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개혁군주. 남들에게도, 스스로에게도 엄격했던 왕.
그리고, 왕이 평생 동안 마음에 품은 단 한 여인.
왕은 궁녀를 사랑했다. 그러나 군왕의 삶은 삭막했고 사내에 앞서 임금이기를 선택했다. 필연적으로 베푼 만큼 앗아갔다.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세상은 여자들을 한 줄로 세워놓고 누가 제일 총애 받았나 따지면서도, 그 여자들은 과연 임금을 사랑했을지는 의문을 삼지 않았다. 덕분에 심사가 꼬인 궁녀는 무엄하게도 거절하였다.
그러자 보잘 것 없던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렸다.
왕으로 살고자 했던 남자. 그 누구보다 스스로에게 엄격했던 왕.
왕의 사랑을 받는 것은 꿈에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여자. 벗과 자유를 사랑했던 여인.
그들은 결국 서로를 마음에 담는다.
*
도깨비보다 무섭다는 왕이 있었다. 가늘고 길게 살고픈 궁녀도 있었다.
이상스레 서로가 눈에 거슬렸다. 그래서 다가섰다. 그래도 다가서지 않았다.
어렵고 애매한 한 발자국씩을 나누며 습관처럼 제자리를 지켰다.
알쏭달쏭한 시절은 기쁨과 배신으로 어지러이 물들어 이지러지고,
이별과 재회는 어색한 질투와 상실감을 동반하였다.
잊은 척은 할 수 있어도 잊을 수는 없었다.
이윽고 무너진 감정의 둑은 운명을 뒤흔들 홍수가 되었다.
“내 천성을 거스르면서까지 너를 마음에 두었다. 그래서 너여야만 한다.”
하지만 선뜻 붙잡지 못할 붉은 옷소매가 달콤할 수만은 없고,
오히려 그 끝동은 오래도록 별러온 양 새침하게 밀고 당길 따름이었다.
출판사 리뷰 and 만든 이 코멘트
원고를 읽다가 불현듯 왕이 누구인지, 그리고 덕임이 누구인지 알게 되었다. 그와 동시에 실화이기에 해피엔딩을 바랄 수 없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알면서도 뒷이야기가 궁금하여 견딜 수가 없었다. 왕의 사랑이, 저 여인의 사랑이 결국 어찌 될 것인지를 눈으로 보고 싶었다. 너무나 가슴이 먹먹하여 얼마 남지 않은 책장을 넘기는 것조차 힘들었다. “그리고 순간은 곧 영원이 되었다” 마침내 이야기가 끝났을 때 마지막 문장을 한참 동안 곱씹었다. / 편집자L
힘들지만, 궁녀로만 친우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궁인으로만 살고 싶던 그녀에게 몰아닥친 운명의 바람은 그녀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았다. 원치 않던 사랑. 하지만 어느새 다가온 마음으로 힘들어 했다. 왕으로 태어나 왕으로 자란 남자, 사랑도 왕으로만 할 수 있었다. 그러기에 놓치고 놓아야 할 것도 많았다. 하지만 그녀만은 놓지 못해 잡았다. 이렇게 힘든 사랑을 한 그들의 사랑은 역사에 남았다. / 편집자C
드넓은 궁궐에 누구 하나 믿지 못하는 외로운 왕. 그리고 그의 유일한 쉼터가 된 궁녀. 마음껏 사랑할 수 없는 둘의 아슬아슬한 외줄 타기 같은 사랑 이야기가 한없이 안타깝게만 느껴졌다. / 편집자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