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여행서의 독특한 형식에 담아낸 커피의 문화사. 커피광이자 여행광인 저자는 이제까지 커피의 진실을 찾아 2920리터의 커피를 마신 것으로도 부족하여, 아예 역사적 장소들을 직접 찾아 나섰다. 기차, 보트, 인력거, 화물선, 심지어 당나귀까지 타고 3만 킬로미터를 돌아다닌 이 여정의 목적은 단 한 가지, 일부의 주장처럼 커피가 과연 역사를 움직여왔는가 그 진위를 직접 확인해보기 위한 것이었다. 넘을 수 없는 국경과 접전 중인 지역도 불사하며, 커피의 고향에서부터 증권가로 변모한 유럽 대도시의 커피 명소들과 남루한 고속도로 휴게소에 이르기까지 각기 다른 향미의 커피들과 그 문화를 일일이 맛본 저자의 체험은 이 거부할 수 없는 ‘악마의 음료’ 커피가 인류에게 끼친 영향, 그 알려지지 않은 진실을 하나 둘 밝혀내고 있다. Editor's Note "혹시 프렌치 로스팅이 프랑스인들의 만성 변비 때문이었다든가, 인스턴트 커피 제조가 군사 기밀 사항이었다든가, 맛 좋은 커피가 전쟁을 막는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는지요?" 달고 걸쭉한 인스턴트 커피가 전부이던 때와 비교하면 오늘날 우리는 커피 천국에서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문점에 가면 이름조차 생소한 다양한 메뉴들이 선보이고 있고, 원두를 사서 직접 갈아 이러이러한 방식으로 마셔야 하는 커피 구어메들도 심심찮게 만나게 됩니다. 대부분 그러시겠지만, 저 역시 아침에 출근하면 가장 먼저 커피부터 준비합니다. 한 잔 가득 담아 자리에 앉아야 비로소 하루 일과의 시동이 걸리기 시작합니다. 회의가 열릴 때면 사람들의 손에는 필기도구 외에 으레 커피잔이 하나씩 들리워져 있습니다. 하루에 대여섯 잔의 커피를 달고 사는 지경은 아니더라도 우리들 대부분은 커피를 마실 수 없으면 왠지 초조해지는, 가벼운 커피 중독자들인 것 같습니다. 《커피견문록》의 저자는 이러한 ‘호모 코페아(Homo coffea)'의 모습이 사실은 매우 유서 깊은 습관이라고 말합니다. 커피를 처음 마셨던 부족들이 그들의 제의에 반드시 커피를 포함시켰듯이, 오늘날 우리에게도 커피는 지적 윤활유로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되고 있으니까요. ‘현대의 사무실은 신성한 커피주전자 주변에서 야영하는 부족에 지나지 않는다’는 저자의 표현에 상당히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커피에 관한 책들이 이미 여러 가지 소개되어 있지만, 이 책은 여러 면에서 색다르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대개의 책들이, 칼디의 염소 이야기에서 커피의 유래를 시작해 주요 산지별 커피와 로스팅에 따른 분류, 마시는 방식에 따른 종류 등을 소개하고 있다면, 이 책은 커피의 과거와 현재가 저자의 생생한 체험 속에 녹아 있는 커피의 문화사이자 여행기이며 커피의 문화인류학적 고찰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커피의 현장을 일일이 찾아가 역사 속의 커피와 오늘날의 커피 문화를 직접 확인한 저자의 경험과 해박한 지식이 그대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요리사에 청소부, 작곡가와 펑크음악 뮤지션 등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이색적인 경력을 지닌 저자의 배경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커피광이자 여행광인 저자는, 고정된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비유와 역설, 상상과 실제를 오가며 커피에 관한 새롭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커피 향이 절로 생각나는 요즈음, 이 책이 독자들에게 커피에 관한 풍부한 지식과 유쾌한 경험을 나누는 특별한 여행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특징과 의의 1. 솔직하고 생생한 여행기 속에 담긴 커피의 문화사 10년 전 에티오피아를 방문한 적이 있었던 저자는, 그로부터 10년을 벼른 끝에 오로지 커피만을 위한 세계 일주에 나섰다. 5개 대륙을 이동하는 긴 여정에서 때로 사기와 음모, 폭풍과 난관 등에 봉착하기도 했지만 저자는 그렇게 커피와 관련된 현장을 직접 찾아가 생생한 기록과 증언들을 확인하면서, 딱딱하기 쉬운 커피의 역사와 다양한 커피 문화를 생동감 넘치는 여행기를 통해 들려주고 있다. 2. 고대 종교 제의에서 현대 인터넷까지 커피의 시대별 수용사 커피의 남다른 효능이 인류에게 발견된 후 커피는 처음에 종교적인 면에 치중되었다. 고대 부족들의 제의에서 빠지지 않았으며, 특히 신비주의 교단에 이르러 신과의 영매제 역할을 하는 등 그 기능이 극대화되다가, 카페가 활성화되면서 커피는 점차 정치적 기능을 띠게 되었다. 이 때문에 커피를 금지하는 법령이 발표되기도 하였지만 커피는 결국 지적 윤활유로서 몽롱한 중세 유럽사회를 일깨우며 인류 지성사에 촉매제가 되기에 이른다. 전쟁으로 얼룩진 20세기와 오늘날, 커피는 긴장과 이완의 두 속성이 공존하는 가운데 우리 일상을 파고들었다. 시대에 따른 수용과 배척, 환호와 경계의 다양한 수용 태도를 한눈에 꿰어볼 수 있는 책. 3. 커피가 인류 역사에 끼친 영향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조명하다 저자는 정신에 변화를 일으키는 물질로 인류가 자발적으로 복용한 것은 단 세 가지―술과 카페인, 환각제였다고 말한다. 커피는 집권세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일깨우기도 했으며, 국가간에 고도의 정치술로도 이용되었고, 참전 중인 군인들의 자극제로서 사용되기도 했다. 커피점에서 나눈 대화가 언론의 혁신을 가져오기도 하고 그곳에서 흥미로 시작된 내기가 보험산업의 중요한 발단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크고 포괄적인 커피의 위력. 역사를 움직이는 힘으로서 커피를 새롭게 바라보는 책이다. 4. 나라별 커피 문화, 알려지지 않은 비화들, 다종다양한 커피 등 커피 상식의 집약 이슬람에서는 지금도 예배 전에 커피를 마셔서는 안 된다. 에티오피아에서는 세 잔의 커피를 연거푸 마셔야 비로소 제대로 마셨다고 할 수 있다. 카푸치노는 커피가 수도회의 수도사 복장과 같은 빛깔을 띠게 될 때까지 함부로 거품을 저어서는 안 된다. 프랑스인들이 진하고 독한 커피를 즐기는 것은 변비에 대한 그들의 오랜 고민과 관련이 있다. 17세기 런던의 여성단체는 “커피가 남편의 정력을 말려버렸다”며 커피 금지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시장에게 정식으로 제출하기도 했다. 지금도 예멘에서는 다양한 정력제 커피와 환각제 성분의 특제 커피들이 버젓이 제공되고 있다. 저자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커피에 관한 재미있는 일화와 상식들을 곳곳에서 만나게 된다.