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조건

한나 아렌트 · 사회과학/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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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는 유대인으로서 근대적 근본악을 온몸으로 경험했으며, 철학자로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인간의 조건에 대해 사유했다. 한나 아렌트에게 “어떻게 근본악이 이 세상에 있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중요한 철학적 화두였다. 『인간의 조건』은 이전에 나온 『전체주의의 기원』과 이후에 나온 『정신의 삶』에 이르는 철학적 여정에서 나타난 근본악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유지한다. 영어판 The Human Condition(Chicago, 1958)을 번역한 초판을 토대로 했지만 The Human Condition(Chicago, The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98) 제2판을 새롭게 완역했음을 밝혀둔다. 제2판의 텍스트는 제1판과 동일하지만 마가렛 캐노번의 「1998년 개정판 서문」이 함께 실려 있다. 개념을 명료하게 전달하고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아렌트 자신이 감수한 독일어판 Vita activa. Vom tatigen Leben(Munchen, 1967)을 전체적으로 대조하여 문장표현을 갈무리했다. 또한 2018년도에 대니엘 앨런이 쓴 서문을 「2018년 개정판 서문」으로 번역해 실었다. 아렌트가 사용하는 개념과 용어들은 대부분 문맥 속에서 이해되기는 하지만,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용어해설」을 첨가했다. 한나 아렌트는 유대인으로서 근대적 근본악을 온몸으로 경험했으며, 철학자로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인간의 조건에 대해 사유했다. 한나 아렌트에게 “어떻게 근본악이 이 세상에 있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중요한 철학적 화두였다. 『인간의 조건』은 이전에 나온 『전체주의의 기원』과 이후에 나온 『정신의 삶』에 이르는 철학적 여정에서 나타난 근본악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유지한다. 그러므로 아렌트의 저서들은 자신의 철학적 화두에 대한 답으로 시도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책의 의의는 세계에 관해 단순히 관조하고 성찰하는 형이상학적 전통을 넘어서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실천철학적 방향을 제시한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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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근본악을 경험하고 세계애로 사유하다│이진우 2018년 개정판 서문│대니엘 앨런 개정판 서문│마가렛 캐노번 서론 제1장 인간의 조건 제2장 공론 영역과 사적 영역 제3장 노동 제4장 작업 제5장 행위 제6장 활동적 삶과 근대 용어해설 한나 아렌트 연보 지울 수 없는 인간의 조건은 지구다│개정판을 내면서 찾아보기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아렌트는 1959년 『인간의 조건』을 출간하면서 그녀 자신도 예기치 못한 무엇인가를 세상에 내보냈다. 그리고 40년 후에도 이 책의 독창성은 여전히 두드러진다. 책이 어렵지만 그런데도 매력이 있다는 것은 모두 그녀가 대단히 많은 일을 동시에 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기인한다. 아렌트는 확실히 참여 민주주의에 끌렸다. 그녀는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는 미국인들의 시위부터 단명한 1956년 헝가리 혁명 동안의 풀뿌리 시민 ‘의회’의 형성에 이르기까지 시민 활동의 발생에 대한 열광적 관찰자였다. ‘정치철학자’라는 칭호를 거부하면서 그녀는 플라톤 이래 모든 정치철학자들이 저지른 실수는 정치의 근본조건을 무시한 것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정치철학이 아니다. 정말이지 이 책의 상당량은 표면적으로는 정치에 관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노동과 작업에 관한, 그리고 현대 과학과 경제적 성장의 함의에 관한 긴 분석들은 정치 자체보다는 정치를 위한 배경과 관련이 있다. 행위에 관한 논의조차 특별히 정치적인 행위와는 부분적으로만 관계가 있다. 이 책의 가장 명백한 조직 원리는 인간의 조건을 위한 근본적인 세 가지 활동 형식에 관한 현상학적 분석에 있다. 동물로서의 인간의 생물학적 삶에 부합하는 노동, 인간이 지상에 건립하는 대상들의 인공세계에 부합하는 작업, 그리고 별개의 개인으로서 우리의 다원성에 부합하는 행위. 아렌트는 이 구별들과 철학 및 종교적 우선권에 의해 형성된 지적 전통 내에서 무시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이 책에는 현상학적 분석 이상의 것이 상당히 많다. 그녀가 서론에서 “오직 우리가 행하는 것을 사유하겠다”는 제안을 밝혔을 때 그녀가 마음먹은 것은 인간활동에 관한 일반적 분석이 아니라 “우리가 가장 최근에 겪은 경험과 공포를 고려하여 인간의 조건을 다시 사유하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자동화의 함의 핵 기술 같은 대규모 사업을 통해 인간은 자연적 한계에 성공적으로 도전하고 있으며, 현대 과학이 공공 토론에 쉽게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정치적 문제들을 제기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려워졌다. 자신의 역량과 책임을 의식하지 못하는 인간 동물은 지구를 위협할 수 있는 힘을 떠맡기에 적절하지 않다. 이러한 결합은 전체주의에 관한 아렌트의 초기 분석에도 가득하다. 전체주의는 신념들의 모순적 결합이 추진한 허무주의적 과정으로 서술된다. 이 책은 아렌트가 1956년 4월 시카고 대학교에서 진행한 월 그린(Charles R. Walgreen) 재단 강연들에서 발전한 것이다. 이 강연들은 “마르크스주의 내의 전체주의적 요소”에 관한 훨씬 더 방대한 프로젝트에서 나온 결과물들이다. 『전체주의의 기원』(The Origins of Totalitariauism)을 끝낸 뒤 아렌트는 이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원래 그녀의 새로운 대규모 기획은 마르크스 이론의 어떤 특징들이 이러한 재앙에 기여했는가를 고찰하는 것이었다. 막상 시작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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