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사랑 이야기와 김유정의 평전이 자연스레 녹아 한 편의 퓨전 소설 형식을 취하며 문학의 새 지평을 연 작품."
― 작가 김유정의 짧고 어두웠던 삶을 관통한 병적 열정의, 그 섬광 같은 예술혼의 소설적 진단.
― 자기 구제의 길을 찾아 나선 오늘을 사는 젊은 남녀의 방황과 자연 친화적 사랑의 열정.
전혀 별개일 수 있는 이 두 개의 작품 의도를 한 얼개 속에 뭉뚱그려 엮어낸 것이 《유정의 사랑》이다. 작가 평전이 갖는 서술의 단조로움과 문학성의 결여, 작가론의 도식성, 사랑 소설의 한계인 깊이의 옅음과 통속성 등으로부터 한 발짝이라도 자유로워지고 싶은 욕심이 이러한 낯선 이중주를 연주하게 된 진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장편 《유정의 사랑》은 모두 10장으로 나뉘어졌다. 홀수 장은 비교적 객관적 자료 섭렵과 진술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작가의 육성까지를 직접 곁들이는 3인칭 시점으로, 짝수 장은 화자인 ‘하리’의 자유분방한 주관적 사고를 통해 이야기 구성의 입체성과 생동감을 얻고자 했다.
특히 전통적 소설 양식 위에 문학 장르가 보여 줄 수 있는 갖가지 서술 형태를 다양하게 삽입하는 등 나름의 실험으로 소설 쓰기의 즐거움을 삼았다. 또한 작품의 시공간 배경을 실제와 일치시킨 일이나 등장인물 대부분을 실명으로 함으로써 이야기의 신뢰성을 얻고자 했다.
‘유정’과 ‘하리’의 그 열정으로, 자연과 교접하던 애니미즘으로,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이 소설이 씌어졌다는 것을 독자들과 함께 느끼고 싶다.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종이책으로서의 가장 효율적인 책읽기가 포켓북이 아닌가 싶다. 실팍한 감각으로 새로이 독자를 찾아가는 《유정의 사랑》에 대한 기대가 자못 크다.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