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과 강철의 숲』 미야시타 나츠의 가장 순수한 작품
“내일이면 기억이 사라지겠지만, 오늘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붕어빵을 구울 거야.“
『양과 강철의 숲』 미야시타 나츠의 데뷔작 『조용한 비』는 작가 스스로 ”가장 순수한 작품“이라고 말할 만큼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쏟아부은 수작이다. 새로운 기억을 간직하지 못하는 고요미와 그녀의 존재가 전부였던 유키스케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그려낸 이 소설은 유머러스하고 재치 있는 대사와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인물들,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들이 넘쳐난다. 읽다 보면 당장이라도 고요미의 붕어빵 가게로 달려가고 싶을 만큼 생생한 즐거움이 가득한 『조용한 비』는 추운 겨울날 한 입 베어 문 붕어빵처럼, 당신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줄 것이다.
일본 서점대상 1위 수상 작가 미야시타 나츠의 가장 순수한 데뷔 소설
2016년 일본 서점대상 1위를 수상한 『양과 강철의 숲』 작가 미야시타 나츠의 데뷔작 『조용한 비』가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되었다. 새로운 기억을 간직하지 못하는 고요미와 그녀의 존재가 전부였던 유키스케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그린 이 소설은, 미야시타 나츠 스스로 ”가장 순수한 작품“이라고 말할 만큼 작가가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쏟아부은 수작이다.
직장을 잃어 몸도 마음도 꽁꽁 얼어붙은 유키스케. 파친코 가게 옆에서 파는 붕어빵 맛에 흠뻑 빠졌다. 한 입 베어 물면 웃음이 터질 만큼 행복해지는 고요미의 붕어빵. 먹는 것만으로도 체온이 2도쯤 상승하는 고요미의 붕어빵. 매일매일 가장 맛있는 붕어빵을 만드는 것을 삶의 보람으로 느끼는 고요미에게 유키스케는 점점 매료된다.
어느 날 고요미는 불의의 사고를 당하게 되고, 더 이상 새로운 기억을 간직하지 못한다. 다리가 불편해 평생 목발을 짚고 살아가는 유키스케지만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듬으며 둘은 함께 살기 시작한다.
덧없고 어설프지만 또렷하게 숨을 쉬며 이 세상과 연결되어 있는 고독한 사람들. 하지만 괜찮다. 달빛 아래 조용한 비를 바라보며 조곤조곤 이야기 나누듯 너와 나, 서로의 빈 곳을 메워가며 하루하루 새롭게 살아가면 되니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맛있어지는 고요미의 붕어빵처럼, 함께하는 이 순간만큼은 어떻게든 최선을 다하고 싶은 마음, 그것이 바로 사랑일 테니까.
기억하지 못해도,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해도, 우리 둘의 세계는 사라지지 않을 테니까.
사람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보통은 기억이나 추억이라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만약 새로운 기억을 쌓아갈 수 없다면? 이 소설은 잃어버린 소중한 무언가에 관해 이야기한다. 중요한 것은 하루하루를 지금 이 순간뿐이라는 생각으로 살아가는 것, 삶 속에서 부딪치는 순간순간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가게 주인과 손님으로 만난 두 사람은 고요미가 사고를 당한 후 급격히 가까워진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시간을 함께해도 기억은 유키스케 안에서만 쌓여간다. 아침에 맛있게 먹은 마른반찬이나, 둘이 함께 걸어서 돌아오던 길에 떠 있던 달처럼,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공유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견딜 수 없이 슬퍼진 유키스케는 고요미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유키스케는 결국 사람은 ‘매일매일 생활 속에서 하는 생각’으로 이뤄진다는 답에 도달한다. 오늘을 내일로 이어가지는 못하지만 고요미는 분명히 하루하루 소중한 시간을 살아가고 있고, 유키스케 또한 고요미와 자신의 세계 속에 서로가 존재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내일이면 잊겠지만,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해도 둘의 세계는 사라지지 않는다. 고요미의 어제를 기억하고, 오늘을 함께하며, 내일을 지켜주는 유키스케가 있으니까.
그저 한 남자가 한 여자를 곁에서 지켜보며 하는 생각들로 이루어진 100쪽 남짓한 짧은 이야기는,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없이 가장 아름다운 사랑을 보여준다. 소리 없이 내리는 조용한 비처럼 고요하고 순수한 사랑 이야기에 촉촉이 젖어든다. 읽다 보면 당장이라도 고요미의 붕어빵 가게로 달려가고 싶을 만큼 생생한 즐거움이 가득한 『조용한 비』는 추운 겨울날 한 입 베어 문 붕어빵처럼, 당신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