록 도와준다. “내가 선 자리가 고향이다” 돌고 돌아 정착한 한국의 문화 그리고 빛나는 사람들 피어스 콘란의 한국 영화에 대한 사랑은 한국의 문화와 풍경을 파고드는 일로 자연스레 이동한다. 그중 한국의 부동산은 한국 사회에서 “계층을 가르는 궁극의 척도”로, 영화 〈숨바꼭질〉에 등장하는 허름한 아파트와 고급 신축 아파트가 이를 잘 그려내고 있다. 또한 드라마 〈해피니스〉에서 벌어지는 일반 분양 입주자들과 임대 입주자들의 충돌은 “좀비들과의 싸움보다 훨씬 더 치열”하다. ‘고요한 아침의 나라’로 불리는 한국의 아이러니한 소음 역시 그에게는 영화를 경계로 낯설고도 익숙한,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곳곳에서 들려오는 음악 소리, 사이렌, 택시 안에서 벌어지는 라디오와 내비게이션의 침범에 당황하다가도 매미들이 한데 모여 내는 “엔진”과도 같은 소리에는 덤덤한 까닭은 영화 〈강원도의 힘〉에서 이미 보았던 장면이기 때문이다. 책에는 한국에서의 삶, 그리고 영화 일에 있어 작가에게 중요한 인물들도 여럿 등장한다. 이원석 감독은 피어스 콘란에게 지금의 아내인 이경미 감독을 소개해주었고, 잠시 시들해졌던 한국 영화에 대한 사랑에 〈킬링 로맨스〉로 다시 불을 붙여주었다. 〈나는 쓰레기다〉의 이상우 감독은 처음으로 그에게 영화 제작 일을 제안한 사람으로, 지금까지 함께 일하고 있다. 서툰 솜씨로 한국식 인사법 절을 배우던 피어스 콘란은 이제 소주를 들이키며 크, 소리를 낸다. 아일랜드에서 태어나 네덜란드, 스위스, 미국을 거쳐 오면서 어디에서든 정체성에 대해 혼란스러웠다고 고백하지만 “지난 11년간 고향이 되어준” 한국에서는 편안함을 느꼈다고 말한다. “여기에서는 모든 것이 명확하다. 의심스러운 눈초리, 질문들이 없고, 나 또한 숨을 필요가 없다.” 한국 영화에 대한 열정이 이끄는 대로 발걸음을 옮기며, 영화제의 불빛만큼이나 반짝이는 사람들을 만나 드디어 제자리를 찾은 그에게 한국은 이름만큼이나 ‘필수’적인 존재가 되었다. ‘악수하며 굽신굽신하지만, 정해진 기준에 고분고분하지 않은’ 피어스 콘란의 한국 정착기에는 한국인이 경청해야 할 대목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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