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영화감독이 돼야겠다고 결심하는 데 결정적 영향을 준 작품 중 하나”_박찬욱 30년 만에 돌아온 ‘약자보호’ 선언 한국영화사의 대표작 한 편을 아카이브와 역사의 관점하에 비평적 해석으로 집중 탐문하는 KOFA 영화비평총서의 네 번째 권. 그들이 흘린 피와 땀의 자취 … 그것을 추적한 최후의 증인은 누구일까? 이두용이라는 걸출한 ‘영화 작가’를 통해 <최후의 증인>이라는 신드롬 혹은 신화를 추적한다. <최후의 증인>은 이두용 영화 세계의 빛나는 성취이지만, 2009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기까지 30년 가까이 주목받지 못했다. 당시 복잡한 검열 상황에서 158분이 120분으로 잘려 나간 이 영화를 보던 이두용은 도중에 극장을 나가 버렸다. 당시 평균의 두 배 이상의 제작비와 시간, 인원을 투여한 대작은 쓸쓸히 막을 내리고 철저히 잊혔다. 그런 영화가 어쩌다 류승완 감독의 “‘나의 베스트 10’ 목록이 순식간에 뒤집히는 사건”이 되고, 영상자료원이 뽑은 ‘한국영화 100선’에 오르게 된 것일까? 박찬욱 감독은 이 영화의 어떤 점에 꽂혀 영화감독이 돼야겠다고 결심하게 됐을까? 1980년대에 전성기를 구가한 노감독에게 제2의 르네상스를 열어 준 <최후의 증인>은 2000년대 한국영화계에 이두용 신드롬을 일으켰다. 비극적인 운명의 하드보일드 로드무비 “광각렌즈에서 아주 멋지게 포착된 황량한 조선의 풍광”, “바람과 벌거벗은 나무들” … <최후의 증인> 블루레이 코멘터리에서 박찬욱 감독이 상찬하는 장면들이다. 〈최후의 증인〉은 한국전쟁이라는 열전을 경유하여 냉전 군사정권기의 사회상, 국가권력의 폭력성과 부패상을 고발한다. 대립적 반공주의라는 포장을 벗기고 보면, 이 영화는 열전이 낳은 냉전, 냉전이 낳은 군사정권, 군사정권이 낳은 국가의 폭력성이라는 역사의 비극적 연쇄를 무력한 희생자들을 통해 아래로부터 드러낸다. 원작의 문제의식을 계승하고 미학적 성취까지 이룬 이 영화야말로 1980년이라는 시대적 한계 속에서 당시 영화가 보여 줄 수 있었던 역사적 인식의 최대치에 가깝다고 저자는 평가한다. 멜로드라마-액션영화-우수영화-국제적 감독 등 시기별로 본 이두용의 영화 이력을 관통하는 로컬 미학과 트랜스내셔널, 한국인의 보편적인 삶의 조건을 변별하고, <최후의 증인>이 왜 시대의 한계를 넘어선 걸작으로 평가받는지를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